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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소설)그리고 모든 증오가 시작되는 곳(141)-성인의 미메시스

에이2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4.28 03:3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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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projectmx&no=10229047&search_head=40&page=1(1~100, 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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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에스트로는 양손으로 두 머리를 감싸 쥐며 한숨을 내쉬었다. 입이 없는데 한숨을 쉰다는 표현은 이상하지만 어쨌든 그러하였다. '예술'을 좀처럼 이해하지 못하는 소녀에게 마네킹은 답답함을 느끼고 있었다.


"<미메시스>라는 개념을 '복제'라는 단순한 개념으로 받아들이면 곤란하다. 이는 더 심오하고 높은 차원의 개념이지."


"음... 그런가요..?"


"그렇다. 다시 한번, 이번에는 네가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쉽게 설명해 줄 테니, 이번엔 이해하길 바라지."


마에스트로는 양손을 앞으로 내밀며 양 손바닥에 광원체 두 개를 만들어냈다.. 왼손에는 티끌 하나 묻지 않은 순백의 빛이 발하고 있었고, 오른손에는 마치 나무가 타버린 뒤에 남은 재와 같은 빛깔을 띠고 있었다.


"내 오른손에 있는 이 회색의 광원체를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라고 가정하지. 그럼 내 왼손에 있는 이 백색의 구체는 무엇이라 칭할 수 있겠나?"


마에스트로가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며 소녀에게 고개를 돌리자, 소녀는 깜짝 놀라며 말한다.


"그, 그러니까. 이. 이데아(Idea)? 보편적.. 진리같은 거라고.. 이야기하셨죠?"


"뭐, 그래도 원숭이는 아니로군."


그리고 마에스트로는 왼손가락을 안으로 말며 위로 토스를 하듯 새하얀 구체를 띄워 올렸다. 그리고는 고개를 들어 올리며 별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구체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데아는 모든 것의 보편적인 진리이며, 그 어떤 결함도 없는 완전(完全) 그 자체. 현실 세계의 모든 것들은 이 이데아를 본뜬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마에스트로는 오른손의 검지와 엄지를 튕기더니, 먹구름처럼 우중충한 빛을 내는 구체를 띄워올렸다.


"하지만 이데아를 무엇 하나 다르지 않게 현실세계로 옮겨오는 건 힘들지. 그래서 현실세계에서 주로 볼 수 있는 건 이데아가 변형된 존재지, 이데아는 아니다."


"현실과 이상은 다르다.. 그런 거라고 할 수 있나요?"


소녀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어보자, 마에스트로는 손을 들어 팔짱을 끼고는 대답한다.


"음.. 뭐, 완벽한 이해는 아니지만 맞다. 이데아의 것을 현실에 온전하게 가져오지 못하기 때문에, 문장 그대로의 의미로 말하면 맞는 대답이지."


마에스트로는 다시 한 번 오른손의 손가락을 튕겼다. 순백의 구체가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형태를 바꾸며 꿈틀대었고, 이내 새로운 하나의 형태로 변모하였다.


"어.. 이건 뭔가요? 정삼각형?"


"네 이해를 돕기 위해서 일일이 이미지를 구현해주는 것이다. 이 나의 노고에 감사하게 생각하도록."


왠지 생색을 내는 것같이 들렸지만, 일단 소녀는 고개를 한 번 끄덕였다. 그리고 마에스트로는 그걸 보고는 이내 설명을 이어갔다.


"예시를 들어서 설명해보지. '삼각형의 이데아'를 정삼각형이라고 쳐보자고. 그러면 현실에 존재하는 삼각형들은 이런 형태들이다."


이번에는 회색 구체가 꿈틀거리며 빛을 내더니 '펑'하는 소리와 함께 터졌다. 그리고 회색 구체였던 것들은 제각기 다른 형태의 삼각형들이 되었다.


"이등변, 직각, 예각, 둔각, 부등변... 삼각형은 이런 형태로 현실에 나타나게 된다. 이데아를 온전히 본뜨지 못한 채로 말이야. 완전한 재현이 아니라 모방(模倣)이라고 할 수 있겠군."


