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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바사>시즈카 야설앱에서 작성

ㅇㅇ(223.38) 2021.07.19 21:38:52
조회 121 추천 2 댓글 3

<트리거가 찾아왔다>


당돌하게, 그러면서도 정확하게.

대단하신 선배조차도 감탄한다는 몸놀림은 내딛는 곳마다 그녀의 에너지로 넘쳤고, 완벽하게 그녀의 것이 되었다.

우리들 앞에서 펼쳐지는 것은 천부적인 재능. 신곡 단체 연습을 시작한 지 수십 분만에 볼 수 있는 이 광경은 이번에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려는 자, 그저 눈앞의 광경에 압도되는 자.

대부분의 관객은 두 가지로 나뉘지만, 나는 그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는다.

스텝에 맞추어 흔들리는 가슴,

소매 사이로 들여다보이는 무방비한 겨드랑이,

걷힌 셔츠에서 보일락 말락 하는 배꼽,

반바지에 비치는 새하얀 허벅지.

자신도 하면 안 되는 일이라는 걸 알고 있다.

여자의, 동성의, 동료의, 신체를 '그러한' 눈으로 보는 것이.

하지만 츠바사가 즐겁게 춤을 추면, 시선은 자연스럽게 그 육감적이며 부드러운 몸으로 쏠린다.

그녀에게 딱히 마음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평소에 대화하면서 그런 감정이 내 마음에 싹튼다거나 하는 일은 없었으니까.

즉, 이 레슨실의 이 순간에만 난 이부키 츠바사의 몸으로 흥분해 있는 것이다.

그 사실은 나를 감싸는 배덕감을 더욱더 무겁게 하고, 심지어 그것이 오히려 나를 더욱더 그런 기분에 빠지게 한다.

내 마음을 침식하는 정념은 그녀와 같이 처음 레슨을 했을 때부터 생겼다. 그래, 처음부터 난 쭉 그녀의 신체에 사로잡혀 있었다.

"와아~ 역시 대단해~!"

"헤헤, 저번 곡보다는 간단할지도!"

"츠바사, 이 소절 스텝 말인데..."

신곡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한 곡을 거의 완벽하게 해낸 츠바사는 금방 에워싸진다.

조금씩 오르내리는 가슴과 목덜미와 뺨을 타고 흐르는 땀방울은 몰려든 사람들에 의해 점차 숨겨진다.

'아쉽다'

자연스레 그렇게 생각하고는, 여전히 바닥에 엉덩이를 붙이고 있는 나 자신이 부끄럽게 느껴진다. 보통 이럴 때는 제일 먼저 헷갈리는 점을 물어보러 가는 성격이 아니었던가. 나를 침식하는 매혹적인 독이 내 인격마저 녹여버린 것일까.

그런 후회와 자책에 사로잡혀 있던 도중에, 또 한 곡 추는 분위기가 되었는지 모두가 제자리에 돌아와 앉아 있었다.

다시 트인 그녀의 주변, 누군가 노래를 틀자 춤을 추기 시작하는 그녀. 두 번째라면 실수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조금 전과 변함없는 정밀도였다.

오히려 약간의 어레인지를 넣고 있었다. 위아래 움직임이 커지고, 옷이 벗겨지고, 셔츠에 땀이 스며들고,

"읏..."

뱃속에서 솟아오르는 무언가를 막듯, 무릎을 더 세게 껴안는다.

천박하고 격렬하게, 숨이 새어나듯 헐떡인다.

'큰일 난 걸지도'

갈라진 마음의 틈새로 쏟아지는 욕망을 억누르며 주변을 살펴본다.

벽에 붙어 있어서 모두 나보다 앞에 있고, 그 시선도 츠바사에게 쏠려 있다. 노래도 틀어져 있다. 저 멀리 거울에 비친 내 상은 인파 속에 가려져 있다.

'맞아, 그러니 괜찮겠지.'

'뭐가 괜찮지?'

다리의 사이, 발밑,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자신의 가랑이를, 출구를 요구하는 무언가를 빤히 들여다본다. 내 마음속에서는 욕망이 중력을 따라 줄줄 내려온다.

'이래서는 안 돼'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일이다. 지금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은 우선 사람으로서 해서는 안 될 일.

