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엔하계 위키였던 나무위키에 찾아온 위백화는 여성시대 대란 이후 나무위키가 대중화 되면서 생긴 수요에 의한 자연스런 변화다.

대중화로 유입된 신진유저층은 엔하계의 씹덕노잼드립이나 엔하식의 쓸데없는 정보 모음 따위는 위키에 필요없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더 이상 오덕들의 취향에나 맞게 씹고 뜯고 맛보던 폐쇄적인 위키가 아니라 보다 폭 넓은 층의 시선과 취향에 맞춘 대중위키가 되는 순간이었다.

이런 사상에 더해 토론판에서도 정보전달이라는 걸출한 위키의 최우선 과제를 전면에 내세우며 승리를 거머쥐는 것이 가능했기 때문에 논리와 수요 두 손뼉이 맞아들며 자연스레 위백화가 진행된 것이다.

아예 디시위키 같은 사실 따윈 안중에도 없는 드립위키를 표방하지 않는 한, 위키의 본질은 유머보단 정보 전달이 될 수밖에 없다. 당장에 알파위키가 반위백화를 기본방침에서 보장하더라도 토론에서 위백식 서술의 존치를 주장하는데 애로사항이 꽃필 수밖에 없지 않은가? 재미라는 영역은 가치를 측량하는 것도 어려울 뿐더러, 측량한 가치가 객관적인가를 증명하기도 불가능에 가까운 분야기 때문이다.

따라서 알파위키가 추구하는 반위백화 & 엔하계 위키 명목 유지는 결국 대중의 의사에 반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는 곧 수요를 이끌어낼 수가 없음으로 이어진다. 나무위키의 독재에 맞서 탈피한 위키지만 대중성을 포기한다면 결국 맞설 수 있는 세력을 얻을 수 없는 것이다. 독재라는 허물을 걷어낸 뒤 탈피한 건 나무위키의 본질이 아니라, 또 다른 허물인 것은 아닌가?



2. 자주독립위키인가 위키메이슨인가
나무위키의 운영 문제를 비판하고 독립한 집단의 운영세력이 위키갤러리 유저로 점철된 것은 알파위키의 또 다른 문제다.
'이것은 낙인일 뿐이지 않는가?'라며 반론하겠는가? 낙인이 맞다. 하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 없다. 네티즌이 항상 합리적이길 바라는 것만큼이나 어리석은 일이 없다. 현실을 직시해야한다. 대다수의 이용자에게 알파위키의 '세력'은 또 다른 카르텔로 보일 뿐. 카르텔 같은 부정한 권력집단은 알파위키의 정체성과 가장 큰 대척점에 있다. 리그베다 혁명의 성공배경에는 확고한 명분이 있었다. 이런 알파위키의 현재에는 다른 이들을 움직일 만한 명분이 있는가? 그 전에 신뢰와 자격을 얻지 못한다면 그 어떤 명분도 무의미하다는 것을 유념해야한다.



3. 또 namu ?
애써 혁명에 성공해 유저풀을 성공적으로 흡수한다고 쳐도, 결국 umanle 인수 이전의 나무위키로 회귀하는 것 뿐이다. 이는 당시에 산재했던 문제를 다시금 끌어 안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버 유지를 위한 수익 모델 문제, 수익 내역의 투명한 공개 불가 문제 등. 결국 도돌이표가 될 뿐이다. 이용자들은 위키가 독재에 갇히는 것보다 유지조차되지 못하는 게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할 것이다.



알파위키가 리브레 위키만도 못한 수준으로 남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성공적으로 대한민국 넷상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산적한 문제를 지혜롭게 해쳐나가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