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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ㅅㅍㄱㅁㅇ(미오 ㅅㅍ?) 알리오올리오모바일에서 작성

ㅇㅇ(61.82) 2024.05.27 22:40:23
조회 592 추천 19 댓글 7



사아실 예전에 한 번 엄청 뜬금없는 타이밍에 비슷한 글을 올린 적이 있었는데
시점도 시점이고 워낙 지루한 장문이다보니… 읽은 사람 수가 많지 않아서 민망한 김에 얼른 내렸었어ㅋㅋㅠ 그때 댓글 달아준 바발들은 너무 미안해

약간 스포?
리처드 오스카 사이에서도 써니 치치 사이에서도 항상 원하는 만큼 녹아들지는 못하는 스티비가 눈에 밟혀서
오직 스티비를 위해! 충분히 어른이 되고 강해진 후에 플로렌스를 만난다면 어떨까 상상하며 써 본 글이야
*그래서 극 안의 시간과 사건 순서나 시점이 조금씩 달라 참고해줭




————



그가 내미는 동전은 늘 깨끗했다. 때로는 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동전의 은빛 표면이 너무 어여뻐서 그것을 빵조각을 사거나 낡은 구두 밑창을 가는 일 따위에 사용하는 것이 아깝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런 날은 다른 동전들을 죄다 필요한 물건으로 맞바꾼 후에도, 혹은 운이 나빠 모은 돈의 대부분을 다른 덩치 큰 놈들에게 빼앗기는 일이 일어나도 그 반짝이는 동전만은 나의 손 안에 남겨두어야만 했다. 손바닥 속에 빛나는 금속을 담고 주먹을 꼭 쥔 채로 빛나는 뉴욕의 다운타운을 거니는 일이 나는 좋았다. 하지만 그렇게 동전을 쥔 손아귀에 힘을 준 채로는 동전의 빛을 더이상 바라보지 못한다. 흐릿하게 남아있던 찹찰한 감촉조차 사라지고 동전이 나의 체온에 완전히 물들 무렵이 되면 나는 이내 그 금속 조각에 대한 흥미를 잃고 말았다. 결국 다음 날 아침 해가 뜨기 전에 그 동그란 금속은 방금 들이켠 스프를 감쪽같이 잊고 다시 배고픔에 으르렁대고 있는 나의 배를 채우는 데에 사용되곤 했다.


깨끗하든 지저분하든 돈은 돈이다. 돈에 묻은 찌든 기름 떼나 벌건 녹 따위보다 중요한 건 그 돈에 새겨진 숫자의 크기였다. 그리고 돈은 손 안에 지니고 있을 때가 아니라 그것을 다른 물건과 교환하는 순간에 의미를 띤다. 아주 어린 나이에도 나는 그것을 알고 있었다. 알파벳은 읽지 못했어도 돈에 새겨진 동그라미의 개수는 기막히게 헤아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금발에 정장을 떨쳐입은 그가 어김 없이 같은 시간에 등장해 또 한 번 흠 하나 없이 반짝이는 동전을 내밀 때마다 그를  퍽 반겼다. 어쩌면 날이 바뀌기 전 그 동전을 매번 미련 없이 처분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다음 날 아침 다시 나타날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가끔씩은, 터무니 없는 사치를 부리기도 했다. 땅거미 아래에서 반쯤 시들어버린 꽃들을 거두어 터덜터덜 발걸음을 옮기는 소녀 중 하나를 붙들고 동전을 내미는 것이었다. 그 거래는 서로에게 너그러웠다. 나는 다음 날이 되면 틀림 없이 더 시들어버릴, 그래서 더이상은 팔아볼 수도 없는 그들의 마지막 짐을 가치있는 동전으로 바꾸어주었다. 그 소녀들은, 그러면 셈 따위 없이 나에게 남은 꽃을 모조리 안겨주곤 했다. 고작해야 손바닥 한 구석이나 차지하던 금속을 내어주고 나는 품 안을 가득 채우는 뿌듯함을 맛볼 수 있었다. 리본이나 하늘거리는 포장재는 필요하지 않았다. 팔다 남은 신문지를 펼쳐 그 거대한 꽃다발을 모조리 감싼 뒤 나는 그것을 끌어안고 불편하지만 향긋한 잠을 청하곤 했다. 그 꽃다발은 다음 날 반짝이는 새 동전과 신문 한 묶음을 바꾸기 위해 그가 나를 찾아올 때까지도 내 품 안을 지켰다. 자주는 아니었다. 몸뚱이의 절반 만한 꽃 무더기를 끌어안고 신문을 팔겠다고 뒤뚱거리는 것은 생계에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가끔 쯤은 그런 낭만도 느껴보고 싶었다.


