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projectmx&no=10229047&search_head=40&page=1 (1~100 외전)
폭우와 같은 소란이 일고 난 뒤에는 화창한 날의 평화가 찾아오는 법. 밀레니엄의 소녀들에게도 고요는 찾아왔다.
"어때요. 이제 저를 좀 믿을 수 있겠어요?"
히마리가 눈가를 찌푸린 채 쌍둥이를 쳐다보았고, 이들은 드디어 마음을 열어주었다.
"그래, 이제 선배를 어느 정도 믿을 수 있겠어."
"'어느 정도'는 또 뭡니까.."
무뎌진 목소리가 다시 날카롭게 날을 갈려 하자, 모모이가 황급히 손사래를 쳤다.
"아니 그런 뜻은 아니야! 선배가 이제 우리를 속이려는 마음은 없다는 건 알겠어. '그 손짓'까지 했으니 믿어줘야지! 하지만 히마리 선배도 우릴 이해해 줘! 해주되지 않은 사람은 경계를 할 수밖에 없다고."
"언니 말이 맞아요. 이 문제는 선생님의 목숨도 걸려 있는 문제라서 가볍게 다룰 수가 없어서.. 믿어주지 못한 건 미안하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고요."
".......그런가."
히마리는 살며시 눈을 감으며 생각하였고, 이성적으로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니 쌍둥이의 반응은 확실히 납득할 수 있었다.
'내 실책이야. 같은 편이라는 걸 천천히 납득을 시키고 봤어야 했는데 감정을 못 이겨서 선생이 어딨냐고 무작정 몰아붙이고 말았어. 내가 아니라 AI를 중심으로 대화를 이끌었어야 했는데.. 너무 성급하고 대책이 없었어."
하지만 증오가 계속해서 차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생각이 될 리 만무했다. 3인칭 전지적 시점에서 바라보는 쪽에선 혀를 끌끌 찰 수도 있겠지만 세상은 1인칭 주인공 시점이 아니던가. 시야는 그만큼 좁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무튼 선배! 이젠 믿어요. 저주에 걸려있는 데도 이 사태를 얼마나 객관적으로 바라보려 했는지 또 얼마나 노력했는 지 이제 알 수 있을 거 같아요. 몰라줘서 미안해요."
미도리가 고개를 숙이며 진솔하게 사과를 하자, 히마리 역시 고개를 숙였다.
"...저도 미안해요. 후배들을 겁박하려 한 시점에서 뭔 말을 할 수 있겠어요."
"얼마나 억울했으면 그 손짓까지 했겠어요.. 이제 믿으니까."
"....흐윽."
"선배?"
".....흐으. 으으...왜..?"
"어.. 어! 진정해! 이제 믿는다니까?"
히마리의 눈이 붉게 물들더니 이내 그 투명한 물이 차오르고 있았다. 수도꼭지를 잠그듯 눈에 힘을 주면서 물이 나오지 못하게 막아보려 했다. 하지만 고장이라도 난 듯 히마리의 눈에서 물은 계속해서 새어나와 버렸다.
"왜 그래... 안 믿어줘서 그래? 우, 울지 마. 미안해!"
"그... 어... 우리가 좀 심했나?"
"아으으. 으으..."
쌍둥이는 눈동자가 이리저리 튀며 초점을 잃고 있었다. 그녀가 욕설까지 섞으며 불같이 화를 내는 모습도 당황스러웠지만 지금 이렇게 눈물을 떨구는 모습은 더욱 당황스러웠다. 히마리에게서 온화함과 웃는 모습만을 보았기에 이런 반응에 대해 어찌할 줄을 모르고 있었다.
"여러분들에게 좋게 이야기하려고 했잖아요.. 그런데 왜 잘 안 들어줘... 왜..."
"아니 그건 진짜 미안해.."
"왜 나를.. 나를..."
여린 목소리가 파들대며 떨렸다. 돌이든 모래주머니든 금이 간 부분에 전부 가져다 대며 둑이 터지는 걸 막아보려 했지만, 이제 한계에 달하고 있었다.
