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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리뷰북동의] 덕임이가 산이를 정말 사랑했다는 증거 (긴글)모바일에서 작성

ㅇㅇ(211.44) 2022.01.03 04:09:10
조회 6866 추천 199 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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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중 누가 더 사랑하였는지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하지만(각자가 줄 수 있는 최대를 주었기에)
덕임이가 산이에 대한 사랑보다 자신의 존재를 더욱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대사가 여러 번 나왔어서 한 번 생각해봤어.
(장장장문 주의)


(스킵가능)
어린 생각시가 입궁하여 아는 것이 뭐 있었겠어.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동무들과 어울려 다녔어.
헤어진 오라비가 원하는 것은 다 할 수 있도록 100냥을 모으겠다는 당찬 목표로 하루하루를 지냈지.
어린 시절에는 궁녀가 어떤 사람인지, 왕족을 어떻게 생각해야하는지 이런 것들은 당연히 잘 몰랐을거야.
하지만 덕임이는 영특하고 사리분별이 빠른 아이였기에, 자기에게 실질적인 이득이 돌아오지도 않는데 까다로운 일(동궁에서 직접 모시는 일)은 별로 원하지 않는다 말해.
서상궁님은 어린 덕임이에게 주인이 되시는 분이 돌아가시면 궁녀들이 모두 출궁 당한다는 사실을 알려주었지.
그 이야기를 들은 덕임이는 자신이 출궁 당하여 일자리를 잃을까, 갈 데도 없는 자신이 궁 밖에 가게 되면 어쩌나 전전긍긍 걱정하며 처음으로 세손 저하를 걱정하는 마음을 살풋 가지게 되었어.
  
그 마음 하나로, 아무것도 모르기에 돌연 튀어나온 용기로 서재에 가 금서를 챙기고 문제가 되는 장을 찢어 병풍 밖으로 던져. 세손 저하는 나의 주인이야, 나는 세손 저하를 지킬거야 라는 생각 하나로.
  
영빈 조문을 갔을 때에는 처음으로 주상 전하를 뵈었어. 천하를 호령하고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는, 마주치는 것을 상상하기 조차 힘든 주상 전하를 만났는데 그 주상 전하는 사랑하는 후궁의 죽음 앞에 어쩌면 연약해보이기도 해. 궁중의 법도가 사람의 이치보다 우선시되는 궁 안의 상황을 처음으로 마주했어.
어쩌면 이때의 주상 전하와의 만남이 나중에 덕임이가 세손 저하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에 영향을 주었을 것 같아.

  
시간이 흘러 저하는 잘 오시지 않는 서재를 관리하는 생각시가 되었어. 영조에게 말한대로 글씨를 잘 쓰는 생각시가 되어 열심히 필사일을 하였지.
국본의 언행을 몰래 훔쳐들으며 필사도 하면서 덕임이는 생각해. 차갑다는 저하가 굉장히 좋은 사람이라고. 누구보다 백성을 아끼며 매일매일을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그러던 중, 우연히 서재에서 가짜 겸사서 나리를 만나게 돼. 재수탱이가 궁녀를 낮잡아 보니 짜증이 머리 꼭대기까지 났을거야. 그러다 백성이 한 명이라도 더 죽을까 걱정되어 호랑이를 잡으려 하는 그 겸사서 나리가 처음으로 따뜻하게 느껴져. 자신보고 책을 읽지 말라더니, 호랑이가 나타났을 때 궁녀들이 안전하게 피신할 수 있도록 책을 읽어달라는 부탁을 해. 이때 덕임이는 겸사서 나리가 이 궁 안의 모든 궁녀의 안전을 챙기는 모습에 누구보다도 더 그 작전을 성공시키려 노력했을거야. 그러다 호랑이를 마주했을 때, 자신을 구해줘. 저하인지도 모르고 겸사서 나리와 주고 받은 대화들도 우리는 모두 모르지만 덕임이의 마음엔 분명히 남았을거야
저하가 자신을 속이면서 세손 저하로서는 반성문을 써오라, 겸사서 나리로서는 반성문 첨삭을 해줬으니, 나를 정말 골탕 먹이나 괘씸했을 거야. 그 괘씸한 마음은 겸사서 나리를 좋아했던 마음에서 온 것 같아. 그리고 그 미움이 가시고 나서는 겸사서 나리로써 가르쳐주었던 것, 호랑이로부터 백성들을 지킨 것이 저하의 모습에 합해지면서 '저하는 성군이 될 것이다'라는 강한 믿음을 가지게 되었을 것 같아. 그리고 그런 저하가 좋아. 그래서 빨간 줄이 죽죽 그인 반성문을 버리지 못하고 간직한 것이 아니었을까.

동궁의 지밀 나인이 되고 나서, 의도치 않게 산이의 상처를 보게 돼. 그리고 그럼에도 성군이 되고자 노력하고 천명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산이에게 작은 위로를 건네고 싶은 마음이 생겨버려. 산이에게 책을 읽어주고, 보위에 오를 때까지 지켜주겠다 약속해. 그리고 덕임이가 말했던 것처럼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 그 약속을 지켰어.

