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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문서] [괴문서] 제랄디나와 '출산대전'을 준비하는 젠틸돈나

순애대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4.29 23:57:09
조회 1649 추천 64 댓글 11
														


젠틸돈나가 자신의 사랑하는 남편이자 자신의 트레이너의 아이. 제랄디나를 임신한 지 9개월 째에 접어들었다.

9개월. 그래. 출산이 코 앞인 시기이다.

그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젠틸은 평소 자신의 신체활동을 위해 복부와 자궁의 근육을 압축해 자신의 체형을 임신 5개월 정도 선으로 유지하고 있다.

본래 젠틸의 힘이라면 자신의 복부를 임신 1개월 이전 선까지도 줄일 수 있지만, 트레이너가 지나치게 무리를 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여기기에 자신의 남편의 의견을 수용하여 그 정도로 제한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 무슨 말인지 범인은 이해도 못할 만한 상황이지만, 어쨌든 젠틸은 그러고 있다.

아이에게 부담이 되지는 않느냐고?

제랄디나는 오히려 그것을 '훈련'으로 여기고 있으면서 자신에게 가해지는 부하를 견뎌내고 있기에 별 문제가 없다. 그야말로 자신이 머물고 있는 공간에 가해지는 막대하기 그지 없는 중력과 압력을 견뎌내는, 베지터식 수련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아내와 딸을 보면서, 트레이너는 그저 헛웃음만 짓는다.

그런 트레이너였기에, 오히려 역설적으로 젠틸의 출산에 대해서는 별 다른 걱정을 하지 않았다.

철구를 맨 손으로 압축하며, 임신 9개월 째임에도 불구하고 배에 힘을 주는 것 만으로도 임신 2개월 당시의 몸매로 자신의 몸을 회귀시켜 버리고,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25톤 덤프 트럭을 한 손으로 멈춰 세우고 도리어 전면부를 박살내 버리면서도 상처 하나 없이 멀쩡히 걸어나오는 괴력의 귀부인. 솔직히 진심을 발휘하면 전차마저도 뒤집어 엎을 것 같은, '고릴라'... 아니, '고릴라'를 뛰어넘는, '고질라'. 자신의 아내-젠틸돈나.

그리고 뱃속에서 탯줄로 파워로프를 하지 않나. 젠틸의 압력 부하에 저항하며 근력과 내구력 훈련을 하질 않나. 태교를 통해 모스부호를 배워 대화를 시도하질 않나. 아예 우마소울을 통한 텔레파시를 하질 않나. 고대 시대였다면 무슨 건국시조의 설화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제랄디나.

그런 두 사람이니 만큼, 솔직히 말해서 첫 출산의 위험성에 대해 강의를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트레이너로서는 출산 난이도가 높을 것 같지가 않다.

오히려 산통도 느끼지 않고 10초만에 쑴뿡 하고 낳아버리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도 든다.

그런 탓에, 트레이너는 자신의 옆에서 아이에게 씌워줄 분홍색의 예쁜 모자를 뜨개질 하고 있던 젠틸에게 이런 우스갯소리도 건넬 정도다.

"젠틸, 네 막강하기 그지 없는 힘... 그리고 제랄이 복중에서 너와 함께 엄청난 하드 트레이닝을 수행한 끝에 키워온 비정상적인 힘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면, 의외로 엄청 빨리 태어나는 거 아니야? 하하..."

그야. 트레이너는 지금까지 젠틸돈나와 제랄디나가 겪어온 일, 행해온 일들을 알고 있으니까. 그런 말을 해도 별다른 근거가 없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도리어 젠틸은 그에 대해 모호한 대답을 내놓는다.

"글쎄요... 출산이 쉽진 않을 것 같은데."

'첫 출산이라 긴장한 걸까? 역시... 언제나 강했던 젠틸도 엄마는 엄마구나.'

트레이너는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젠틸이 그런 말을 입에 담은 까닭은 트레이너가 생각한 것과는 전혀 다른 이유 때문이었다.

"제랄은 출산을 훈련으로 생각하고서 그걸 최대한 활용할 작정이거든요. 저 역시도 제랄과 동일한 생각을 하고 있고."

...
...

...

"뭐?"

