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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림천하] 오늘 연재분 하이라이트

래녹(175.194) 2014.11.19 19:21:42
조회 2411 추천 69 댓글 18

 진산월이 문득 눈을 빛내며 방화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예전에 초가보를 이끌던 초관이라는 자를 기억하느냐. 무척이나 의지견정하고 뛰어난 인재 같더구나."


 초관의 말이 나오자 무표정했던 방화의 얼굴에 표정 비슷한 것이 떠올랐다.


 "듣기로는 그가 니 아빠라던데, 그게 사실이냐?"


 방화는 굳이 부인하지 않았다.


 "예."


 "그에 대해 너에게 몇 가지 물어볼 게 있구나."


 "말씀하십시오."


 "그는 어떤 녀석이냐?"


 방화는 잠시 생각을 가다듬더니 특유의 어벙하고 기어들어가는 어조로 말했다.


 "성격을 물으시는 거라면 단호하고 과감한 편입니다. 속마음을 남에게 잘 이야기하지 않고 힘든 일도 내색을 하지 않아서 가끔 쓸데없는 오해를 사기도 하지요."


 "고집쟁이라는 말이구나."


 "저는 고집이라기보다는 심지가 굳어서 그렇다고 봅니다. 한가지 일을 벌이면 뒤를 돌아보지 않기 때문에 행사에 거침이 없고 포기도 없습니다. 몇몇 사람들은 그 점을 탓하기도 했지만, 그건 그만의 특성이어서 쉽게 변하지 않을 겁니다. 장문인과 비슷한 성격이었습니다. 문파를 위해서 인생을 던진 남자였습니다."


 "가족 상황은?"


 "친혈육은 다 내팽개치고 의형제들만 감싸고 도는 남자입니다. 하지만 문파를 위해서라면 그 어떤 개새끼도 받아들여 포용한다는 점에서 역시 장문인과 같은 성격입니다."


 "흠."


 진산월은 그에게 몇 가지 더 묻고는 이내 깊은 생각에 잠겼다.


 방화는 조용한 음성으로 물었다.


 "그에 대해서는 왜 알고 싶으신 겁니까?"


 "지 애비가 죽었는데 니가 나한테 복수심이 있을지 고민해 보았다."


 "제가 어찌 장문인을 배신하겠습니까. 저는 그럴 용기가 없습니다."


 "방화야, 네가 잘 모르나 본데 배신은 종남제자로서의 기본 소양이란다. 나는 노해광이가 그 지랄을 벌였어도 종남에 필요한 인재기에 용서하였고 매상이 종남을 떠났어도 사형제로 생각하고 있으며 지산의 의견을 받아들여 두기춘도 용서할 예정이란다. 종남파를 말살시키려던 백동일도 종남의 일원으로 받아들였으며 손풍네 집안이 잘나가기 때문에 그가 그 어떤 패악을 부려도 너그럽게 봐주고 있는 거란다."


 방화는 살짝 눈을 크게 떴는데, 그것은 그가 무척이나 놀랐을 때 나타나는 모습이었다.


 "정말 제가 배신해도 되겠습니까?"


 "노해광까지 받아들였고 손풍조차 참아주고 있는데 종남이 더 이상 떨어질 구석이 어디 있겠느냐?"


 "떨어질 구석이 왜 없겠습니까?"


 "한 번 기강이 무너지면 다시 세우기 어렵기 때문이지. 게다가 장문인인 내가 문파를 콩가루로 만들고 싶다는데 누가 나보다 강하겠느냐?"


 방화는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진산월은 고개를 끄덕였다.


 "니가 내 등에 칼을 꽂아도 내가 죽지만 않으면 무조건 용서할 것이다. 종남의 제자는 모두 알고보면 착한 사람들이니까."


 "......"


 "그 반면 종남의 앞길에 거슬리는 형산파 개새끼들은 그들이 정당한 비무로 승자가 되었지만 그것에 상관없이 몰살시켜버릴 것이다. 초관같은 개새끼들 말이다."


 방화는 돌연 무뚝뚝한 음성으로 말했다.


 "초관은 문파의 수장으로서 의지가 견정한 남자였습니다."


 진산월의 시선이 방화에게로 향했다.


 방화의 눈빛은 어느 때보다 침침했고, 음성은 낮게 가라앉아 있었다.


 "초관은 어려서부터 날품팔이를 하다 우연히 삼류 무관에 들어가 무공을 배웠고, 자신의 여자를 지키기 위한 싸움에서는 결코 회피하지 않았으며, 화산파의 외압에 굴복하지 않고 스스로 문파를 세워 입지전적인 위치에 올랐고, 그 여정에서 결코 흔들리지 않았으며, 의형제에게는 우의를, 부하들에게는 신뢰를, 적에게는 공포를 주는 남자였습니다. 장문인께서도 아시지 않습니까? 의지가 굳건한 남아 중에 정말 못된 놈은 없다는 걸."


 "......"


 "종남파를 멸문시키려고 했던 것도 초가보가 군림천하하는 앞길에 종남파 찌끄레기가 방해물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종남파가 비무행이라는 이름의 혈겁행을 걷는 것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진산월은 한동안 무거운 눈으로 방화를 응시하고 있다가 한결 차분해진 눈빛으로 방화의 천령개를 내리쳤다.


 약류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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