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의 잔향 - 삿포로에 갈까요 미니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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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15

[일반] 아픔의 잔향앱에서 작성

여우솜

2021.02.19 01:05:08

조회 44 추천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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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한테는 병의 냄새가 나. "

무슨 뜻인지 물었지만 너는 한여름의 아지랑이처럼 얼버무렸을 뿐이다.

긴 시간을 앓아왔던 공간을 다시 찾는 건 그리 아픈 기분은 아니었다. 익숙한 천장이니까. 나는 아직도 내게서 나는 고통의 체취를 맡을 수가 없었기에 환자복을 입은 저들과 내가 여전히 다른 존재인 것 같았다. 적어도 네 앞에서, 나는 고열에 휘둘리지도, 전신을 절뚝거리지도 않으며 피멍이 가득한 상처를 건드리다가 피를 보지도 않았다. 그저 병이라고 불리는 습관들을 물과 함께 삼키는 일이 다였다. 적어도 네 앞에서는. 계속되는 어색한 침묵 속에 누군가 내 이름을 부르면 일어났다. 의자에 앉아 넋 놓고 고개를 끄덕이기만 했다. 오래된 병명 같은 건 도무지 중요하지 않았다. 한동안 네 말이 어디로 향했는지 궁금하여 새로 온 간호사를 추궁하기도 했다.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에게도 물었다. 내게 질병의 잔향이 남아있니? 이젠 귀까지 멀었는지 들을 수 없는 대답들이지만.

고정닉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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