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 41기는 학교를 떠난다.

얼마나 도움이 될진 몰라도 마지막으로 학교ip로 쓰는 글이니 후배들을 위해 조언 몇개 하고 간다.


42기에게

내년이 가장 중요한 해란 것은 굳이 언급 안해도 알겠지만, 3모 6모 9모 끝나면 분명 해이해진다. 나도 그래서 재수하니까... 제발 반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고 플래너 짜서 그거 확실히 지켜라. 어차피 2학년때 정시 수시는 다 정해졌으니 본인 할 일 열심히 하면 된다. 1년은 생각보다 기니까 처음부터 너무 빡쎄게 달리면 퍼진다. 글고 제발 담임이랑 대립하지 마라.

불법을 장려하는거라 좀 찔리지만... 혹시 자료 부족하면 텔레그램에서 받아라. 너네 선배들도 다 그렇게 했다. 그리고 경험담인데 선배들 책 주워봤자 99% 다시 쓰레기통으로 돌아가니까 걍 냅둬라.
기숙사 관련은 내가 남자쪽만 알아서... 일단 엘베 없는 가동에 온걸 환영한다. 대신 방은 두배정도 넓고 X00호는 3배가량 된다. 엘베 없는것도 짐 옮길때만 힘들지 어느정도 살다보면 적응되니까 너무 ㅈ같아하지 마라. 와이파이는 역시 기대하지 않는게 좋다.

지하 1층에 자습실 두개, 지하 2층에 자습실 1개 있는데 셋다 와이파이도 그렇고 도서관이나 나동의 그것보단 낫다. 2층 노자는 공부하기 싫을 때 가는 곳이다. 마지막으로 내가 참고 살아서 개같았기 때문에 하는 말인데, 다른 놈때매 진짜 힘들다 하면 제발 제깍제깍 신고박아라.


43기에게

사실 너네는 내년에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대학으로 가는 갈림길의 수가 정해진다. 1학년이 끝나면 이미 대학 갈 놈이랑 못 갈 놈이 다 보인다고는 하지만, 2학년때 일발역전하는 경우가 많으니 제발 수시든 정시든 포기하지 마라. 담임이랑 대화를 가장 많이해야 할 시기니까 제발 상담 신청받을때 다 넣어라. 그리고 2학년때부터 달라진다고 시험 끝난날도 공부하는 병신이 되지 않길 바란다. 그런다고 대학가는거 아니다. 어떻게 아냐고? 글쎄...

너무 공부 얘기만 했는데 사실 내년은 너네한테 존나 재밌는 한 해다. 학생회 선거, 체육대회, 수학여행, 카일라이... 다 너네 꺼다. 그리고 연애는 망설이지 말고 해라. 고등학교 시절의 연애는 다시는 못하는 풋풋한 경험이니까 대학교 가고 연애하란 소리는 싹다 개소리다. 헤어질 때 헤어지더라도 다들 예쁜사랑 하자.


44기에게

막막하지? 너네는 이 글 전문 다 읽어야한다. 사실 나야 다 끝났으니까 3년 존나 짧다고 하는데, 3년 긴거 맞다. 힘내라. 정보글은 이미 여기 많으니까 생각나는대로만 쓴다.

기숙사 처음 들어가면 특히 남자들은 많이 힘들꺼다. 특히 대부분의 아이들이 기숙사 생활을 겪어본 적이 없어가지고 더 그렇다. 원래 여기서 배우는 거니까 큰 걱정은 하지 마라. 기숙사 입소 시간에 딱 맞춰 오지 말고 그냥 아예 일찍 와서 짐 먼저 푸는게 정신건강에 이롭다. 1년 내내 은근 거슬리는 화장실 맨 윗 선반 점유권과 빨래통 침세권을 선점하자.
물품 관련해서는 할 말이 좀 있긴 하다. 꼭 하나씩 빠뜨리는 얘들이 있어서... 대부분 물품은 다이소에서 구하자. 대신 우리때와 다르게 존나 멀리 이전되는 바람에 왔다갔다하기 힘드니 한번에 끝내는 걸 추천.
다음은 우리때 학교에서 강조하지 않았지만 있으면 좋은 물품들과 내가 따로 언급하고 싶은 물품들이다.


침대에 거는 바구니 - 2층인 사람은 필수, 특히 안경잽이들.

멀티탭 - 당연히 챙겼겠지만 3구 이상에 불 들어오는게 편함.

페브리즈 - 같은 성별의 청소년이 넷 이상 모이면 냄새가...

손세정제 - 룸메들과 돌아가면서 사도록 하자.

운동기구 - 남학생은 사지마라. 나동에 41기의 유명인이 싹 깔아놓음.

커블체어 - 난 쓰지 않지만 본인이 맞다면 쓰는게 좋다.

샤워기 헤드 - 본인 피부가 민감하면 사는게 나을수도?

좋은 옷걸이 - 옷장도 좁은데 기숙사 싸구려 옷걸이는 옷 다 늘어난다.

소화제 - 상비약 중 소화제를 제일 많이 썼던것 같음.

비닐 - 선택사항이긴 하다만 은근히 쓸 데가 많으니까 귀찮아도 부피 작으니까 좀 챙겨라. 기숙사 내 취식한 것들 버릴 때라던지...

