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의 작위는 워낙 많고 국가마다 조금씩 다른 것들이 존재하지만

우리가 흔하게 판타지에서 접할 수 있는 오등작에 대해 가장 기본적인 것들만 말하고자 함.

1. 공작 (Duke)

공작은 로마 제국 시절에 변경에 공국을 세우고 지역 군권과 행정권을 가진 공작이라는 작위를 내린 것에서 유래가 됨.

봉건제가 확립된 프랑크 왕국 샤를마뉴 대제 시기에도 공작은 이어져 각 군사구를 관리하는 사령관직이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소국들을 지배하며 국왕에 맞먹을 정도의 지위를 가진 제후들을 상징하는 자리가 됨.

중세 봉건 시대의 왕은 막강한 권력으로 귀족들을 부릴 정도로 강하지 않았기 때문에 공작은 힘이 강했고

자신의 영지에선 왕보다 영향력이 강한 경우가 많았음.

국왕의 장자를 제외한 나머지 왕자들에게 세습되지만, 왕족이 아닌 공작도 있었음.

대공은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공작보다 높고 왕보다 낮은, 하지만 왕국과 거의 비슷한 수준의 영토를 지배하는 공작을 의미함.

2. 후작 (Marquis)

후작은 왕국의 국경을 방어하는 군사 사령관 정도라고 생각하면 됨.

원래는 변경 지역에 위치한 백작들을 불러 변경백으로 불렀지만

점차 변경의 방어가 중요시해지면서 군사적 요새에서 국경수비를 담당할 후작이 배치됨.

변경이라는 곳이 변두리인 데다가 전쟁이 일어나면 가장 최전방인 곳이니 분봉 받기 꺼리는 자리였지만

군사적 요충지에 배치되는 탓에 후작(변경백) 들은 공작만큼 힘이 강한 경우도 종종 있었음.

또한 왕의 영향력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곳이라 독자적인 힘을 키울 수도 있는 곳이고 이민족들을 몰아내면 오히려 영토가 늘어나는 장점이 있었음

때문에 후작 임명 시 가장 중요했던 것은 왕에 대한 충성도가 얼마나 높냐는 것이었음.

3. 백작 (Count)

백작은 샤를마뉴 대제가 지방의 주를 관리하는 주지사 격으로 배치한 것이 시초임.

초기 백작들은 1개 주를 관리하는 정도였지만 점점 영토와 소영주들을 거느리기 시작하면서 대영주로 인정을 받음

보통 공작에게 귀속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독자적인 세력을 구축한 백작들도 존재했음.

앞서 말한 변경백과 궁정백 등이 백작에서 파생됨.

4. 자작 (Viscount)

사실 자작은 제후도 아니고 작위라고 보기엔 조금 애매한 자리임.

자작은 백작의 부관 혹은 최측근 정도로 사무와 영지 관리를 맡아서 했고

백작의 부재중일 땐 대신 백작 역할을 하는, 사실상 영지를 대신 관리하는 백작 대리 격이라고 보면 됨.

물론 백작에게 하사받은 봉토로 자신의 영지를 구축했던 자작도 있었지만 사실상 큰 의미를 두기 어려운 작위임.

주로 백작의 차남 이하의 자식들에게 주어짐.

5. 남작 (Baron)

남작은 국왕에게 직접 하사받은 영지를 가진 이들을 말함

군주에게 직접 영지를 하사받는 성격 때문에 중앙 직속 남작 중엔 왕국의 실세가 되는 남작도 있었지만

대부분 공작, 백작 직속 남작들은 오등작 중에서 가장 힘이 약한 소영주였음.

물론 아주 드물게 백작 만큼 세력을 가진 대남작이 존재하기도 했음.

자작이 사실상 의미가 없는 작위였기 때문에 백작 다음을 남작으로 취급하기도 함

그 외. 호칭

공작은 '전하' (Your Grace)

후작부터 남작까지는 '각하' (My Lord)

여기에 쓰진 않았지만 기사는 '경' (Si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