모두가 등을 돌리고 있다고 해서 눈치채지 못할 것도 없다. 거울도 있으니 다른 각도에서는 훤히 들여다보일 가능성도 있다. 다리에 가려질 수도 있지만, 상태가 이상하다는 것은 누가 봐도 알 수 있다. 지금 눈앞의 아이가 무심코 뒤를 돌아본다면 그야말로 끝이다.

정말 끝이다.  나는 지금까지 일구어 온 것들을 잃게 된다. 모래성을 부수듯이 한순간에.

"...후, 후우"

'안 돼'

이미 마음은 텅 비었다.

이성이 건져 올리려 해도 희미하게 벌어진 틈으로 욕망은 도망가듯 미끄러져 떨어진다.

무기력해진 머리에서 몇 번이나 경종이 울린다. 그런 의식도 있다.

그런데도 내 오른손은 위로 치켜 올라가는 움직임을 멈추지 않는다.

츠바사를 보고 있을 뿐인데, 내 음부는 이미 습기를 띠고 있어 레슨복 너머로 손가락을 갖다 대면 서늘한 감촉. 하지만 곧 열을 되찾아 서서히 퍼져 나간다.

이보다 더 상하 운동을 격하게 한다면, 소리가 날 것이고 목소리를 억제하기 힘들어질 것이다. 레슨복에도 얼룩이 번질지 모른다.

그렇게까지 느껴버린 자신을 돌아보고는 어떻게든 이성을 고무하자, 손끝에 신경이 돌아와 손가락은 움직임을 멈춘다.

고개를 숙이고 있으면 다시 저지를 게 뻔하다.

이 정도면 만족했을 것이다. 슬슬 현실로 돌아가야지.

오늘은 여기까지다.

막은 곳에서 틈틈이 새어 나오는 욕망을 억누르고 시선을 츠바사로 돌렸다.




눈이... 마주쳤다.




"어..."

"츠바사 대단해!"

"아하하, 미라이는 그 말뿐이잖아~"

"고마워, 의식하고 보니까 잘 알겠어."

"그치? 봐줄 테니까 한번 해봐~"

곡의 마지막, 턴 후에 마무리 포즈를 취한다.

그 순간, 우리 쪽을 바라보는 순간.

츠바사는 나를 보고 있었다.

보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고개를 숙이고 있었기에, 그 순간만 눈이 마주쳤던 것인지도 모른다.

어쩌면.. 계속.. 나는..

그렇지만 그런 것 치고는 지금은 태연하게 보인다.

잘못 봤어... 단지 자의식 과잉이었나?

그렇지 않다면 곤란하다.

자업자득이란 것은 알지만, 그녀에게 알려지는 것은 최악이다.

"아, 시즈카 쨩!"

"어!? 뭐.. 뭐야?"

갑자기 사람들 사이를 헤집고 나온 정체에 깜짝 놀란다.

주위의 동료들과 츠바사의 시선이 일제히 꽂혔고 황급히 일어섰다.

"뭐 있어? 듣고 싶은 거"

"어? 이.. 있어. 있긴 한데. 그.. 한번 내가 해보고 다시 물어볼게"

"그래! 뭐든지 말해, 시즈카 쨩"

"어.. 어, 고마워 츠바사"

넘어갔나.. 고동은 아직도 가슴을 때리고 있다.

역시 그냥 나르시시즘이었나. 그건 그거대로 내가 싫어진다.

그러나 평소처럼 레슨이 진행돼도 내 안은 무언가에 겁먹은 듯 편안해지지 않았다.


레슨이 무사히 끝나자 가슴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진저리가 난다. 내가 이렇게까지 되리라고는 생각조차 못 했다.

나 자신도 한심하고 부끄럽다. 앞으로 절대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겠다.

짐을 챙겨 수건으로 땀을 닦으며 휴게실로 들어간다.

이제 복도로 나와, 탈의실로 가서, 샤워하고, 옷을 갈아입고, 돌아오기만 하면 된다.

출구 쪽에서 츠바사가 모두와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설마.... 하고 걱정했지만 착각이었던 듯, 모두 평소처럼 그대로 복도로 나간다.

... 착각이었다면 좋겠다.