화장실 앞 발 수건 - 모두 공용으로 써야되고 세탁이 골때리지만 감수할 수 있다면 추천.

홈매트 - 여름 인권템.

안대/귀마개 - 밤귀가 밝으면 필수. 이놈들 코 은근 많이 곤다.

텀블러 - 놀랍게도 안갖고오는 놈들이 생각보다 많은데, 생수 사먹지 말고 그냥 텀블러 쓰자. 정 세척하고 싶으면 걍 칫솔치약 써라.

벽지 - 이건 뭔 개소리냐고 할 수도 있다만... 지금 사라는 건 아니고, 나중에 장마철에 곰팡이 피면 사감들은 처리하는데 3달 걸리니까 다이소 도배용 벽지로 니들이 땜빵처야 할 수도 있다.

알코올 티슈 - 여기 더럽다.


이 정도가 되겠다. 그리고 절대 다 사라는게 아니다. 알아서 판단해서 정말 필요하다 싶은것만 사자.
기숙사 일정은 알 테니, 역시 내가 생각나는 것만 쓴다.

아침점호하고 7시 반 전까지는 다시 자도 된다. 이걸 리잠이라고 한다.

전기는 12시 10분 ~ 4시 30분동안 안들어온다. 방 전등도 같이 꺼지므로 스위치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으면 4시 반에 불이 켜지는 불상사가 생긴다. 꼭 새벽에 전기를 쓰고 싶다면 화장실 코드를 이용하자. 화장실은 항상 전기가 들어온다.

방 입구에 센서식 전등이 있는데, 거슬리면 메모지로 센서를 가려도 괜찮다. 애초에 가동은 그게 베이스다.

요새는 많이 완화됬지만 음식물 규제가 있다. 사실 사감한테만 안걸리면 된다...

1학년 남학생들은 도서관까지 가기 싫다면 기숙사 DMS에서 당일 오전 6시 반부터 신청 가능한 노자(노트북자습, 와이파이도 되며 각 층마다 몇자리 존재), 컴자(컴퓨터자습, 나동 지하 1층 컴퓨터실 중 하단부)를 애용하자. 여학생의 경우는 과제가 아니면 별로 갈 일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가끔 정신나간 놈들이 해킹을 시도하니 보정안된 증명사진 털리기 싫으면 반드시 비번을 바꿔라. 두 번 바꿔라.

기숙사 사감들이랑 친하게 지내면 편하고 재밌다. 친한 척 하면 잘 받아주니까 넉살좋게 살자. 기숙사 관련은 이정도가 되겠다.

학교는 사실 할 말이 별로 없다. 그냥 담임 말 잘 기억하고, 친구들 많이 사귀고, 놀땐 놀고, 공부할 땐 하면 1학년치고 평균이상이다. 사실 1학년때 가장 중요한 것은 공부습관을 확립하는 것이다. 야자랑 기자는 자유시간이 아니라 자습시간이다. 이게 안된 놈 치고 재수 안하는놈 못 봤다.
그리고 가끔 친구가 없을까봐 걱정부터 하는 소심이들이 있는데, 기숙사 룸메들도 있고 여기 애들이 좀 이상해도 착하긴 해서 너가 정상적으로만 산다면 밥먹을 사람이 없을 수가 없다.
선생님들 관련해서는 몇분이 이 갤러리를 확인하시기 때문에 학교 와서 직접 겪거나 동아리 멘토들한테 물어봐라. 'ㅊ' 선생님 전 약속을 지켰습니다.
그리고 많은 애들이 착각하는데, 동아리가 대학을 보내주지 않는다. 시간 지나고 보면 존나 웃기기만 하니까 제발 동아리에 목숨걸지 말자. 1학년때부터 정시를 하겠다는 병신은 없다고 믿으니까 이만 줄인다.



???: 근데 너는 얼마나 잘났길래 이런 글을 쓰냐?
나는 3문제를 더 틀려 의대에 가기 위해 강남에 위치한 모 재수학원으로 갈 예정이다. 내신도 2점대 밑이니 위 말대로 딱히 잘난 놈은 아니다. 그렇지만 저 조언들은 내가 몸소 겪은 것들이니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어서 글을 남긴다. 이 경험들을 묻어두긴 아깝지 않은가?
혹시 물어볼 수도 있어서 남기는데, 나는 인강으로만 공부했다.
국어 - 강민철

수학 - 현우진

영어 - 이명학

물리 - 배기범

화학 - 고석용

생물 - 윤도영...은 없으니 비유전의 백호와 유전의 한종철을 추천한다

지구 - 오지훈
만약 학원을 다니고 싶다면... 내가 여러 학원의 자료들과 친구들의 후기로 미루어때, 학원은 시대인재를 강력 추천한다.



마치며


3년동안 힘들 때도 많았고 즐거울 때도 많았다. 여기서 우리가 상산고 욕을 많이 하지만, 그래도 좋은 학교라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아마도 욕하던 놈들도 이 학교를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이 글을 읽은 후배들과 좋은 대학에서 만나기를. 항상 너희를 응원한다!
- 한 41기 남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