"그, 그렇군요..."


그리고 마에스트로는 한 번 더 손가락을 튕겼고, 백색의 정삼각형은 마치 신기루처럼 녹아내리듯이 사라졌다.


"그리고.. 여기서 똑같은 방식으로 한 번의 모방이 또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데아에서 현실로, 그리고 현실에서 '예술'로 말이지."


그리고 이번에는 삼각형들이 방금 전과 같이 꿈틀대더니 형태가 조금씩 다른 삼각형들이 만들어졌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이 '미메시스'라는 것이다. 이제 이해가 가나?"


"네.. 어느 정도는 이해가 가요. 그런데.. 그러면 '예술'은 부정적이게 되는 건가요..?"


마에스트로가 목의 관절을 삐걱거리며 소녀를 쳐다보자, 그녀는 그 모습에 순간 겁에 질렸다. 소녀가 지금까지 보았던 저 목각인형의 성격상 감히 예술을 모욕하냐며 온몸의 관절을 삐걱거리면서 철창을 뚫고 달려들 것만 같았다.


"히이이이!! 그게, 그게 아니라!"


"왜 그렇게 생각했지?"


하지만 예상보다 더 차분한 대답이 돌아와 소녀는 당황했다.


"네, 네?"


"네 의견을 묻는 거다. 왜 그렇게 생각했던 거지?"


그리고 소녀는 잠시 우물쭈물거리다 이내 자신이 생각한 바를 마에스트로에게 말했다.


"그... 말대로면..? 예술이란 건 이데아에서 모방을 두 번씩이나 거친 결과물..이란 거잖아요? 그럼 보편적인 것에서 두 번씩이나 변형이 된다는 건데.. 그럼 진리와 한참 멀어지는 거 아니에요..?"


관절을 삐걱대면서 허리를 한 번 피며, 마에스트로는 소녀가 제기한 의문에 답해준다.


"좋은 접근이다. 네 말대로 이런 개념에서는 '예술'은 절대로 가치를 가지지 못해. '이데아'를 중시하는 입장에서 보면 '현실'도 불완전한 재현에 불과한데, 이를 또 모방한 '예술'이야 오죽할까? 극단적으로 말해 신경쓸 가치도 없는 쓰레기나 다름없는 것이지."


"...그, 그런가요? 그럼.."


" 내가 이야기했던 개념은 최초의 '미메시스'를 정립했던 자가 사용했던 개념이다. 그는 '이데아'만을 중시했기에 나머지에 가치를 두지 않았지. 그렇지만, 내가 생각하는 미메시스는 이것과는 조금 달라. 최초의 개념을 말했으니, 이제 다음으로 넘어가야겠지."


그리고 마에스트로는 손을 툭툭 털며 소녀에게 물었다.


"네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것들 중 아무 것이나 하나 말해보지 않겠나?"


"평화로운... 세상? 싸움도 없는 그런... 세상이겠죠?"


그 말에 마에스트로는 흥미롭다는 듯이 소녀를 쳐다보았다.


"아리우스하고 완전히 반대되는 개념이군. 베아트리체가 널 상당히 싫어했겠어."


"어떻게 아셨어요? 독방에도 자주 갇히고 강제로 굶기도 했었는데..."


"......뭐, 여하튼. 내가 지금 이야기하고자 하는 '미메시스'는 바로 '이상'을 모방하는 것이다. 그래.. 네가 말한 걸 예시로 들어보지."


그리고 마에스트로는 다시 양 손에서 빛나는 구체를 생성하여 공중으로 띄워올렸는데, 푸른 색과 붉은 색이 섞여있었다. 푸른 부분은 고요했지만, 붉은 부분에선 꿈틀대기를 반복했다.


"현실에서 평화롭고, 서로 싸우지도 않는 그런 상황이 펼쳐지는 곳이 분명히 있겠지. 하지만 어느 곳에선 전혀 그러지 못하지. 그렇지 않나? 아리우스의 무기가 '사랑, 용기, 우정'은 아니었지?'


"그... 그렇죠. 몇 년 전만 해도 서로 먹을 게 없어서 총구를 들이밀었...으니까요."


