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하루만 9시간 개운 하게 잠들고 싶다.'

'하루만 운동을 그때 처럼 땀 흘리며 열정적으로 하고 싶다.'

'하루만 일을 하면서 스트레스 받지 않고 여유롭고 의기양양 하게 지내고 싶다.'

'하루만 내 하루가 뿌듯 한채로 잠들었으면 좋겠다.'

지금 하면 되지.

내가 가장 해야 하는 노력은 지나치게 높게 설정된 이상을 실행 가능한 수준 까지 낮추는 거.

직업에 대한 강박과 아집을 버리는 거. 주어진 의무들을 차례 차례 해결 하고자 눈 앞에 놓고 조립하는 거.

조립 후엔 어김없이 순차적으로 해결 하기 시작하는 거. 해결 할 노력을 시작하는 거.

하루 24시간이 주어지고 눈에서 뜨고 나서 1시간 30분, 일을 하며 9시간, 집에 오고 씻기 까지 1시간

다시 하루가 반토막 나고 12시간 30분 쯤 남으나 30분을 흥청망청 쓰고는 5시간 채 안 남는다.

그래도 해야지. 경제적인 지반을 이렇게 라도 버티게 만들어 놓고 해야지.

앞으로 학생 안 할건데, 학생이 본업인 삶은 이제 이 생에서는 끝났는데.

9월에 아르바이트가 끝나기로 약속 했다. 기사를.. 필기 까지 만이라도 해놓고 현장에 돌아가면 나는 조금 더 뿌듯할까?

기사와 관련된 공종이던 그렇지 않은 공종이던 이제는 가는 게 귀찮아졌다. 그렇게 까지 해서 돈을 벌기가 피곤해 졌다.

그렇다면 계속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며 사나? 그러면서 공부를 하나? 그게 되나? 아마 되지 않나? 주 5일 인데 못할게 뭐지.

노가다는 주 6일 인데 편의점은 주 5일 인데 못할게 뭐지. 주 6일 하면서는 공부 못했어도 이제는 이것 때문에 공부 못했다는 말 하면 안되지.

더는 그라인더 날 튀거나 눈에 아다리 맞거나 땀 뻘뻘 흘리면서 일하지도 않을 거면서, 그러면 안되지. 사람이 자기 자신하고 약속이 있지.

다는 못지켜도 그 하한선이 있는 거지.

나는 계속 머리를 굴린다.

내년에는 방통대 법학과 석사 과정에 지원 이라도 해볼 수 있으면 좋겠네, 정말 좋겠네.

올해 가을 부터는 노무사 프리패스권을 구매해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완강이라도 해보면,

쉬지 않고 돈을 번다면 좋겠네, 정말 좋겠네.

내 꿈은 꿈이랄 것도 없고 이제.. 모든 게 끝났고 만족할 길을 찾았고 걷기만 하면 되는데 왜 이리 발걸음이 무거운지.

오늘도 하루가 간다. 밤 11시 50분 쯤 되면 물류가 오고 주말을 대비 해서 술이 많겠고, 과자도 조금 있겠고 그러지 않을까,

그걸 하며 나는 후회를 하려나. 공부 할 걸 하고, 후회를 하려나. 이건 사회에 존재하는 노동 중 난이도가 쉬운 편인데 그러려나.

늦어도 빨라도 괜찮으니 돈은 벌면서 살자.

내 자신한테 하는 솔직한 말로 돈은 벌면서 살면 좋겠다.

더는 이성 관계도 당분간 없을 거고, 내 삶은 이미 많이 알려져서 앞으로도 수없이 많은 상황 동안 침해 당하며 살텐데.

이런 삶에서 내가 부릴 수 있는 욕심 이라고는 여전히 내 것들 뿐으로 이런 형태로 살수 밖에 없다.

살아 숨쉬는 게 괴로울 때는 살아있기 위한 노력을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