오랜 침묵. 젠틸, 제랄과 함께 하면서 온갖 기상천외한 일들을 다 겪어온 트레이너였고, 그렇기에, 이제 웬만한 일에는 놀라지도 않게 된 그였다. 물론 덤프트럭을 한 손으로 멈춰세웠다느니 같은 말을 들으면 여전히 놀랄 수 밖에 없지만, 어쨌든 그건 웬만한 일은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지금의 말에 대해서는, 당연히 사고가 정지할 수 밖에 없다.

'출산'이 '훈련'이라니...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냔 말이다아아앗!!!

"젠틸, 도대체 무슨 소리야...?"

간신히 정신을 가다듬은 트레이너가 그렇게 물어오자, 젠틸은 별거 아니라는 듯 딸아이를 위한 털모자의 뜨개질을 속행하면서 조용히 대꾸한다.

"그냥 간단한 거예요. 저의 '낳고자 하는 의지'. 그리고 제랄의 '저의 품에서 버티려는 의지'. 그 두 가지 의지가 충돌함에 따라, 제랄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육체를 단련하고 훈련을 하는 거죠. 꿈 속에서 대화를 나눈 끝에 서로가 합의한 이야기에요."

그러면서 젠틸이 며칠 전 꾼 꿈 이야기를 꺼낸다.

어느새 중등부 당시의 자신과 비슷한 수준으로 성장한 육체로서 자신의 앞에선 '미래 모습'의 제랄디나가, 그녀에게 이렇게 제안을 했다고 한다.

"어머님. 어머님 뱃 속에서의 마지막 훈련은 '출산'으로 하겠어요."

"출산?"

젠틸이 고개를 갸우뚱 기울임에, 제랄이 대답한다.

"네... 앞으로 살면서 어머님과 힘 대 힘으로 붙을 일 자체가 그리 많지 않겠죠. 제가 파이터가 되고자 하는 건 아니고, 어머님도 레이스 분야에서 극의를 추구하시는 분이니까요."

"그렇겠죠. 제랄디나. 당신과 이 마마가 힘 대 힘으로 붙을 일은 거의 없을 거예요... ...뭐, 당신의 유아기 때는 주체할 수 없는 스테미나와 호기심으로 사방팔방으로 떼굴떼굴 펄쩍펄쩍 뛰어다니는 당신을 막고자 어쩔 수 없이 전력을 쓸 수 밖에 없겠지만, 그건 '스파링' 이 아니라 엄연히 육아니까. 게다가 그 이후 당신의 머리가 좀 굵어진다면, 당신은 레이스를 위해 일반적으로 필요한 트레이닝 과정에 들어가겠죠. 당신의 파파는 지상 최고의 트레이너인 만큼, 굳이 나와 겨루는 방식이 아니라도 당신을 트레센에 입학할 때 까지 훌륭히 성장시킬 테니 더더욱 나와 겨룰 일은 없을 거예요."

제랄디나가 자신의 손을 꽉 쥔다.

"그렇기에 더더욱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어요. 극에 달한 강함을 지니고 계신 어머님께서 저를 낳으려는 의지를 가지고 저를 뱃속에서 밀어내고자 하시는 그 때에, 저는 어머님의 힘에 부딪히며 어머님 뱃속에서의 최후의 시련을 마주보겠어요. 힘 대 힘으로 어머님과 겨루어 보겠습니다!"

평범한 부모라면, 이런 제랄디나에게 헛소리 하지 말라며 엉덩이를 찰싹 때렸을 것이다.

출산이 애들 장난인가. 자칫 잘못하면 산모와 아이, 둘 모두가 위험할 수도 있는 위험한 일이다. 심지어 우마무스메라 할 지라도 자칫 잘못하면 목숨이 위험할 수 있다.

당장 뛰어난 우마무스메 선수이자, 젠틸 역시도 그 능력을 잘 알고 있는 '스페셜 위크'의 친모께서 어떻게 돌아가셨던가? 바로 산후 후유증 때문이다.

것을 젠틸 역시 잘 알고 있다. 그녀의 어머니에 얽힌 사연은 이미 상당히 유명했으니까.

하지만 젠틸은 이렇게 생각했다.

"... ...호오. 과연 우리 딸."

젠틸의 사고방식은 '평범'한 축이 아니었다.

'지상 최강의 암컷'을 염원하는 자. 그리고 자신의 딸 역시 자신과 마찬가지로 강해지길 바라는 자.

