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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분석] 스포츠 vs 개인수양

Murat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4.07 10:46:39
조회 67 추천 3 댓글 1


   정확히는 스포츠를 입시로 고쳐보는 게 좋을 듯

   황당한 예를 들자면 조선 성리학 vs 일본 성리학


   조선 성리학은 관학(官學) - 과거시험화되고 나서 기득권층의 입장에 반론할 수 없어져 사상적 퇴보를 겪기 시작함

   그것이 당나라의 유교도 그렇고 청나라의 고증학도 마찬가지.

   하지만 과거시험이 없었던 일본에서는 성리학이 개인의 수양측면이 강함

   그러니 사상적 다양성을 갖추고 두루 발전해나가다가 메이지 유신의 뿌리가 되었음.


   조선이 유교 때문에 망한 게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유 : 그런 식으로 말하면 일본은 유교가 없었으면 메이지 유신이 되었을까?


   지적작업에 있어서 데이터는 데이터대로, 지식은 지식대로 다르다라는 게 최근 얻은 깨달음이고 실천 중.

   예를 들어 어떤 동작을 취하는 데 있어서 그 매뉴얼이나 동영상을 모으고 분류하는 게 데이터 작업이면

   그 동작을 직접 실천해보고 연습하고 변화를 꾀해보는 것이 지식 작업이라고 하겠음.


   그런데 한편으로는 스포츠적 관점과 수양적인 관점도 구별해야 한다고 생각함.


   쉬운 예로 고교수학이야 스포츠(=입시)에 치우친 분야라는 건 설명할 필요가 없으나

   고교수학으로 자기수양이 가능하다라고 하면 그게 뭔 쌩뚱맞은 소리냐할 것 같은 반응이 대부분이나

   실제로 입시에 연연하지 않는다면 고교수학은 자기수양 측면에서는 굉장히 가성비가 좋은 분야다 (믿을 사람이 없지만)


   개인수양이 좋은 건 자기만을 위한 유니버스 속에서 쉴 수 있기 때문이다.


   SNS가 골칫거리인 이유는 남들과 부대끼고 접촉하면서 자아/취미/사생활이 스포츠화되기 때문

   외모든 정신이든 남에게 보여주고 싶어하고 취미도 고급스럽게 과시하고 사생활조차도 연출해야하니 안 피곤하겠나


   아랫 세대로 갈수록 

   - 어느 맛집에 가서 먹었다라고 인증샷

   - 해외 어디 다녀왔다라고 과시


   솔직히 말해서 저게 개인적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기도 했고 

   단순히 소비지향적이라기보다는 왜 자기 자신을 맥도널드 햄버거 같은 공산품으로 만들려고하는가하다가

   최근에 체육철학 강의를 듣고 깨달은 것이


   한국에 그나마 남아있었던 어떤 "개인수양", "~도(道)"라는 게 어느 순간 감쪽같이 사라져버렸단 것이다.

   무협지 무술은 영상의 CG나 게임의 스킬로 전락해버렸고

   태권도장이야 사실 보육원이고 태권도 자체도 점수 따려는 올림픽 종목으로 전락(?)했고

   사람들이 운동하는 것도 어떤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젝스하기 위한 몸을 만들어서 이성에게 과시하기 위해서라고 보니

   그 모든 것들이 스포츠화라는 것으로 풀이되어버리더라


   이번에 의사파동만 보아도 솔직히 공부 잘 한 친구들이 뭐 저런 바보같은 반항을 하나 하는 것도 느낀 것이

   인터넷 이전 시절이야 국영수를 개인수양 차원에서 공부한 사람들이라면 실력자일지도 모르지만

   인터넷 보급 후부터는 인강만 때려박는 스포츠화로서 영혼없는 공산품이 되어갔다라고 생각해보면 풀이되는 측면이 많다.


   개인적으로도 그래서 어떤 특정 분야에 있어서 타인들처럼하는 것에 대해 느꼈던 거부감의 근거를 정리할 수 있었는데

   나야 다소 꼰대스럽고 옛날 스타일을 좋아하니까 수양적 측면을 굉장히 강조하는 입장인데

   반대로 현재 한국인들 대부분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천편일률적인 스포츠 경쟁 자체에 길들여져버린 것만 보아도 그렇다.


   영상/사진 찍고 공유하기 좋은데다가 굉장히 풍요로운 시절이지만

   손편지쓰고 필름사진도 한장 겨우 찍던 그런 시절보다 사람들이 더 행복하다고 할 수 있을까?

   기존에는 이걸 자본주의 어쩌구저쩌구아쩌구자짜구 이렇게 무성의하게 풀이했지만

   스포츠 vs 개인수양으로 풀이하면 굉장히 명료하게 설명되는 것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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