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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생활 5년차가 느끼는 점 6탄 - 질의응답편: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travel_asia&no=2015285

주말에 소주를 좀 먹었더니 컨디션이 돌아오지 않고있다. 오늘은 재택근무를 하는 날이라 그리 바쁘지 않으니 글을 끄적거려보겠다.

나는 필리핀 유튜버들을 꽤 즐겨서 본다. 필리핀에 살면서 필리핀 유튜버들을 보는게 이상해보일 수도 있는데, 사실 내가 교류하는 교민들의 수가 한손에 꼽힐 정도로 극히 적어서 다른 한국사람들은 필리핀에서 뭐하고 어떻게 사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한 것도 있고, 현재 내가 마닐라에 살지만 원래 첫 필리핀 방문지가 세부여서 약간의 향수(?) 비슷한 감정이 있어서 세부지역 유튜버들도 좀 보고있다.

일단 내가 그동안 자주 봐왔던 채널들은 다음과 같은데

피나이티비

조와티비

필브로

필리핀 김마담

초이사장

미스터원

한량

인조이필리핀

그외의 필리핀 채널들은 어쩌다가 보기는 하는데 자주 보는 채널은 아니다.

요 근래에 원래 동갤은 필리핀은 굉장히 마이너했는데, 몇몇 유튜버 분들이 사고(?)를 쳐주시는 바람에 필리핀에 대한 언급이나 글들이 굉장히 많아져서 사실 나는 뭐 재미있게 보고있다.

그러다보니 교민의 입장에서 혹은 내 입장에서 한번 느낀바를 서술해보면 다음과 같다. (내 개인의 생각이지 교민 전체의 일반적인 생각과 크게 다를 수 있다.)

※ 영어 및 따갈로그 수준

일부의 유튜버들을 제외하고 미안하지만 상당수 필리핀 유튜버들이 영어가 너무 수준이하다.

적어도 여러나라를 돌아다니면서 만드는게 아니라 특정 한 외국에 나가서 컨텐츠를 만들고, 그 나라를 전문적으로 소개하고 보여주는 유튜버라면 그 나라 현지언어나 최소한 영어라도 네이티브 수준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는 갖추거나 그런 인원을 동행하는 게 맞지 않나 싶은데, 낯뜨거울 정도의 조악한 영어를 구사하는 유튜버들이 꽤 된다... 문제는 몇년을 해왔어도 전혀 변화가 없다.

물론 생활영어는 될 지 모르겠지만, 그 수준으로 해당국가에 대한 얼마나 심도있는 부분까지 만들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공부를 좀.

※ 컨텐츠 부재

물론 매번 새롭게 컨텐츠를 만드는 건 어렵기도하고, 필리핀이 막 다이나믹하게 변화하는 국가가 아니라서 새로운 내용 찾기가 더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점은 일정부분 이해한다.

문제는, 일부 유튜버들은 진짜 성의가 없을 정도로 새로운 컨텐츠를 해볼 생각을 안한다. 매번 똑같은 내용, 사람만 바뀌거나 비슷한 내용 반복인 경우가 너무 많다.

※ 법 준수 / 도덕성의 부재

특히 본인 사업을 운영하거나 하는 분들에게서 많이 보이는데 불법 혹은 편법적인 부분들이 간혹 노출되는 경우가 있다.

관광비자 연장하면서 사업체를 운영한다거나 하는 큼직한 문제부터

자잘한 법 어기는 경우가 생각보다 너무 많다.

거기에 필리핀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카메라를 좋아하고 찍히는 걸 즐기는 스타일이긴 하지만 너무 불특정다수에 대해 주의없이 마구 찍는 모습이 좀 많다.

그리고 가장 문제가 되는건 도덕성의 부재인데

개인사적인 문제, 사생활의 과거 등은 묻지 않더라도 (이거까지 따지면 한도끝도 없더라...)