딸이 자신과 같은 길을 걷지 않겠다면 굳이 강요할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그 딸-제랄디나는 구태여 자신과 같은 길을 걷겠다고 했고, 어머니처럼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그렇다면... 어머니가 된 이로서... 딸이 자신만큼 강해지길 바라는 이로서...

딸의 그 각오에 어울려 줘야 하지 않겠는가?!!!!

"좋아요. 그 '도전'. 받아들이죠. 나의 딸. 제랄디나여. '지상 최강의 암컷'의 자궁에서 탈출하는 것. 그것이 바로 당신이 태동과 함께 부여받을 '첫 난관'-!"

입꼬리를 올리며 자신의 등근육의 '귀신'으로 환희에 가까운 감정을 내비치는 젠틸에게, 제랄 역시 자신의 등근육의 '귀신'으로 회답한다.

"후후후... 어머님. 호락호락 어머님의 품에서 나올 생각은 없습니다... 진심으로 해주시길!!"

"과연 나의 딸...! 하지만 이 어미 역시 봐줄 생각은 없어요... 제랄디나. 당신이야 말로 전력으로 이 마마에게 덤벼 오시길!!"

두 여걸의 웃음 소리가 그들의 꿈 속 공간-우마 드림랜드를 가득 메운다.

그리고 그것으로 그녀의 그 날의 꿈은 끝이 나고, 그녀의 자신의 남편을 향한 이야기도 끝이 난다.

"그런 일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준비하고 있어요. 우리 딸과 저 간의 '모녀대전'을."

모녀대전. 이름부터 거창하다. 이건 무슨 '오우거'와 '지상 최강의 고교생' 간의 싸움도 아니고, 트레이너로서는 자신의 딸과 출산을 매개로 하여 팔씨름을 하겠다는 젠틸, 그리고 그런 어머니에게 도전장을 내민 제랄이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그렇기에, 젠틸에게 이렇게 외친다.

"안돼!!! 내가 허락 못 해!!!"

방금 전 까지만 해도 뜨개질을 하고 있던 젠틸의 옆에서 차분하게 책을 읽고 있던 사람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만한 언성. 그런 언성에, 젠틸이 꽤나 오랜만에 도도한 어조와 표정으로 요격에 나선다.

"어머. 당신의 허락을 받아야만 할 수 있는 건가요? 당사자 둘이 합의한 문제인데 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레이너가 더욱 강하게 말한다.

"내가 그래도 당신 남편이고 우리 제랄의 아빠야! 당연히 나 역시도 의견권이 있어! 모녀대전이라고?! 출산으로 단련?! 자칫 잘못하면 아무리 단련된 사람이라도 위험할 수 있는 게 출산이라고!! 너와 제랄이 함께 일부러 난산을 하겠다니! 그걸로 단련을 하겠다니! 안돼! 절대 허락 못해! 제랄이랑 텔레파시로 대화를 주고 받건 그 우마드림랜드인가 뭔가 하는 곳에 가서 단판을 짓건 당장 없었던 일로 해!! 두 사람의 보호자로서 절대 그런 것에 찬성할 수 없어!!!"

트레이너가 진지한 표정으로 상당히 강경한 어조로서 그렇게 말하자, 언제나 트레이너에게 당당히 자신의 요구를 주장해 왔던 젠틸도 살짝 움찔해 버린다.

그래. 예전이라면, 트레이너와 만난 지 얼마 안되었을 때라면, 되려 이렇게 트레이너의 강력한 반대에 움찔하지도 않을 것이다. 당황하지도 않을 것이고, 난색을 표하지도 않을 것이다.

'홍화의 귀부인'답게, 도도하고 당당하게 자신의 의견을 관철하고자 했겠지.

하지만 지금은, 도리어 트레이너의 그런 강력한 주장에 기세가 꺾일 수 밖에 없다.

그녀가 약해진 것이 아니다. 그녀는 도리어 이전보다 훨씬 강해졌다.

본인의 염원을 향한 강한 의지로 담금질 되었고, 오르페브르, 비르시나, 골드쉽 같은 강력한 라이벌들과 사투를 벌이고 또 벌여오면서 숙성되었다.

그리고, 자신의 옆에 있는 이 남자. 트레이너의 아낌없는 헌신과 봉사, 노력에 의해 제련되고 또 제련되어 왔다.