그렇게 꽃다발을 끌어안고 있는 나를, 신문을 사러 온 그는 평소보다 조금 더 오래, 조금 더 오묘한 표정으로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리고 신문을 대신 사다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며 평소보다 더 많은 동전을 내밀었다. 그가 대여섯 부나 되는 신문을 정말 누군가에게 전해준 것이든, 그것을 가지고 벽을 바르거나 불쏘시개를 쓰든 그것은 나에게 하등 중요한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반짝이는 동전 여러 개가 손 안에서 굴러다닌다는 사실은 좋았다.


어느 날 아침 그는 나에게로 다가와 조금도 반짝이지 않는 무언가를 내밀었다. 반으로 접으면 꼭 내 손바닥 만한 크기가 되는 지폐였다. 그 파르스름한 종이돈에는 동그라미가 고작 하나 밖에 그려져있지 않았지만 나는 그것이 내가 매일 아침 받던 동전 보다 훨씬 큰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신문을 모두 다 사고 싶어. 이 돈이면, 될까?


내가 뭉쳐 들고 있는 신문이 정확히 몇 부인지조차 알지 못했지만 틀림 없이 그 돈은 부족하기는커녕 일주일 치 신문이라도 사고 남을 액수였다. 나는 양심적으로 그에게 돈을 거슬러 주어야 할지를 잠시 고민했으나 주머니를 채운 동전을 모조리 털어내더라도 그에게 줄 거스름돈으로는 부족하겠다는 계산을 떠올려냈다.


그는 분명히, 부자였다. 그리고 나는 그가 썩히 착하지 않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이미 소문으로 들어 알고 있었다. 경찰은 그를 미워하고 정치인들은 그를 향해 혀를 찬다고. 행인들은 그가 지나칠 때 길 한 구석으로 시선을 피했으며 길거리의 부랑자들은 그가 사는 집-그것은 리틀 이태리 주변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거대한 멘션이었다- 근처에는 잠자리를 잡지 않았다. 나쁜 사람의 돈이라면 조금은 빼앗아도 되지 않을까.

어쨌든 그때 나는, 그를 노려보던 경찰들의 표정이 그의 부하들이 내미는 봉투와 함께 순식간에 유해진다는 사실, 쯧쯧 소리를 내던 정치인들이 밤에는 그의 돈으로 운영되는 소셜클럽의 문을 밀치고 들어가 야릇한 연기를 빨아들인다는 사실들까지는 알지 못했다. 그리고 그 무렵 그가 그런 일들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 손을 쓰기 시작했었다는 사실도.


그래서 그 짧은 고민 끝에 나는 뻔뻔하게 고개를 끄덕였고, 묵직한 신문 뭉치를 그에게 넘긴 뒤 난생 처음으로 만져보는 종이 돈을 건네 받았다. 그는 내 머릿속을 스친 생각들을 모조리 읽은 듯이 웃음을 지었다.


내가 모자를 슬쩍 들어올리고 그 큰 돈을 모자 챙 뒤편에 끼워 넣으려 하자 그는 내 손목을 가볍게 붙들었다. 싱긋 웃는 미소는 그대로였다. 그가 내 손에 잡힌 돈을 도로 가져갔을 때 나는 잠시 동안 그가 정말로 염치 없는 불한당이었다는 사실에 배신감을 느꼈다. 하지만 그런 배신감을 얼굴로 드러내기도 전 그는 내 옷깃을 젖히고 웃옷 안주머니에 그 지폐를 넣어 주었다. 그제서야 나는 그의 의도를 깨닫고 조용히 머쓱한 기분을 맛보았다.


-돈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금고에 넣어두는 것이지.


-…


-하지만 그 방법이 여의치 않을 때에는, 그 돈을 무기 옆에 놓아두는 게 좋아. 좀도둑들은 그걸 집어가려 하다가도 총이나 칼을 보고 멈칫하기 마련이니까.


그는 내 옷깃을 다시 여민 뒤 가슴깨를 다정히 토닥였고, 나는 그가 내 안주머니에 들어있는 주머니칼에 대해 대체 어떻게 알고 있는지를 홀로 궁금해하는 수밖에 없었다.


-자, 이제 오늘 일은 끝났구나. 신문을 다 팔았으니.


-…그렇죠, 뭐.


-그럼 나한테 시간을 좀 내줄래?


