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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재업)) '오늘'을 사는 홍쌤과 '내일'을 위해 살아 온 혜정

ㅇㅇ(210.223) 2017.07.20 15:07:56
조회 418 추천 7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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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너무나 현실적이어서 슬펐던 회차였어 ㅠㅠ 나만 그런 건 아니지 ㅠㅠ
난 홍쌤 입장에서 홍쌤이, 혜정이 입장에서 혜정이가 각각 너무도 슬프더라 ㅜㅜ
좋은 리뷰 많이 올라왔지만 이제 얼마 안 남은 만큼 쓸 수 있을 때 써 보자는 마음으로.
언제나 그러하듯 리뷰는 리뷰일 뿐.)


'내일'을 꿈꾸며 살았던 어린 지홍은,
갑작스러운 사고로,
부모님을 잃어.

어제도 행복했고,
오늘도 행복했고,
그래서 내일도 행복하리라 믿어 의심하지 않았던 시간들.

하지만,
그 어린 나이에,
깨달았어야 했어.

어제 자신에게 사랑을 속삭이던,
오늘 자신이 사랑한다고 고백하던,
자신의 빛이었던 부모님을 한 순간에 잃은 순간,
오늘이 아니면 의미 없다는 걸.

그래서 지독한 현실주의자가 되었지.
내일은 언제 사라져 버릴 지 모르니까.

13년 전,
혜정이와도 그랬어.

기나긴 이별은,
오늘,
갑작스럽게 찾아 왔지.

혜정과의 내일은,
자신이 미처 잡기도 전에,
한 순간에 사라버리고 말았어.

오늘, 나의 감정에 솔직하지 못 했던 대가.

그저,
혜정이가,
손에 닿는 거리에 있다면,
언제든,
너와 나의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는,
내일이 올 지도 모른다는 기대는,
그렇게 사라졌어.

오늘을 망설이던 자신에게,
혜정이와의 달콤한 내일은 없었던 거야.

13년이라는 그 긴긴 시간 동안,
혜정이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장면이,
마지막 자신이,
혜정이를 잡지 못한 순간이라고 그랬어.

눈 마주치며 웃고,
이야기하며 행복했던 순간이 아니라.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지,
기약 없는 이별을 받아 들여야 했던,
그 마지막 순간을.

병원 감사가 터지고,
아버지가 다시 쓰러 졌을 때,
혜정이는,
홍쌤을 향해 물었어.

지금 행복하냐고.

그리고,
홍쌤은 대답했지.

'행복해.
너랑 이렇게 마주 앉아서,
밥 먹고,
이런 게 행복이지'

그 말은,
혜정이를 단순히 안심시키기 위했던 말은,
아니었던 거야.

다시 만난 것만으로 기적인,
혜정이 네가,
내 앞에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이라고.

홍쌤한테,
혜정이와 '오늘'을 함께 하는,
지금 이 순간,
행복하다고.

잘못될 지도 모른다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오늘의 나를,
잠식시키는 게 아니라,
너를 바라보며,
그렇게 오늘을 살 수 있는 사실에,
감사하다고.

하지만,
결국 홍쌤은,
자신과도 같았던 아버지를 잃고 말았어.

오늘까지,
자신과 웃으며 이야기 했던 아버지.

아버지와의 함께 하는 내일이,
한 순간에 사라졌을 때,
홍쌤은,
오늘이 아니면 의미가 없다는 걸,
더 뼈저리게 느꼈을 거야.

신경외과 surgeon 으로,
살아 가며,
내일이 주어지지 않는,
환자와 그 가족들을 지켜 보지.

그래서 홍쌤은 그 누구보다,
현실주의자가 될 수밖에 없었어.

하지만,
오늘을 사는 현실주의자이기 때문에,
오늘,
누구보다 혜정이를,
아낌없이 사랑할 수 있었던 거야.

그래서,
'사랑한다' 말해 주지 못 한 것이,
가장 후회된다는 보호자의 고백 아래,
혜정이에게 단숨에 달려가,
절절하게 고백할 수 있었던 거지.

혜정이에게 사랑한다는 고백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
지금 이 순간이 아니면 의미가 없다고.

하지만,
혜정이는 조금 달라.

같은 아픔 아래,
현실주의자가 되었던 홍쌤과 달리,
혜정이는 '내일'을 품고 살아.

내가 더 강해지면,
진실과 마주 할 수 있다는 꿈.