"그럼 네가 나중에 동화책 한 편을 만든다고 치면, 지금 이런 이야기들을 담고 싶나?"


소녀는 그 말에 고개를 세차게 흔들며 부정을 표했다.


"아뇨. 저뿐만 아니라 그 누구도 그러지 않을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너는 어떤 이야기를 책에 담고 싶지?"


"앞서 이야기했듯... 아무도 싸우지 않고 더이상 친구들끼리 미워하지도 않고, 모두가 웃고 지내는... 그런 이야기겠죠."


마에스트로는 검지손가락으로 구체를 가리켰다. 그리고 이내 구체는 떨리기 시작하더니 붉은 부분이 떨어져 푸른 부분만 남았다.


"그래. 그게 바로 '미메시스'다. 자신이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부분만을 가져와 구현하는 것. 그것이 바로 참된 예술이라고 할 수 있지."


"아.. 무슨 말인지 알 거 같아요!"


"그래. 이제 드디어 제대로 이해한 것 같군."


그리고 마에스트로는 쫙 폈던 오른손을 다시 주먹을 쥐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러했던 것처럼 푸른 구체 역시 천천히 투명해지면서 사라졌다.


"미메시스의 구현이야 말로 참된 예술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이상을 재현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


마에스트로가 키보토스에서 제일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바로 '신비'. 하지만 이 '신비'에 대해 그는 물론이고 게마트리아도 온전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완전히 파악하고 규명하지도 못한 것에 대해 재현하고자 한다면, 그 결과물은 궁극적인 '이상의 재현'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이다. 물론 그는 지금까지 만들어온 예술품들에 대해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다만, 궁극의 미메시스를 위해서는 신비에 대한 정복이 우선일 뿐이다.


"뭐, 너도 예술에 대해 제대로 이해할 날이 오게 될 거고, 그러면...."


"그날은.. 안 올 거 같은데요.."


너무나 확고한 부정. 미메시스에 대한 개념을 어느 정도 이해한 것이 보였기에 마에스트로는 소녀의 단언이 의아했다.


"왜 그렇게 생각하지?"


"저는 이제 곧 죽잖아요. 뭐.. 이미 죽었지만."


소녀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떨궜다. 소녀의 몸을 휘감은 촉수들이 현재 그녀의 상황을 아주 잘 보여주고 있었다.


"제 친구들이 '선생님'을 잡아오지 못한다면 저는 베아트리체한테 흡수되겠죠. 이제 아마.. 4일 정도 남았을 걸요? 아저씨하고 이야기할 날도 4일 정도.. 남았죠."


그리고 소녀는 이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뭐.. 불가능한 일이겠죠. 제가 인질로 잡혀서 애들이 베아트리체에게.... 붙들려 있고.. 진작에 둘은 도망치려면 도망칠 수 있었을 텐데... 그 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


방독면을 쓰고 있어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마에스트로는 소녀가 서글픈 감정을 토해내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내가 잡혀서.. 애들이 날 구하려다가.. 흐윽..."


마에스트로는 사람의 감정에 공감을 해주는 그런 부류는 아니었지만, 베아트리체의 행위에는 절로 한숨이 나왔다.


'베아트리체 녀석, 인질 잡다가 패망한 게 얼마 되지도 않은 일이다. 그런데 똑같은 짓을 반복이나 하고 있으니.. 예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군.'


"미안해.. 얘들아.. 나 때문에.. 흐으으으... 아아아.."


소녀가 북받쳐오르는 감정에 울음을 터트리려 하자, 곧바로 마에스트로는 소녀에게 말했다.


"비관적이로군. 지금 당장 죽는 것도 아닌데 일어나지도 않은 미래를 상상하나?"


"......하지만, 하지만... 베아트리체는 제 친구들을 살려두지 않을 거에요..."


"알지, 그 녀석은 자신한테 대들었던 놈은 끝까지 기억하는 편이었으니까. 아마 네가 죽고 나면 다음은 그 녀석들일 거다."


"흐, 흐윽... 으아아아...."


