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차 접어든 편집자이고

현재도 유튜브 편집자로 일하고 있어.

만약 유튜브 편집자로 용돈을 벌고 싶은 친구들이 있다면

개좆같고 죽여버리고 싶은 이 냉정한 현실을 참고해.

근데 사실 참고할 건 많이 없고 그냥 긴 내 넋두리야.

1. 머기업 스트리머

난 솔직히 운이 정말 좋은 케이스이긴 함.

유튭에 편집영상들 보면서 이딴 퀄리티면 나도 할 수 있겠다 싶어서

바로 프리미어 프로 년 결제 질러서 몇 주 습작 좀 하다가

내가 좋아하는 머기업 스트리머한테 영상 만들어서 보냈는데

운좋게 그 사람이 내 영상 생방에서 보면서 와 잘했다 하면서 데려감.

팬들도 내 칭찬을 엄청 해줘서 덕분에 고래마냥 춤추면서 그렇게 한 3달을 했는데

한창 작업 열심히 하고 있는 새벽에 갑자기 카톡와서

"OO씨 이번 달까지만 하시죠" 하면서 그대로 잘렸음.

이유를 물어봤는데 시청자들한테는 대체적으로 좋은 반응을 얻긴 했지만

확실히 경력이 짧았던만큼 갈수록 그 사람 마음엔 들지 않았던 것 같음.

그렇게 2주 뒤, 내 첫번째 편집자 생활이 끝남.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확실히 트위치도 유튭도 머기업이라 그런가

항상 편집자들한테 비즈니스 모드로 차갑게 대하는 것처럼 하긴 했지만

사실 존나 따뜻하고 그만큼 금액으로 보여 준 사람이었음.

거의 대기업 초봉 급으로 받은듯?

이 사람은 트위치 보면 모르는 사람이 없음. 지금은 훨씬 더 잘 나가는데

개인 능력이나 한결같이 성실한 모습을 보면 더 잘나가야 하는 사람임.

이 사람으로 영상 입문한 건 정말 영광이라고 생각함.

2. 하꼬 스트리머

그렇게 짤리고 그 3달 동안 번 돈으로 1달 대충대충 살다가

고정 10~20명 정도 보는 듀라한 스트리머 방송을 우연히 보게 됐음.

근데 얘가 왜 하꼬지 싶을 정도로 너무 재미있는 거임.

그래서 작업 2개 해서 혹시 언젠가 유튭 열게 되면 쓰라고

그 사람한테 보내줬었는데 며칠 뒤에 엄청 고맙다고 하면서

같이 유튜브 하지 않겠냐고 해서 또 운좋게 같이 하게 됐음.

처음엔 자기가 돈이 없어서 얼마 못 드린다 그러길래

내가 우리 같이 커가는 입장인데

그냥 벌어도 같이 벌고 못 벌어도 같이 못 벌자고 하면서

채널 수익의 30퍼를 달라고 했었음.

근데 오히려 하꼬 쪽에서 그럼 자기가 너무 죄송하다면서

5대 5로 하자길래 개꿀하면서 바로 콜했음.

이 사람이랑은 이렇게 총 9달을 함께 했는데

솔직히 초반 3달은 개꿀 아니었음 진짜 너무 힘들었어.

쉬는 날 없이 1일 1영상(평균 10분 이상 분량)에 썸네일까지 내가 다 만들어서

파트 알바 이런 건 엄두도 못 내는 상황이었는데

딱 2달 차 초반에 돈 오링나서 수돗물 끓여서 먹고

쿠팡에서 2천원짜리 김치라면만 일주일동안 먹으면서 버틴 적도 있었음.

근데 노력은 언젠가 보답받는다는 듯

편집 4달 차에 이 하꼬가 이름 있는 듀라한한테 컨택을 받음.

진짜 둘이 와 이거 기회다 무조건 노 저어야 된다

이 기회로 무조건 떡상해야된다는 마인드로

거의 악마한테 영혼 팔면서 하루 2시간 자고 편집하고

하꼬도 진짜 존나 열심히 메이저들한테 비볐음.

그리고 1주일 뒤, 1달 전 올린 영상 하나가 알고리즘을 타고 팍 터지게 됨.

거의 올해 4월 비트코인마냥 조회수가 무지성으로 존나게 올라가서

얼마 전까지 다 뒤져가던 채널이 구독자 1만 명을 달성해냈고

하꼬도 알고리즘 + 컨택한 듀라한의 인맥들 덕분에

세 자릿 수 스트리머로 급성장하게 됐음.