13년 동안,
삶을 포기하고 싶어질 때마다,
혜정이를 붙잡은 건,
오늘이 아닌 내일이었어.

과거에 대한 합리적인 보상을 해줄 거라,
믿어 의심하지 않았던 '내일'을 위해,
오늘을 버텨온 거야.

그래서 혜정이는 누릴 것보다,
참아야 할 것이 더 많았지.

일주일에 열 시간 자는 것으로,
자신을 혹독하게 대하며,
지내왔던 시간.

내일의 행복을 위해,
참고 견디며 인내한 오늘.

자신이 힘을 키웠다고 생각했지만,
결국엔 홍쌤을,
도움을 받아야 얻을 수 있었던,
그 마취 기록지를 들고,
진원장을 찾아 갔어.

그런데 진원장은,
너무나도 뻔뻔하게,
입에 발린 사과를 했지.

혜정이는 그 사과 앞에서,
어떤 기분이었을까?

이 악물고 버텨 왔던,
13년이 무너지고 만 거야.

마취 기록지를 들고,
진원장을 찾아 가면,
내일이 아닌 오늘을,
살아갈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던,
마지막 기대가,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된 거야.

진원장의 뻔뻔한 태도는,
혜정이 가슴 속을,
분노로 불 타오르게 했어.

법으로 해결하려고 했지만,
법으로 할 수 있는 것도 없대.

자신의 인생에,
사망선고를 받은 것 같은 기분.

비참하고,
처절하게 슬플 수밖에 없는.

그런 기분에 휩싸여 있을 때,
홍쌤에게 전화가 와.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
내 편이라는 안도감에,
눈물을 쏟게 만드는 사람.

혜정이는 그 순간,
너무나도 홍쌤에게 위로 받고 싶었을 거야.

그래서 마음에 있는 이야기를,
홍쌤에게 쏟아 부어.

하지만,
홍쌤은 자신을 위로하며,
같이 파멸시키자고,
동조하는 게 아니라,
현실을 이야기 해.

그런데 홍쌤은,
어땠을까?

누구보다 현실적이었던 홍쌤은,
진원장이,
진심 어린 사과 같은 건 할 리 없다는 걸,
처음부터 알고 있었어.

하지만,
혜정이가 진실을 알고,
마음이 풀릴 수 있다면,
도와주겠다고 했어.

그리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마취 기록지를 찾아 주고,
변호사도 소개 시켜줬어.

혜정이의 마음의 상처가,
조금이나 치유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자신의 상처도 담담하게 들려줘.

자기 또한 너와 다르지 않았다고.
너의 아픔을 내가 모르는 게 아니라고.

물 한 모금도 못 마시는,
12시간의 수술을 마치고 나서도,
자신이 아닌,
혜정이를 걱정해.

그리고 전화를 받은 혜정이가,
울고 있다는 걸 알고,
단숨에 혜정이한테로 향해.

홍쌤도 알고 있어.

그 순간,
혜정이에게 필요한 건,
자신의 위로라는 걸.

안아 주며,
다시 복수할 방법을 찾아주자고 말하는 건,
홍쌤에게도,
훨씬 쉬운 방법이었을 거야.

하지만,
그런 자신의 위로가,
지금의 혜정이한테는,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는 거라는 걸 알아.

또 내일을 위해,
오늘을 포기하며 살아야 하니까.

13년 동안,
홍쌤은 혜정이와의 내일을 그릴 수 없는,
오늘을 살아 왔지.

그렇게 만나고 싶던 혜정이가,
자신의 곁에 있어.

홍쌤은 혜정이와,
어제도,
내일도 아닌,
오늘을 함께 살고 싶은 거야.

그래서 내일을 위해 살고 있는 혜정이가,
현실을 마주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은 거야.

네가 살아야 할 곳은,
오지 않는 내일이 아닌,
오늘이라고.

지금 홍쌤에게 중요한 건,
오로지 혜정이의 행복이야.

언제 올 지 모르는 내일의 행복이 아닌,
오늘의 행복.

홍쌤은,
혜정이에게,
자신이 최선으로 할 수 있는 위로를 건네는 거야.

오늘의 나와,
오늘,
함께 행복하자고.



++++++++++++++++++

오늘 리뷰는 홍쌤과 혜정쌤,
각자의 감정선에 공감하면서,
각자의 감정선에 대해서만 풀어 본 거야.

앞으로의 궁예는 모두 접어 두고.

아 쓰고 나니 둘다 짠해서 맴찢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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