'으... 이거 어떻게 달래주지? 이런 건 처음인데?'
모모이가 땀을 삐질거리면서 머뭇거리고 있을 때 결국 소녀의 울음은 터져나오고 말았다.
"왜 나를 M창소녀로 만들어! 이 꼬맹이들아!!!"
"으, 응?"
"네?"
순간 잘못 들었나 싶어 눈을 깜빡거린 둘이었다. 하지만 잘못 듣지 않았다는 걸 증명해주려는 듯 히마리는 펑펑 울며 악을 지르기 시작했다.
"흐아앙... 이게 뭐야, 이게 뭐냐고. 나는 초천재병약미소녀해커란 말이야... 초천재병약미소녀해커는 그런 천박하고 끔찍한 짓은 안 하는 데.. 흑.. 이제 못 돌아가 너무 더러워졌단 말이야.."
"어... 그거... 때문이에요? 그건 별 거 아닌.."
히마리가 예상하지 못한 부분으로 폭발하자 미도리는 의아함에 목소리까지 느려졌다. 하지만 이 말은 오히려 히마리를 더욱 자극해버리고 말았다.
"뭐가 별 거 아닌데!!!"
"에엑!"
"내가 이 '초천재병약미소녀해커'라는 이미지에 얼마나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했는 지 알아..? 청초함과 신비스러움이 느껴지면서 어딘가 모르게 안쓰러운 이미지까지.. 매력 포인트란 건 전부 가져다놓은 그런 이미지였는데.. 세상에서 제일 완벽한 이미지였는데...!!"
그리고 히마리는 길바닥에서 땡깡피우는 아이처럼 서럽게 울음을 터트리는 것이었더.
"이제 못하잖아! 너희들은 나를 이제 욕쟁이 할머니나 M창소녀로만 생각할 거 아냐..! 으아아아아앙...."
"진정해, 아무도 그렇게 생각 안 해. 그리고 그랬으니 우리가 믿었지. 이미지를 그 누구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선배가 이미지 다 버려가면서 그런 짓을 했는데."
"으아아아아앙... 이제 몰라.. 다 망했어. 너희들 때문이야, 너희들 때문이라고.. 으아아아아앙...."
"............"
"............"
실로 당황스럽기 짝이 없는 행동에 쌍둥이는 또 얼이 빠져버렸다. 둘은 서로를 쳐다보고는 그대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음... 어쩌지 언니."
"근데 왠지 보니까 코유키를 닮은 거 같기도.."
"으아아아아아아아앙!!!"
'.........뭐라고 이야기해야 할 지 모르겠네요, 이건... 하지만 서기니까 기록하지 않을 순 없겠죠?'
그녀는 이 모든 상황을 새로운 노트에 손수 기록하는 중이었다. 그리고 책상 위에 올려져 있는 하얀 노트북 안쪽에서 한 소녀가 팔을 붕붕 휘두르고 있다.
"........!! .........!!!"
무언가 엄청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지만 음소거 처리를 해두었기에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지금 저기 바보처럼 울고 있는 자신의 원본을 향해 계속해서 외치고 있지만 할 수 있는 건 소리 없는 아우성일 뿐.
"나는 그냥 욕쟁이M창소녀일 뿐이야... 흐아아아앙.."
이후로도 약 30분을 더 울었다.. 하늘이 떠나가라 꺼이꺼이 울어댔다.. 라는 이야기가 노아의 일기에 한 줄 더 추가되었다.
그리고 시간이 조금 더 지나고, 아직 정신을 못 차리는 히마리를 대신해 히마리 AI가 다시금 회의를 주도하였다.
"아무튼 지금 제일 중요한 건 아비도스 분들의 오해를 푸는 겁니다. 선생님을 다시 부르려면 저희가 위험하지 않다는 걸 밝혀야 해요."