아버지는 역적으로 몰려 죽고, 마음이 약한 어머니는 따라 죽어버렸어. 오라버니가 살려준 목숨으로 덕임이는 정말 열심히 살아왔어. 궁녀로서 잘 살아왔지. 그 궁녀로서의 삶에 세자에 대한 애잔한 마음과 사랑이 끼어든거야. 어린 생각시 시절 분명히 보았어. 영조와 영빈을. 어떻게 연모하는 마음을 겉으로 내어 놓을 수 있겠어.
  
자신을 잃는 것이 가장 두려웠던, 세상에서 동무들이 가장 소중한 덕임이 마음에 산이가 계속 들어오니 괴로웠을거야.
죽음을 각오하고 산이의 고백을 거절하고 거절했어. 왕과 궁녀의 사랑의 현실은 너무 가혹하잖아.
  
그런데 사랑은 숨기기가 힘들지. 덕임이가 정말 잘 숨겼다면, 산이가 그렇게 재차 고백할 수 있었을까. 결국 산이의 진실된 마음에 사실 자신도 그러하다 마음을 내보여. 그렇지만 이런 연모하는 마음도, 자신이 계속 궁녀여야 간직할 수 있다고 느꼈을 것 같아. 궁녀로서의 자신을 잃고 싶지 않다 말했어.
  
사통의 의심을 받고, 죽음에 가까워졌을 때 자신의 가족의 비밀이 밝혀지며 그 위기에서 나오게 돼. 산이는 자신의 아버지를 호위하던 무사의 딸이라는 것을 알게되고 더더욱 덕임이를 지키고 싶었겠지. 결국 침전에서 둘은 만나고, 덕임이는 어쩌면 후궁으로 주상 전하를 지켜주는 것이 자신의 마지막 소임이 아닐까 생각했을 것 같아.

그렇게 맺어진 인연이 몇 년만에 덕임이의 죽음으로 이승에서는 끝이 나버렸어.


  
산이는 궁녀인 덕임이를 총애했어. 그리고 여인인 덕임이를 사랑했지. 한낱 궁녀 주제에 자신을 지키고, 위로하고, 때로는 아프게 만들었지. 그런 여인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어.
  
덕임이는 '왕'을 사랑했어. 필부필녀를 꿈 꾸었지만, 덕임이의 행동을 보면 누구보다도 왕으로서의 산이를 사랑하고 걱정하였지. 그리고 왕으로서 주는 사랑을 받았지. 설령 그 사랑이 자신의 모든 것을 앗아간다 해도.
  
지금 결말을 보면, 둘의 차이라면 이걸로 느껴져.


산이가 승은을 내린 그날 밤, 지키려고 했던 것은 궁녀, 사람으로서의 덕임이였을까? 아니면 자신이 사랑하고 자신을 사랑하는 덕임이였을까.


산이는 궁녀인 덕임이를 총애하였고, 여인인 덕임이를 너무나도 사랑했지. 왕으로서 줄 수 있는 최대의 사랑을 덕임이에게 주었지. 그런데 여인으로 사랑받고 싶은 덕임이를, 동무들과 함께하는 궁녀로 살고자했던 덕임이를 '이해'하진 못했어. (필부필녀의 삶을 상상하지도 못하는 왕이었으니까. 궁녀로서의 덕임이보다 가족으로서의 덕임이를 원했으니까.)


덕임이는 왕으로서의 산이를 그 누구보다도 '이해'했어. 그에 맞는 행동을 하였고, 자신의 모든 것을 잃었음에도 버텨냈지. 산이가 왕으로서의 역할을 잘 해낼 수 있도록 위로하였고, 힘을 주었어. 승은을 입은 그 날 밤, 덕임이는 처음에 '더 내어줄 것이 없다'라고 했는데, 후궁이 되고나서 더 내어주고 내어주었어.


산이는 왕으로서 사는 인생에서 덕임이와의 사랑을 가졌지만,
덕임이는 산이와의 사랑을 가지면서 궁녀로서, 여인으로서의 인생을 내어준거야.


산이가 덕임이의 입으로 확인하고 싶었던 그 사랑이 노란 향낭에서, 덕임이의 입술에서 나오지는 못했어.
그런데 덕임이의 사랑은 너무나도 깊고 흘러넘쳤던 것 같아.


왕이었기에, 궁녀였기에 그들의 사랑은 비극적이었지만
왕이었기에, 궁녀였기에 그들의 사랑이 결국에 이루어질 수 있었던 것 아닐까.
이제 그들은 영원한 순간에 잠들었으니,
덕임이가 그 누구보다 넘치는 사랑을 주었다는 것을 산이가 이제는 알겠지.




실제 역사 속의 덕임이는 어떤 마음이었을지 알 길이 없고 원작속의 덕임이는 드라마 속의 덕임이와 다르지만, 드라마 속의 덕임이는 이렇게 사랑을 외치고 있었다는 게 내 눈에 너무 밟혔어.
이렇게 여운이 남는 드라마를 선물해주어서 작감배 모두에게 감사하다. 그저 알콩달콩한 로맨스물이 아니었어. 왕, 궁녀의 의무, 모든 주조연들의 역할과 의무를 조명했기에 이 드라마가 더욱 울림이 있는게 아닐까. 서서히 울컥하는 마음은 옅어져 가는데, 옷소매는 떠올릴 때마다 새로운 해석이 생각날 것 같아. 그래서 자주 열어보게 되겠지. 지금부터 오닥쿠는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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