그리고 나도 밀린 월세, 관리비 다 내고

2달 만에 배민 켜서 KFC 시켜먹음.

이 후, 그만 둘 때까진 각자 수익 반반 부담해서

썸네일러, 편집자 1명씩 고용하고 해도 존나 벌었고

성장세가 내가 봐도 진짜 미쳤었음.

8달째 되던 달은 알고리즘이 터지고 터지고 터졌었는데

그 달은 예전 빵집 알바할때 단골이셨던 대학병원 교수님만큼 벌었음.

근데 그런 꿀같은 곳에서 왜 9달 만에 나왔냐고?

나는 얘 덕분에 돈 벌면 사람이 달라진다는 게 이런 거구나를 경험했음.

같이 어울리는 듀라한들한테 뭘 들었는지 잘 모르겠는데

수익 3만원일 때는 5대 5는 별 거 아니었지만

천만 단위로 가게 되니 내가 가져가는 지분에 대해 불만이 있었던 거지.

걔랑 나랑 6달 동안 단 한번도 싸웠던 적이 없었고

동갑이라 서로 편하게 맨날 집 놀러가서 미래 얘기하고

월세 후달린다고 같이 살 계획도 세울만큼 엄청 친했는데

7달 접어들 때부턴 카톡을 일부러 온 거 봤는데

안읽씹 하는 것 같이 답장이 하루 뒤에 오고

존나 이상한 부분에 트집잡아서 다시 해오라 그러더니

어느 날, 현재 유튜브 편집자들 평균 페이가 이러이러한데

이렇게 많이 가져가게 되면 다른 편집자 분들이 불공평하게 느낄 수 있고

어쩌고 저쩌고 개지랄 주저리를 까는데 나도 너무 화가 나서

'올해의 3분의 2 이상을 너랑 함께 헤쳐왔는데 어떻게 그런 나한테 이럴 수 있냐'

를 존나 과격하게 말하고 서로의 관계가 거기서 쫑이 났음.

이 하꼬는 내 인생에서 가장 실망한 인간 중 한 명임.

일반적인 스트리머-편집자을 넘어 서로 사적인 비밀 얘기도 나누면서

진짜 베스트 프렌드처럼 지냈었는데

돈이 뭐라고 이렇게 박힌 돌처럼 빼냈나 싶다 지금도.

이 하꼬도 요즘 더 잘 나가고 있음,

열심히 일하는 어린 편집자들 분당 1만원도 안 되는

푼돈 쥐어주면서 노예처럼 굴려먹고 있겠지.

3. 국뽕티비, 연예계 가십거리 유튭채널

하꼬와의 일로 완전히 번아웃이 와버린 나는 더 이상

영상편집을 재밌고 좋아서 하는 게 아닌 돈 때문에 하는 게 됐고

개쓰레기 같은 마이크로 녹음해서 구글에서 사진 대충 찾아서 때려박고

병신티비같은 폰트로 자막 달아서 업로드하는 썸네일 좆같은 국뽕 아재들,

연예인 까는 병신새끼들 찾아가서 채널 편집자로 일했음.

솔직히 얘네 영상들은 지금까지 했던 거에 비해

업무 강도가 너무너무 낮은 덕분에 6~7채널까지 병행했었는데

체감상 1번 머기업이 삼성 대표이사

2번 하꼬가 스타트업 공동 대표라면

3번 이 새끼들은 2조 2교대 공장 작업반장 그 자체임

이런 새끼들 찾아간 나도 병신이고 그런 병신이 할 말은 아니지만

머기업처럼 존나 멋있어서 리스펙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하꼬처럼 으쌰으쌰할 맘도 없는데다

대본 받아볼 때마다 내용보면서 이새끼들은 진짜 병신이다가 뇌를 지배해서 그런가

결국 힘에 부쳐서 6달 채우고 마지막 돈 받은 다음에

싹 다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차단 박았음.

돈도 그렇게 많이 번 건 아니었던 게

얘네는 하나같이 건당 두 자릿 수 넘어가면

발작을 하면서 장문으로 글을 싸재끼는 병이 있고

일 핑계 뭐 핑계 대면서 1일 1영상 할 능력도 없었음.

이게 내가 6~7개 병행했고 할 수 있었던 이유임.

이래도 빵집 알바할 때 만큼밖에 못 번 게 함정.