나는 미심쩍은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에게서 부당이득을 취했다는 사실이 여전히 흐릿한 죄책감으로 남아있었기에 나는 그 제안을 수락했다. 그가 나를 이끌고 찾아간 곳은 번듯한 이탈리안 리스트란테였다. 창 너머로 엿보던 날이 많아 익숙한 장소였지만 그 안으로 발을 들여 놓은 것은 처음이었다. 숙모가 다리 밑에서 기다리라는 당부를 남기고 영영 사라지기 몇 시간 전, 나와 마주앉아 어딘지 초조한 표정으로 내게 기름진 음식들을 안겨 주었던 그 식당보다도 몇 배는 더 널찍했다. 하지만 긴장은 하지 않았다. 그의 곁에 나란히 서는 일이 처음이었는데도 그에게는 옆의 사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능력이 있었다.


나는 평범하고도 평범한 음식을 선택했다. 돌아보건대 내가 항상 갈구해오던 것은 바로 그런 것이었다. 평범함.

이탈리아 음식점 답게 스투치키니, 안티파스티 따위의 작은 접시들로 한참 동안 요란을 떤 끝에 마침내 내가 고른 파스타가 테이블 위에 자리를 잡았다. 나는 들뜬 마음으로 가느다란 면들 사이에 포크를 찔러 넣었다.


-나쁘지 않지.


나쁘지 않은 정도가 아니었다. 완벽한 올리브 오일, 완벽한 갈릭, 완벽한 바질과 완벽한 알덴테였다. 온도까지도 끝내주게 맞아 떨어졌다.


-아마 뉴욕에서 알리오올리오를 가장 그럴싸히게 만드는 집일 거야. 마늘을 볶는 정도가 조금 과하고 올리브오일의 매운 향을 잡는 게 아쉽긴 하지만.


-…


-처음부터 피쿠알보다는 아르베끼나를 썼다면 더 좋았을 텐데. 그리고 가끔씩 스파게티니가 약간 오버쿡이더군. 물론 워낙에 시간 조절이 힘든 파스타인 건 이해해. 오늘은 어때? 눈으로는 괜찮아보이는데.


나는 길거리의 아이들이라면 어련히 가져야 할 소양으로서 꽤 밝은 눈치를 지니고 있었다. 그리고 그가 지금 하려는 일이 이 따끈한 파스타 한 접시를 신랄히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나와 어떻게든 대화를 나누어보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내가 먹고 있는 이 알리오 올리오보다도 더 완벽해 보이는 그가 이런 어색한 방식으로 밖에 분위기를 풀 줄 모른다는 사실이 꽤나 흥미로웠다. 그리고 그 대상이 바로 나라는 사실도. 나는 그를 향해 그가 지었던 것과 비슷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요리를 좋아하세요?


그는 되돌아온 나의 질문에 잠시 얼굴을 굳혔다. 예상치 못한 물음을 어떻게 받아쳐야 할지 고민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침묵은 길지 않았고 그는 이전 보다 더 밝은 웃음으로 눈꼬리를 휘었다.


-그래. 무척이나.


나는 그 대답에 담겨 있는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그로부터 멀지 않은 날, 나는 어느 사이에 그 거대한 멘션이 나 자신의 집이 되어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는 그의 이름이 써니보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내가 그를 부르는 단어는 그 이름이 아닌 ‘보스’였다. 멘션에는 내 방이 생겼고 총을 찬 솔져들은 저들 멋대로 내 이름을 줄여 스티비라 칭하기 시작했으며 나는 매일 저녁 패밀리 식사 자리에 태연히 끼어들게 되었다. 그리고 난 언제든 원한다면 또다시 그 훌륭한 알리오 올리오를 먹을 수 있었다.


써니보이를 향해 나를 이곳으로 데려온 이유를, 그리고 그 많은 신문팔이들 중 굳이 나를 선택한 이유를 질문한 적이 있었다.


-…닮아서.


대답은 짧았고, 그나마도 보스 답지 않게 지나치게 나지막했기에 도무지 알아들을 만하지가 않았다. 내가 솔져들에게 달려가 그 답변의 의미를 함께 추측해 달라고 요구했을 때 그들은 대체로 같은 반응을 보였다. 아마 네가 보스의 어린 시절을 닮았나보다. 써니보이 보체티는 길거리에서 자란 아이였으니까. 너처럼 말이야. 부모에게 버림을 받았댔나, 아님 부모가 일찍 죽었다던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연한 마피아인 그가 보체티 패밀리의 친자가 아니라는 사실은 과연 충격적이었다. 하지만 그 설명은 어딘지 석연치 않았다. 그는 막 열두 살 생일이 지난 나보다 1피트하고도 2인치는 더 큰 키를 가지고 있었고 지독하게도 근사한 미소를 짓는 사람이었다. 요리를 좋아했지만 그건 나를 제외한 모든 이들에게 비밀인 모양이었다. 노란 장미를 보면 늘 지나치지 않고 한 다발을 사들어야 직성이 풀렸다. 종종 티라미수가 담긴 상자를 들고 대문으로 들어서곤 했지만 그것을 먹는 모습을 보인 적은 없었다. 그리고 패밀리 비즈니스를 기막히는 속도와 정확도로 모조리 처리하고 남는 시간에는, 늘 정원 한 켠의 벤치에 주저 앉아 생각에 잠기곤 했다. 어느 하나 나와 비슷한 구석이 없었다. 외모도, 취향도, 성격도 모두 딴 판이었다.