"저기, 시즈카 쨩"

끼익하고 츠바사 등으로 닫힌 문. 동료들은 밖에, 출구 쪽에는 츠바사, 안에는 나뿐이다.

츠바사는 제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나를 본다.

갇혔다.

그렇게, 명확하게 내 위치를 이해한 순간, 가라앉고 있던 심장의 고동이 급격히 소리를 거듭해 간다. 동요는 걷잡을 수 없었고 입으로 터져 나온다.

"뭐, 뭐야"

"어땠어?"

"... 댄스 좋았어. 다만 어레인지가 과해서 주변을 좀 더..."

"아니야"

탁하고 말문이 막힌다. 작았지만 그 목소리는 분명히 내게 전해졌다.

그 붉은 두 눈은 약한 자를 시험하듯, 장난을 생각해 낸 아이처럼, 번득이며 일그러진다.

"자위 어땠어?"

".... 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흐응?"

알고 있었다. 확실히.

입가는 웃고 있어도 그 눈동자는 한 치의 빈틈도 놓치지 않고는 계속해서 나를 붙잡는다.

츠바사가 진심이 될 때의 눈동자, 그것을 깨닫는 데에는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평범한 내가 대적할 수 없는 츠바사의 진심. 그러니 어떻게든 빨리 이 자리에서 도망치지 않고서는...

"... 장난은 이제 됐지? 그럼 가볼게"

"장난치는 건 시즈카 쨩 아니야?"

내가 내디딘 태평한 걸음은 츠바사가 중얼거린 소리에 움직임을 멈추고 말았다.

쳐다보고 있었구나. 그때.

말문이 막혀 고개를 숙인 내게 츠바사는 가까이 다가와 들여다본다, 움직일 수 없게 된 사냥감을 보는 듯한 예리하고 열락에 찬 눈동자로. 살갗이 곤두서는 것을 느낀다. 머릿속은 내 다리와는 다르게 움직이고 있지만, 적절한 변명을 도출해 낼 것 같지 않았다.

"시즈카 쨩은 성실한 우등생인 줄 알았는데?"

"..."

"있잖아, 왜 날 보고 자위한 거야?"

말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아니, 내가 대답할 수 없단 걸 알고 하는 말이다.

내가 입을 다물고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츠바사의 표정은 기쁨으로 일그러진다.

"시즈카 쨩은 알기 쉽다니까~ 내가 좀 야하게 춤을 추다 보면 금방 자위해버리잖아?"

츠바사가 태연히 말하자 숨이 막힌다.

처음부터, 어쩌면 훨씬 전부터 눈치채고 있었다.

그 순간 눈이 휘둥그레진 나를 츠바사는 당연하게도 놓치지 않는다.

"움찔했다! 역시 하고 있었구나. 아하하, 나로 자위하고 있었구나!"

"츠, 츠바사!"

일부러 밖에서도 들릴 만한 목소리로 떠드는 츠바사에게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휴게실이라지만 문을 닫아 버리면 사람 목소리를 쉽게 차단할 수 있는데도.

내가 일으킨 액션에 츠바사는 '흥'하고 납득한 듯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지, 들키기 싫은 거지"

"그야 그렇지~ 모두 열심히 연습하는데 혼자서만 자위했다고 말해버리면 다들 싫어하겠지?"

"....지 마"

"응~?"

"말하지 마, 그런 거.. 부탁이야.."

츠바사의 의도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가장 피해야 할 것은 동료에게, 프로듀서에게 퍼지는 것.

츠바사는 천재다. 사람과의 거리를 좁히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 조금 불쌍한 얼굴로 고발해 버리면 설령 내가 거짓말을 한다 해도 용납되지 않는 분위기가 될 것이 뻔하다.

"시즈카 쨩, '자신'의 입장을 알고 있어?"

"어...?"

"나는 피해자, 시즈카 쨩은 가해자.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말하지 말라는 식으로 말한다고? 그보다 먼저 할 말은 없어?"

그래. 초조하기는 하지만 너무 보신에만 급급했다. 입장을 지키는 것도 좋지만 우선 해야 할 일이 있다.

"미안해"

"이 업계에서는 처음에 사과하는 법을 배우지 않나?"

"...대단히 죄송합니다"

"하하, 시즈카 쨩, 잘 어울려. ... 하지만 아직 아니야"

"... 츠, 츠바사?"