"시끄러워, 우는 소리 듣기 싫다. 희망이라도 가지는 편이 차라리 낫지."


하지만 그 말은 소녀를 놀리는 것밖에 되지 않았다.


"여기... 어디에 희망이 있는데요..?"


베아트리체에게 잡힌 이상 피할 길은 없다. 현재 베아트리체의 밑에 있는 그 누구도 반기를 들 수 없으며, 밖에서 도와줄 이도 없다고 생각했다.


"뭐...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한 번 생각해봐라. 너와 정확히 똑같은 상황에 놓여있던 소녀가 있었지 않았나?"


"........하카리 아츠코를 이야기하는 건가요?"


"그래, 그런데 베아트리체에게 죽었나?"


"....살았었죠."


"그래, 그리고 그건 한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그는 안다. 희박한 확률 속에서도 가능성을 찾으며 학생을 위하는 존재를, 그리고 비극으로 끝날 이야기를 기어코 해피엔딩으로 만들고 마는 기적의 사나이를 말이다.


"선생이라면 너희들을 비극에서 해방시켜줄 수도 있겠지. 아마.. 너희들에게도 그 구원이 닿을 지도 모르는 일이고."


하지만 소녀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일 뿐이었다.


"전 괜한... 희망은 가지기.. 싫어요. 그리고 지금 상황에서 누가 누굴... 도와요?"


소녀는 선생을 믿지 못했다. 애초에 저주의 대상으로 지정된 상황에서 도망쳐다니기 바쁜 사람이 영웅처럼 등장해 이곳에 나타날 리 없지 않은가. 하지만 마에스트로의 생각은 달랐다.


"뭐... 다른 이라면 그러하겠지. 하지만 선생이라면 왠지 여기에 나타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성인의 이데아를 온전히 미메시스한 존재. 마에스트로는 그를 그리 여기고 있었다. 그가 보아온 선생은 늘 기적을 행하고 모든 것을 올바르게 이끄는 자였으니까.


'베아트리체가 그에게 저주를 건 것도 원한보다는 두려움이 더 컸을 거다. 자신이 또 질 것 같으니 선생을 무력화시키려 그랬던 거야. 하지만, 내가 아는 선생이 그걸로 꺾일 자는 아니다.'


마에스트로가 아는 선생이라면 반드시 이곳에 나타나 베아트리체의 야망을 저지할 것이다. 그리고 비극을 끝내고 다시 해피엔딩을 만들어 줄 것이라 여기고 있었다.


'솔직히 이성적으로 생각했을 때는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나는 예술가니까,'


그가 선생을 이야기한 것은 소녀를 달래기 위해서도 아니고 동정심이 들어서도 아니었다. 소녀가 죽든 말든 마에스트로에게 큰 감흥을 주진 못하겠지. 하지만 그래도 선생이라면 왠지 이 소녀가 죽지 않은 채로 이야기를 끝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을 가졌다.


'그런 이야기는 정말로 예술적이겠지, 세상에 두 번 다시 없을!'


그리고 그는 다시 소녀를 쳐다보고는 말했다.


"어떤 생각을 품는 지는 네 자유다만, 적어도 여기서 울어제끼는 건 사양이다. 하루종일 우는 소리를 듣는 것만큼 끔찍한 게 없으니 말이야."


"...............훌쩍."


마에스트로는 궁금했다. 이번의 이야기는 어떻게 끝나게 될지. 파멸이 일 것인지, 아니면 또 기적이 행해지며 희극으로 끝날 것인지.


'하지만 내 마음은 베아트리체의 파멸을 원한다. 선생이 보여줄 또 하나의 이야기가 기다려진다.'


그는 또 한 번 기적을 보고 싶었다. 그 마음으로 그는 감옥에서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그리고...


"....얘들아. 이제 앞으로의 일에 대해 다시 이야기해봐야 할 거 같아."


선생은 마에스트로의 바램대로 저주와 맞서싸워나가고 있었다.


-후기-


https://novelpia.com/novel/230625


철학이야기나 예술 이야기 이제 안 할래요 그냥 개같이 다리 핥는 선생 이야기나 써야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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