"그, 그런데.. 그게 쉽지가 않을 걸.. 그 '꾀꼬리'라는 게 울린 뒤에는 '우리가 무슨 말을 하든 간에 쉽게 믿지 말라.'라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거든... 전화를 건 유즈야 믿어주겠지만 우리 둘 말을 믿어줄 지는 모르겠어. 원래 한 A랭크 정도 난이도였다면 이제는 SSS 랭크쯤 되었다고 할까."
"그냥 호들갑 좀 잘못 떨었다고 이야기하면 안 되나요?"
가렵지도 않은 뒷머리를 긁으면서 고개를 숙이는 모모이였다.
"아니 그게... 밀레니엄이잖아. 세뇌장치 정도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할 테니까. 그래서 문제가 되는 거야. 우리가 '아케보시 히마리'한테 붙잡혀 세뇌를 당했다고 생각할 테니까."
"아니 제가 그런 끔찍한 짓을 하진 않아요!! 이 초천재병약미소녀해커인공지능을 뭘로 보고! 아, 이건 인공지능을 빼야 하나..? 아무튼! 전 그런 짓 안 합니다!"
히마리가 다시 팔을 붕붕대자 뒤에서 노아가 한숨을 쉬고는 진정하라는 듯 노트북의 볼륨을 줄이고는 말했다.
"알죠. 히마리 씨가 그런 짓을 할 사람이 아니라는 건 아주 잘 알지만.. 저 쪽은 그렇게 여길 거라는 이야기죠. 모모이 짱이나 미도리 짱처럼 불신도 MAX를 찍어버린 상태라고 생각해야 겠죠?"
"이를 어쩌면 좋지.. 우리가 말도 안되는 짓을 해버린 거 같은데.."
미도리 역시 고개를 푹 떨구었다. 만약 가만히 있었다면, 그냥 바보처럼 믿어주기만 했다면 히마리와 노아는 선생과 손쉽게 접선했을 테고 그러면 밀레니엄이 해주되는 건 시간문제였을 터였다. 하지만 제 스스로 강 사이의 다리를 끊어버린 이상, 멀리멀리 돌아가는 선택지밖에 남지 않게 되었다.
'으... 선생님.. 우리 이제 어쩌죠?'
미도리가 자책감에 풀이 죽어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을 때, 미도리의 어깨 부근에 무언가 툭툭 건드리는 듯한 감각이 느껴졌다. 다시금 고개를 드니 하얀 머리카락의 소녀가 빙긋 웃고 있었다.
"뭐..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미도리 짱. 물론 일이 이렇게 되어버린 건 안타까울 따름이지만 이게 둘의 잘못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
"생각해보세요. 여러분들이 그동안 겪은 일들 중에서 쉽게 쉽게 갔던 일들이 있었나요?"
"사고도 터지고.. 뒤죽박죽이고.. 계획을 세우면 그대로 된 적은 거의 없었지."
모모이 역시 목소리가 가라앉으며 풀이 죽어 있었다. 그리고 노아는 그런 소녀들에게 대답했다.
"하지만 결과가 안 좋았던 적이 있었나요? 폐부를 막겠다면서 오파츠를 구하러 간다고 했을 때는 결국 아리스 짱이 여러분에게 와서 친구가 되었죠?"
모모이가 고개를 들면서 대답했다.
"그랬지."
"그리고 아리스 짱이 위기에 처했을 때는 다같이 구하러 갔었죠? 그 때는 어땠나요?"
그리고 이번에는 미도리가 고개를 들며 대답했다.
"밀레니엄 전부가 힘을 합쳐서 구해냈었지.."
"그렇죠? 색채가 침공해왔을 때는 어땠나요. 그 때는 전 학교가 힘을 합쳐서 이겨냈었죠. 쉬운 일 하나 없었지만 결국 모든 일이 잘 풀렸지 않나요."
노아는 빙긋 웃어보이며 눈을 드러냈다. 보라빛의 눈동자가 녹색과 분홍빛의 눈동자와 마주했다.