내가 사과하는 동안 주위를 맴돌던 츠바사는 ㄱ자 모양으로 된 내 몸을 뒤에서 안고는 나를 일으킨다. 부드러운 몸과 츠바사의 냄새가 나를 감쌌다.

츠바사의 손끝 하나하나가 내 감촉을 확인하듯 이곳저곳 쓰다듬는다.

"있잖아, 시즈카 쨩. 용서해줄 테니까, 지금부터 뭐든지 해도 되지?"





-----





"츠바, 츠바사 너무 가까워"

"그래? 이 정도는 평범한 거 아니야?"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츠바사는 나를 휴게실에 마련된 흡연실로 밀어 넣었다. 내가 거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극장에 담배 피우는 사람은 거의 없다. 처음 들어가 보는데 냄새가 전혀 나지 않았다. 그보다 우리의 땀과 감귤 향이 콧구멍을 적신다. 아직 샤워를 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싫다고 해도 츠바사는 나를 벽으로 밀어붙였고, 수치심과 싹트기 시작한 실낱같은 기대는 내 마음을 간질인다.

"시즈카 쨩, 어디 봐?"

"앗, 아무 데도..."

"잔~뜩 봐도 되는데? 아무것도 신경 쓰지 마"

츠바사의 시선을 참지 못해 흘린 시선 끝에 내 가슴과 함께 형태를 바꾸는 가슴이 있었다. 그것뿐이라 단언할 수 없을 만큼, 츠바사의 달콤한 말의 선율이 가슴을 떨게 만든다. 약점을 잡혔다는 것은 이미 기억의 한 구석으로 밀려 있었다.

"아, 혹시 질린 거야? 어쩔 수 없지"

"아, 츠, 츠바...."

레슨복만 벗을 줄 알았던 나는 불룩 튀어나온 유방에 그만 말을 잃었다.

스포츠 브라와 레슨복을 발밑에 떨어뜨리고 츠바사는 고동을 확인하듯 더 밀어붙인다.

아까부터 직접 전해지는 열기와 내 몸에서 형태를 바꾸는 고혹적인 과실 때문에 말은커녕 사고할 방법도 잃은 듯 아찔하다.

"하... 아...."

"시즈카 쨩. 가슴 좋아하는구나? 그래, 시즈카 쨩한테는 없지?"

"읏..."

'봐도 돼'하고 양손으로 깊게 골을 만들어 내는 유방. 내 몸이 모욕당한 일 따위는 조금도 신경 쓰이지 않았다. 오히려 먼 곳에서부터 꿈만 같은 말을 거는 것 같고, 분위기는 사고하려는 머리를 꽉 껴안는다.

나도 모르겠다. 무슨 의도인지도 모른 채 올려다본 시선은 그 눈동자를 마주친다. 모든 것을 용서하는 상투적인 여신처럼 눈을 가늘게 뜨고서 뱉은 말들은, 나의 이성을 녹아가는 얼음처럼 풀어나간다.

"손대도 괜찮아"

눈동자와 가슴을 자꾸 오가다 내 안의 무언가가 끊어졌다.





-----





"응, 하아..앗"

부드러운 살갗에 손가락을 실으면 츠바사의 몸은 바짝 내게 맡겨지고, 설탕 과자 같은 교성이 귓가를 스쳐 지나간다.

자신의 가슴과는 전혀 다른 깊이와 달라붙는 듯한 탄력에, 이성을 억제한다는 선택지들은 점점 뇌로부터 떨쳐지고, 대신에 욕망만이 계속 샘솟는다.

나지막이 이름을 부르면 내 어깨에 기댄 머리를 일으키고, 츠바사는 내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며 "뭐라고~?"라고 속삭인다.

기분 나쁜 웃음과 10cm도 안 되는 거리 같은 건 전혀 신경 쓰이지 않게 됐다.

말을 더듬고 있으면 말없이 나의 욕망을 눈치챘는지 츠바사는 가늘게 눈을 뜨면서 천천히 나와의 거리를 제로로 만들었다.