단 한 사람, 롸코만은 나에게 다른 답을 건네 주었다.


-글쎄, 그리 닮지는 않은 것 같은데.


그것은 대답이라기보다는 나에게 또다른 의문에 가까웠다.


-그냥 어떻게 해서라도 닮은 사람 하나 쯤은 찾아야 했나보군.


롸코가 생각하는 그 대상이 다른 솔져들의 의견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만큼은 확신할 수 있었다. 나는 그에게 더 많은 설명을 요청하지 않았다. 과묵하던 롸코에게 그 문장들은 이미 충분히 긴 것이었고 무엇보다 내가 물음을 쏟아내더라도 롸코가 더이상의 이야기를 내 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적어도 분명한 것은 그가 나에게서 그리운 누군가의 모습을 찾으려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나는 직접 그를 만나고서야, 그것이 바로 치치 보체티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로부터 9년의 시간이 흐른 뒤에야.

물론 그 때 나는 패밀리를 떠난 치치 보체티의 이름을 들어 알고 있었고 그가 보스와 같은 나이라는 사실 역시 알았지만 그 그리움의 대상과 치치 보체티를 겹쳐 보아야겠다는 생각은 시작조차 하지 못했었다. 그럴 만한 실마리가 전혀 없었다.


몇 년이 더 흐르고 내가 숫자와 알파벳을 모두 능숙하게 다룰 수 있게 되었을 무렵, 그리고 패밀리 멘션의 서재에 드나드는 몇 안 되는 멤버 중 하나가 되었을 무렵 나는 노란 장미 다발을 수레에 실은  한 소녀를 마주했다. 내가 길거리에서 신문을 팔던 시절 동전과 꽃 무더기를 맞바꾸던 그 소녀들 중 하나인지, 혹은 그들의 동생 중 하나인지는 알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나는 그 꽃을 보고 보스를 떠올렸다. 멍청한 행동이라 생각하면서도 나는 소녀에게 돈을 건네고 노란 장미를 골라 들었다.


패밀리 멘션으로 돌아갔을 떄 보스는 어김 없이 벤치에 홀로 자리를 잡고 앉아있었다. 무릎 위에 책을 펼쳐 두었지만 적어도 내가 보기에 그 책을 읽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나는 다가가서 그를 부르고, 머뭇머뭇 꽃다발을 건넸다.


써니보이는 노란 장미를 바라보았고, 나의 눈을 들여다본 뒤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꽃을 받아들며 어렴풋한 미소를 지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몸을 일으켜 나의 어깨를 꽉 끌어안았다. 나는 그 포옹에 반응할 길을 알지 못하면서도 내가 아주 터무니 없는 짓을 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에 안도했다. 한참 만에 어깨를 감싼 팔을 푼 써니보이는 내 눈을 다시 한 번 똑바로 들여보았다.


-스팁. 총 다루는 방법을 배워 볼래?


그것은 이전까지 내가 그에게 배우던 알파벳, 숫자 따위와는 전혀 다른 의미를 지니는 수업이 될 것이었다. 총을 손에 쥐는 순간 나는 정말로 솔져가 된다. 멘션 한 구석에 끼어 사는 업둥이가 아니라, 보체티의 멤버가 된다. 그리고 한 번 보체티가 된 이상 나는 그 선택을 되돌릴 수 없다. 나는 그 물음의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했고, 그랬기에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보스는 나를 위한 총 한 자루를 건네며 당부 한 마디를 그 위에 얹었다. 스팁, 총은 지키기 위한 거야. 해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평생 보스를 지킬거예요. 목숨을 바쳐서.


그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네가 지켜야 할 건 내가 아니야. 언젠가는 반드시 지키고 싶은 사람이 나타날 거야. 그 사람을 지켜. 아직 살아있는 사람.


마치 보스 자신은 이미 살아있지 않다는 의미처럼 들리는 이상한 문장이었다. 보스가 지키고 싶던 사람이 살아있지 않다는 의미이거나. 나는 보스가 건네던 동전 만큼이나 반짝이는 총신을 내려다보았고, 다시 고개를 들어올렸다.


-그럼 그런 사람을 만나기 전까지는요?


-그 전까지는, 네 자신을 지켜. 스팁.


보스는 짙은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고, 나는 보스의 명령을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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