"올바른 마음을 가지고 흔들림이 없는 의지를 가진다면 아무리 까마득한 목적지라 생각해도 끝내는 도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은 그런 마음과 의지를 갖고 있는 사람이잖아요. 안 그래요?"
"그, 그렇게 이야기하면 부끄러운데!"
모모이가 얼굴이 붉어지면서 멋쩍게 웃어보이자 노아는 이렇게 대답해줬다.
"아마 '선생님'이라면 이렇게 대답해줬겠죠. 안 그래요?"
지워지지 않는 기억에 남아있는 한 어른의 모습은 북극성처럼 환하게 빛나며 소녀가 잘못된 길을 가지 않게 이끌어주었다. 구름들에 뒤덮여 옅어지더라도 빛은 사라지지 않은 채 소녀를 이끌어주었다.
"뭐 선생님이라면 그렇겠네. 낯간지러운 소리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사람이니까!"
그리고 모모이는 벌떡 일어나 팔을 힘차게 돌리며 어깨를 풀고는 이렇게 말했다.
"생각해보니 우리가 언제 가능성 재고 들어갔어? 못 먹어도 Go였잖아? 설득은 힘들겠지만 해 봐야지! 안 그래 미도리?"
미도리 역시 고개를 위아래로 세차게 흔들며 긍정했다.
"언니 말이 맞지! 실수한 건 실수한 거고 이제 원래대로 돌려야겠어. 그럼 지금 풀죽어 있을 때가 아니라 행동해야 할 때고.."
그리고 그 말에 히마리 AI 역시 팔짱을 끼면서 흡족하다는 듯 입꼬리를 씨익 올리고는 말했다.
"좋아요. 후배 여러분, 그럼 우리의 다음 목적지는 어디일까요? 셋 하면 이야기해봅시다. 하나, 둘, 셋."
"아비도스!"
"아비도스."
"아비도스!"
"아비도스."
인공지능 히마리는 이 합창에 방긋 웃고는 팔을 뻗어 검지손가락을 치켜올렸다. 그리고는 힘차게 외치는 것이었다.
"좋습니다! 그럼 아비도스로 지금 당장 출발해보자고요! 지금 당장 출발해보자고요!"
"오우!"
"응!"
그렇게 세 명이 의기투합하는 모습에 노아는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나고 있았다.
"저도 모르게 기합을 외칠 뻔했네요. 히마리 씨,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노아가 질문을 건넸지만 히마리는 대답이 없었다. 생각해보니 지금까지의 대화에 전혀 끼어들지 않았던 그녀였다.
"히마리 씨?"
노아가 그 사실을 자각하며 고개를 돌려 쳐다보았고 이내 머리를 짚을 수밖에 없었다.
"..............에에.."
"어우."
아직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전 초천재병약미소녀해커가 눈이 완전히 초점을 잃은 채 멍을 때리고 있었다. 이를 보니 사람이 처량하고 가엽게 여겨지고 있는 노아였다.
'.......에휴.'
속으로 쉬는 한숨이었지만 다른 그 어떤 한숨보다도 짙은 한숨이었다.
***
"이제 뭐 우리가 해야 할 건 선도부 쪽을 공략하는 거고.. 최종 목표는 히나가 되겠지."
그리고 그 말에 아리스는 무언가 떠오른 듯 큰 목소리로 말했다.
"아! 압니다! 같이 파티 멤버로 뛴 적이 있었던 사람! 저보다 작았는데 엄청 강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아리스하고 히나는 만난 적이 있었구나? 아리스는 꽤나 인연이 많네."
"그렇습니다!"
해맑게 웃는 아리스를 바라보며 선생의 얼굴에도 덩달아 미소가 지어졌다.
'아리스만 보면 자꾸 딸을 보는 것만 같네.. 결혼도 안 했는데. 뭐 아무튼 지금 이게 중요한 게 아니지.'
선생은 한 번 목을 돌리며 스트레칭을 하고는 와카모에게 시선을 향했다.