처음에는 닿았는지조차도 모를 한순간만 겹쳤다가, 둘, 셋, 넷에는 아기 새처럼, 다섯에는 서로의 열기를 확인하듯 지그시, 마지막에는 얽히듯, 깊이, 탐닉하듯.

"흐으응..."

"하아....흐읏"

마지막 만남에서 입술은 떨어지지 않는다. 그녀가 놓으려 하지 않는다. 살짝 벌어진 틈으로 새어 나오는 소리와 얕은 호흡 소리가 좁은 방안을 채운다.

굶주린 정욕을 채우고 가학심에 빛나는 진홍빛 눈동자는 내 온몸의 힘을 빨아들인다. 마치 흡혈귀처럼 입가에서부터 점점.

내 손이 그녀에게서 스르륵 떨어졌고 대신 그녀의 손이 내 음부를 만졌다.

"읏, 응앗!"

동시에 떼어낸 입술에서 가장 먼저 뿜어진 것은 얼마 남지 않은 청량한 헐떡임.

내 입에서 나올 수 없는 그 목소리를 즐기듯 자꾸 위아래로 완급을 조절하며 스쳤고, 알면서도 소리를 멈출 수 없었고, 두 손을 몸이 넘어지지 않도록 벽에 붙였지만 거의 의미가 없었다.

"그렇게 체중 실으면 들어갈 텐데? 봐, 들어간다니까~"

그런 목소리만이 내 의식을 이어준다. 자위했을 때부터 이미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었다. 츠바사가 손가락을 넣으려 하면 내 몸은 순순히 받아들일 것이다.

그런데 츠바사는 그것을 하지 않는다. 덧그리는 움직임은 멈추지 않고 있지만, 그래도 손가락이 위를 향하려 하지는 않는다.

마치 나를 기다리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 줄 알고 이 선은 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계속해서 주어지는 달콤하고 가벼운 쾌락을 거역하지 못하고는 구걸한다.

"으... 츠바.. 사....."

"응~? 왜?"

"너.. 넣어.. 넣어주...... 넣, 응앗, 하아앗!"

내 말을 막듯 음핵을 가볍게 긁더니, 힘을 잃은 나는 마음의 준비도 되지 않은 채 츠바사를 받아들였다.

"들어가 버렸네, 시즈카 쨩"

"흑, 흐으으"

"기분 좋아? 기분 좋지? 시즈카 쨩, 넣고 싶어 했잖아?"

말을 이어갈 수 없다. 삽입된 순간의 여운이 아직도 내 의식을 아찔하게 한다.

불규칙하고 거친 숨결밖에 돌려주지 않아도 츠바사는 진심으로 기쁜 듯이 나를 바라보고 있다.

손가락은 내 감촉을 느끼듯, 그러면서도 아프게 하지 않으려는 듯 상냥하게 내 안을 어루만지다 열띤 한숨을 내쉬자마자 바로 똑같은 곳을 툭 하고 자극한다.

"츠바.. 사아앗... 으읏!"

"응, 가고 싶지? 가고 싶지?"

시간이 3분도 채 되지 않았는데 나는 이미 한계점에 도달해 있다. 온몸이 미지근한 물에 잠긴듯한 묘한 기분과 나로부터 흘러넘치는 말에 호응하며 나의 의식을 깊숙이 침식하는, 신경이 녹는 듯한 츠바사의 목소리. 손가락의 움직임은 완만해서 아프지 않다. 오히려 넣자마자 내가 원하는 곳을 기억하고는 때론 피하고 때론 간지럽힌다. 내 모든 것이 츠바사의 지배하에 놓인 듯한 느낌. 그런데도 이런 상황에서 싫다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었다.

"아핫, ... 좋아, 가버려"

더 늘어난 이물감과 어느새 내 가슴에 밀착해 있던 손가락이 비틀리는 순간 내 의식은 하얗게 흩날렸다.




"츠바사, 무슨 일이야? 미라이가 네가 나를 불렀다고 하던데"

"시호 쨩은 시즈카 쨩을 어떻게 생각해?"

"... 질문의 의미를 모르겠네"

"흐음..? 뭐, 됐어. 그럼 괜찮은 거지?"

"뭘...! 츠바사, 그 손가락은 뭐야?"

"아, 이거~? 음.. 뭘까? 그럼, 난 이만 가볼 테니 '청소' 잘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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