얘네 중엔 자꾸 맞춤법 틀렸는데

자기가 맞다고 우기던 새끼가 가장 기억에 남네

얘한테 맞춤법 지적하고 해고당했음.

어떻게 나이 50 처먹고 모른 채랑 모른 체를 구분 못하지?

4. 단기 작업

병신들과의 불편한 만남을 끝으로

약 3달 정도 편집에서 손을 떼고 쉬었음.

진짜 3번새끼들한테 통보했을 때 편집 관두려고 했었는데

이게 일상이 되어버린 몸은 또 안하니까 하고 싶어 하더라

그래서 1달짜리 프로젝트 팀에 지원했는데

운좋게 또 합류해서 같이 작업하게 됐음.

처음으로 방에서 벗어나 현장가서 분위기도 읽고

연예인도 만나보고 경력있는 사람들이랑 있다보니

아이디어도 막 존나게 샘솟아서 좋은 경험이었음.

곧 자기들 채널 만드는데 같이 하자고 해주셔서

너무 고맙고 값진 경험이긴 했는데 그냥 거절했음.

소스 들어보니까 잘 안 맞아서

5. 현재 근황은?

정확한 카테고리는 밝힐 수 없지만 외주 끝나고 나서 바로 취직했고

현재는 10만 가기 직전의 유튜버 밑에서 일하고 있음.

근데 솔직하게 말하면 지금까지 만난 클라이언트들 중 최악 쪽에 속함.

필터링 없이 얘기할게 .

작업물 맨날 늦게 줘,

월급도 내가 말 안 꺼내면 입금 안 해줘,

입만 벌리면 거짓말인 거 뻔히 보이는 핑계에

첨엔 미안하다는 말이라도 하다가

이젠 걍 존나 뻔뻔하게 대놓고 좆같이 줘

능력도 없는 게 시청자 피드백은 한 귀로 흘리고

돈도 분당 5천원조차 안주려고 하길래

내가 참다참다 이딴식으로 굴릴거면

지금 돈의 1.5배 줘라 안 올려주면 안 한다 하니까

1.5배 올려주고 작업량도 1.5배로 늘리는 미친새끼임.

일주일 만에 2시간치 영상 생으로 작업해오라는 새끼는 처음 봤음.

그냥 딱 좆소사장식 마인드ㅇㅇ

현재 일한지 3달 됐는데 이런 대우받으면서 왜 계속 하냐면

내가 하꼬 사건 이후로는 내 자신이 기계처럼 느껴졌는데

그 이유가 내 멘탈의 문제인 것 같더라고

이새끼랑 딱 한달하고 느꼈던 것 같음.

앞으로 내 인생에 이 새끼를 뛰어넘는 시발새끼는 얼마 없겠구나

바로 통보런하려고 했는데 정신수양 겸으로 계속 하고 있음.

실제로 3달 간 깊은 빡침과 함께 내 정신이 단단해지는 걸 느낌.

난 무조건 일은 짤리지 않는 이상 6개월 정도는 하는 게

예의라고 생각해서 3달은 더 할 예정임.

물론 상대방이 배려없고 그릇된 새끼라 짤리도록 노력은 할 거임.

암튼 여기까지가 현재진행형 중인 내 편집 연대기야.

편집 일의 장점을 얘기해주면

출퇴근없이(하는 곳도 있음) 내 맘대로 시간을 써서 일을 할 수 있고

집 밖을 못 나가서 코로나 걱정이 없어.

끝이야 씨발

단점은

장점을 제외한 나머지야

나 이제 친구들이 연락해도 뭐하냐고 안 물어봐

답변이 항상 '편집해'여서

난 이제 5를 끝으로 유튜버들 편집자 생활은 완전 그만둘 거고

좀 더 전문적인 영역들 공부하면서

현재 소소하게 운영하고 있는 개인 채널에 힘을 쏟지 않을까 싶어.

개인적으론 2(초기) > 4 > 1 > 2(말기) > 3 > 5 순으로 좋은 기억인데

참 슬프게도 너네가 만날 클라이언트는 3 혹은 5일 확률이 높을 거라고 생각해.

내가 운이 존나 좋은 케이스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이번에 어떤 유튜버가 PD 연봉 후려치려다 나락간 거 알지?

걔네가 특출난 씹새끼라는 생각 안 드는 것 같아

뭔 말인지 알지?

물론 씹새끼는 맞아

그러니 환상 그만 가지고 영상 편집은 니들 롤 매드무비 만들 때나 했으면 좋겠다.

이상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