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 살아온 집사가 17년간 모셔온 천사님 떠나보낼 준비중임...

우리 먹보 영감님이 3일정도 전부터 좋아하던 간식도 잘 안먹고 식사는 일절 안하시고 힘이 없었음...

뚱냥이던 그 덩치는 어디가고 홀쭉 해져버리신 우리집의 어르신천사님.

몇년전부터 이러다 죽겠다 싶을 정도로 살이 쪄서 어느정도 건강식을 챙겨줬었고 몇달전만 해도 다시 잘 뛰어뎅길 정도로 건강해졌었는데

지금 보니 더 좋아하는거, 더 맛있는거 왜 더 많이 왜 안챙겨줬나 싶다.

노환으로 인한 문제라는거 예상하면서도, 머릿속으로 알면서도, 혹시나 어디가 아파서 그런게 아닐까, 나을 수 있지 않을까? 라는 마음으로 병원에 데려갔음.

예상대로 검진결과는 노환으로 인해서 떠나는 과정 소견으론 아마도 다음주쯤 떠날거라는 말을 들으니 멍 해졌음

그래도 큰 병 없이 오래오래 안 아프고 잘 산거라고 해주셨다. 이게 제일 좋은거라고.

최소한 어디가 크게 아파서 고통스럽게 떠나는게 아니라 다행이라 생각은 했지만서도.... 가슴이 먹먹한게 사라지진 않음

물론 노령묘 키우는 입장에서 언젠간 다가올 순간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도 했지.

붙임성이 엄청난 샴냥이라 퇴근할때마다 항상 반겨주는데 유독 깊이 잠들어서 집에 들어와도, 이름을 불러도 한참 대답이 없어서 놀래서 집을 다 뒤집어본다던가...

그러다가 하품하면서 어디 구석에서 나오면 놀란가슴 쓸어내리는 일도 많았음...

그러면서도 우리냥이 나이를 자각하며, 불안해하는 만큼 계속 마음으로 조금씩은 준비하고 있었음.

나이가 많이니까... 고양이는 티가 안 나니까 갑자기 언젠가 내 곁에서 사라지는 날이 올거라고... 더 불안했음

어떻게 보면 자기가 얼마 안 남았다는걸 알려주려고 이런 모습 보여주는건가 싶다.

준비할 시간 줄려고....

근데 이제와서 좋아하는거 챙겨줘도 먹지도 못하는 모습 보면 진짜 너무 마음이 아프다..

할 수 있는거 열심히 했었다는거 알면서도 그냥 지나면 다 부족했던 것 같은게 가족을 떠나보내는 사람들의 마음이 아닐까

진짜 진짜 진짜 준비 많이 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우리 냥이 생각만 하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갑자기 떠나는것보다 나으니 이왕 알게된거 남은 시간 행복하게 보내도록 해야겠다.

그냥 넋두리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글 다 써봄....가독성도 구리고, 그다지 영양가 없는 내용이라 미안하다.

그리고 거의 1년 전쯤에 인증글 하나 올리고 다시 쓰는 글이 이런 글이라 미안해

그리고 모두 나중에 후회없도록 집에 계신 천사님 더더욱 사랑해주길 바란다.

난 이제 결혼 전까지 아마도 새 천사님을 데려오긴 어려울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