"와카모, 이 주변에 사람이 지나다니지 않는 공간이 있을까?"
"음.. 제가 아는 폐건물 중에 아무도 안 쓰는 건물이 있긴 합니다. 정확히 말하면 쓰레기장이겠죠? 숙식을 해결하기엔 너무나 위생환경이 나빠서 노숙자도 불량배 놈들도 아무도 들어오지 않습니다. 물론 CCTV도 없었습니다."
"거기서 해주를 진행하면 되겠네. 납치도 그 쪽으로 하고."
"후에에.. 근데 게헨나의 선도부장을 제압해서 끌고 오는 게 가능할까요...?"
히요리는 눈동자를 데굴데굴 굴려대며 불안해했지만 선생의 대답은 태연했다.
"수면제로 어떻게든 잘 해보자고. 어쩌다 보니 이게 만병통치약같은 느낌이 되버리긴 했는데.. 뭐 좋은 게 좋은 거니까."
성공률 100%를 자랑하는 마법의 가루. 모두가 졸음 앞에서는 속수무책이다.
"다만 그 과정까지 가려면 이오리하고 치나츠부터 해주가 필요할 텐데... 그건 아코하고 게헨나 애들이 잘 해주겠지..? 우리들은 지금 아무래도 함부로 움직일 수가 없는 입장이니까. 일단 그 애들하고도 이야기를 나눠보자고."
그렇게 계속해서 선도부에 대한 이야기가 나누어지고 있었다.
'........소라사키 히나..'
하지만 지금 사오리는 집중하지 못한 채 상념에 잠겨있었다. 그녀의 이름을 들은 순간 소녀의 머릿속에서 한 장면이 반복되고 있었다.
-타다다다다!!!
"으아아아아아!!!!"
선생을 제 몸으로 덮으며 자신의 살의로부터 그를 지켜냈던 소녀. 만약 그 때 소녀가 오지 않았더라면 사오리는 선생을 죽였을 것이다.
'만일 그랬다면 그 누구도 구원받지 못했겠지. 실패한 게 천만다행이었어.'
다시 만나게 된다면 어떤 형태가 될까. 그저 평범하게 해주가 된 다음 과오를 사과하고 같은 편이 되는 게 가장 이상적이지만, 그렇게 쉽게 풀리지 않을 것만 같은 예감이 드는 사오리였다.
'만약 소라사키 히나가 선생을 죽이려 든다면 나는 막아야 할 터. 그렇게 된다면...'
완전히 역할이 뒤바뀌어버린 채로 에덴조약이 재현된다. 그리고 이는 결코 사오리가 바라는 상황이 아니다.
'........아비도스를 벗어나게 된 것도 좋은 상황이 아닌데, 더이상 안 좋게 흘러서는 안 될텐데.'
망망대해를 나가는 돛단배에 순풍이 불기를 바랐고, 더이상 자신과 같은 죄인이 늘지 않기를 바랐다.
그리고 아비도스에선...
"야, 꼬맹이. 비켜."
"우아아아아아악!! 진정해, 우린 인간이야! 대화로 풀 수 있어! 화난 건 알겠는 데 일단 총 내려놔!!"
"너희 쪽 할머니께서 휠체어가 타기 싫으신 거 같은데, 내가 도와주랴?"
"아냐, 아냐, 아냐! 선배, 호시노 선배님!! 스테이! 스테이!!!!"
소녀는 벌벌 떨면서도 양팔을 벌리며 히마리에게 향하는 분노를 가로막았다. 하지만 호시노는 그런 모모이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더욱 살기 어린 시선으로 노려볼 뿐이었다.
"너희들 넷 정리하는 건 나한텐 일도 아니야."
"알고 있으니까!!!! 아주 잘 알고 있으니까!! 우리 말 좀 들어줘!!!"
순풍이 아니라 태풍이 불고 있었다.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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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은 환상이고 우주는 홀로그램이야 금을 사두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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