세상에, 약쟁이에 사기전과가 있던 사람들까지 후원 유튜브를 하는거 보고 (위에 내가 언급한 즐겨보는 유튜브 채널 중 하나는 아니다, 오해하지말자.) 경악을 금치 못했다.

※ 논란에 대하는 태도

필리핀 유튜버들이 이렇게까지 일을 키워 온 건 사실 그들의 논란에 대한 후속조치가 별로라서 그럴거다.

내가 아는 굵직한 것만해도

피나이티비 - 와이프의 한국 구독자 비하

필리핀 김마담 - 코피노 (확실하지도 않지만) 후원에 대한 논란

인조이필리핀 - 가사도우미의 비자발급 신청과정의 논란

기타 여러가지가 있는데

단 한번도, (내 기억에는) 속시원하게 사과하고 개선하려는 모습을 본 적은 없는 거 같다.

그냥 댓글 삭제하고, 영상 지우고 모르는 척 은근슬쩍 다른 영상을 올리거나 자기 아이들 게시물, 영상 올려서 비난 자체를 못하게 막는데 이게 필리핀 현지화가 잘된건지, 우리 필리핀 직원들이 잘못했을때 핑계대고 둘러대고 자기 책임 안지려고 하는 모습들이 자꾸 떠올라서 더 씁쓸하다.

※ 후원 유튜버들에 대해

진짜 최악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이다.

특히 미스터원, 내가 올티가스 산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냥 내가 눈에 익은 거리들이 자꾸 보여서 그냥 보는데

이들이 지원해주는 집들이 진짜 빈민이 아니다.

적어도 집이 있고, 먹을 것 있는 곳들은 빈민이라 부를 만한 곳이 아니고, 진짜 빈민들이 모여있는 곳은 따로 있다. 물론 그 동네들은 다소 위험해서 굳이 찾아가서 찍고오라고 하고 싶지는 않지만, 상대적으로 한국보다 열악하다고 카메라 들이밀고 후원 구걸하는 게 옳다고 보는가

아마 나이 지긋하신 그런 사람들 안타까워서 선량한 마음으로 지원해주시겠지만

그거 밑빠진 독에 물붓기다.

필리핀 사회구조상 가난을 벗어나기 힘든 구조이고, 더구나 정부에서도 철저한 우민화정책을 펼쳐서 이런 계급제를 공고히 하는데 힘을 쏟고있는 판에, 그 집에 평생 지원해줄 것도 아니고 대체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다.

쌀이랑 과자 쌓아놓고 "땡큐~ MR / Ms. (후원자 이름)~! 단체사진 찍는거, 진짜 내 얼굴이 화끈거릴 지경이다.

적어도 그런 빈민 후원으로 컨셉 잡았으면, 왜 필리핀이 가난에서 못 벗어나는지, 그리고 진지한 지속적인 후원이 정말 필요한 사람이 누구인지 고민해보고 했으면 한다, 어줍잖은 의사, 변호사가 되라는 꼰대짓이나 하지말고. 진짜 부끄럽다.

김마담은, 뭐 주변 사람들 다 유튜브 열고, 계좌 열고 하는 거보면 느끼는 거 없을까

나라면 주변 사람들이 그렇게 변하게 되는거, 내가 그렇게 만들었다는 거 자체가 정말 부끄러울 거 같은데

생각 인식이 다른지, 낯짝이 두꺼운지 모르겠다. 사생활적인 부분은 뭐 관심도 없고, 그동안 살아온 삶이 그랬구나 싶어서 넘어가겠다.

정말 양질의 영상을 만드는 경우도 물론 있다, 하지만 대다수는 미안하지만 엉망이다. 

이제 끝으로 조악하기 짝이 없는 내 글 시리즈를 읽어준 분들 고맙다.
소재도 그렇고, 내가 봐도 별로 재미가 없어서 이제 그만 쓰려고 한다.
좋은 주제가 떠오르거나 있다면, 다시 올지도 모르겠지만, 어디에서 무엇을 하시는 분들인지 모르지만.  모두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 잘되시길 바란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