지금의 그녀는, 막 데뷔하던 시기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의 '거인'.

다만, 그런 그녀였지만...

아니, 도리어 그런 그녀였기에...

그저 트레이너를... ...자신의 남편을, 너무도 사랑하고 있을 뿐.

그리고 자신이 사랑하는 남편 역시, 자신을 너무도 사랑하는 것을 알고 있을 뿐.

그렇기에 도리어 트레이너의 단호하기 그지 없는 주장에,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다.

그런 젠틸에게, 그리고 분명 뱃속에서 자신의 말을 듣고 있을 제랄에게, 트레이너가 계속해서 이렇게 말한다. 젠틸의 손을 잡고, 그녀의 배에 자신의 손을 올리면서. 간곡하기 까지 한 어조로.

"...여보... ...그리고 우리 딸. 엄마와 딸이 하는 훈련은, 나중에 얼마든지 할 수 있어. 함께 공원을 뛰고, 함께 철구를 던지고, 함께 아령을 들어 올리고, 함께 엄마가 뛰었던 레이스 영상을 시청하고, 함께 공부하고. 함께 수영하고... 얼마든지 그럴 수 있어. 그리고 나 역시, 그런 너와, 우리 제랄과 함께 할거야. 두 사람의 훈련을 적극적으로 도울 거야. 그러니까... ...내가 돕지 못할 훈련은... 자칫 두 사람의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는 훈련은, 하지 말아줘. 남편으로서, 그리고 아버지로서의 부탁이야."

그러면서 젠틸과 그녀의 뱃 속의 제랄에게 무릎을 꿇기까지 하는 트레이너를, 젠틸은 잠시 말없이 바라본다.

자신을 향하는 트레이너의 눈빛에 담긴 진심. 그것을 읽는다.

그것을 읽어버린 이상, 그를 이길 수 없다.

아무리 강한 힘을 가지고 있어도, 아무리 빠른 속도를 가지고 있어도, 아무리 튼튼한 몸을 가지고 있어도, 이 연약하기 그지 없는 신체 안에 그 누구보다도 강한 마음을 지니고 있는 남자를 이길 수가 없다.

그렇기에, 젠틸은 트레이너와 마찬가지로 무릎을 꿇으며, 트레이너의 손을 잡으면서 이렇게 말한다.

"... ...약속할게요. 여보. 당신이 그렇게 원하고, 부탁한다면, 그런 훈련은 하지 않겠어요. 최선을 다해서 제랄을 무사히, 빠르게 순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어요. 당신을... 걱정시키고 싶지 않으니까. 당신을 사랑하니까. 그리고... 당신과 제랄을, 조금이라도 더 빨리 만나게 해주고 싶으니까."

그에 호응하듯, 제랄 역시도 자신의 발을 구르며 반응한다. 젠틸의 배에 올려진 트레이너의 손에 '모스 부호'의 감각이 전해진다.

그 의미는, 젠틸의 말과 동일했다. 그리고 거기에 더해, 한 가지 이야기가 덧붙는다.

[미안해요. 아빠.]


그런 두 사람을 향해, 트레이너가 그제사 미소를 짓는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며, 젠틸을 일으켜 주면서, 두 사람을 향해 이렇게 말한다.


"...고마워. 두 사람 다. 감사의 뜻으로, 오늘은 두 사람이 좋아하는 요리를 잔뜩 해줄게."


트레이너의 보답에, 젠틸이 웃음을 짓는다.


그리고 제랄 역시도, 자신의 어머니의 뱃속에서 슬며시 웃음을 지으며, 자신의 아버지의 사랑에 미소 짓는다.


그리고 이렇게 생각한다.


역시, 최대한 멀쩡히, 최대한 무사히, 최대한 빠르게 태어나서, 건강하기 그지 없는 모습으로 아빠, 엄마와 만나서, 두 분의 기쁜 얼굴을 보고 싶다고.


비록... 이 뱃속에서의 기억은 잊어버리겠지만. 그래도 두 분께 기쁨을 드리고 싶다고.



오늘도 세 가족은, 서로를 향한 사랑으로 한층 더 가까워 진다.


이제 곧 젠틸의 출산이 임박한, 어느 날의 일이다.


---


이제 곧 엔딩이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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