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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플]킹덤의 마법사37

그냥조력자(116.127) 2014.07.29 19:13:08
조회 763 추천 39 댓글 10

킹덤의 마법사





제 37 장 사랑하는 이를 지킨다는 것





공실은 거대한 어둠 앞에 멈춰섰다. 전에는 정령왕이 사는 아름다운 곳이었지만 이제는 왕이 갇혀있는 무시무시한 감옥이 된 곳, 킹덤성. 공실이 눈을 가늘게 뜨고 성을 바라보자 시커멓고 소름끼치는 어둠속 한가운데에 금빛찬란한 빛 하나가 어둠에 대항하며 위태롭게 떠있는 것이 보였다.


‘주군!’


공실이 그 빛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입술을 꼭 깨물었다. 한 줄기 바람이 그녀의 몸 주위를 휘돌다 그녀 옆에 한 덩어리로 뭉치더니 곧 형태를 갖추었다. 실피드였다. 공실이 실피드를 한 번 쳐다보더니 다시 자신의 앞 그 너머에 있는 어둠을 바라보며 힘찬 목소리로 말했다.


“자, 주군에게로 가요!”


그것이 시작이었다.


그녀가 킹덤성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성 주변에 있던 마수들이 대번에 그녀를 알아보고 일제히 포효하며 달려들었다. 실피드가 그녀의 머리 위에서 긴 휘파람을 불며 두 팔을 활짝 펼쳤다.


삐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휘파람 소리가 대기를 가르며 마치 파도가 치듯 공기를 진동시켰다. 물결처럼 퍼져나가는 휘파람소리에 달려들던 마수들이 귀를 부여잡고 고통스러운 듯 비명을 질러댔다. 소리의 고통을 견디다 못해 바닥을 데굴데굴 구르는 것들도 여기저기 보였다.


쉬익-! 퍽! 퍼퍽!


어디선가 흉측한 창들이 날아와서 땅에 박혔다. 그녀가 그것들을 아슬아슬하게 피하며 앞으로 내닫고 있는데 다시 십 수개의 창들이 허공 중에 떠있는 것이 보인다. 곧 이쪽으로 내리꽂혀 그녀를 꿰뚫으려 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달리고 있는 동안 허공에 점처럼 보이던 창들이 순식간에 커지더니 그녀를 잡아먹을 듯 차갑고 날카로운 쇠붙이를 번득이며 눈앞으로 쇄도하고 있었다.


쉬익-! 쌔쌔쌔쌔쌔액-! 쉬악!


미처 피하지 못한 창들이 눈앞으로 확 다가오자 공실이 왼손을 들어 얼굴을 가렸다. 순간,


퍼-엉! 파파파파팍! 투투투투투-웅!


물의 장막이 그녀 주위에 반구처럼 생겨나더니 날아오는 창들을 모두 튕겨내며 그녀를 보호했다. 공실은 그 상태 그대로 계속 앞으로 내달렸다.


이제는 마수들이 본격적으로 그녀에게 덤벼들기 시작했다. 끔찍한 오크들이 칼을 휘두르며 달려들고 커다란 늑대들이 날카로운 이빨을 번득이며 그녀의 얼굴을 향해 뛰어 들었다. 하지만 모두들 물의 보호막에 의해 다시 튕겨 저만치 나가떨어졌다.


주위가 온통 마수들의 울음소리로 가득했다. 물의 보호막 주위로 새카맣게 몰려드는 마수들 때문에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그때였다.


“이야아아아아아------압!!!”


뒤쪽에서 갑자기 우렁찬 기합소리가 들려왔다. 마수들의 울부짖는 소리를 뚫고서 공실에게도 또렷하게 들릴 정도였다. 주위의 마수들이 모두 귀를 쫑긋거리며 그쪽으로 한눈을 파는 사이, 갑자기 물의 장막이 순식간에 걷히며 사라졌다. 그리고,


쿠화아아아아------


공실의 몸이 순식간에 불꽃으로 뒤덮이더니 샐러맨더가 그녀의 어깨에 나타나서는 입을 크게 벌려 불꽃을 쏘아대는 것이었다.


‘용의 숨결!’


공실은 그 상태로 앞으로 뛰어나갔다. 그녀 주위로 몰려들던 마수들이 샐러맨더의 불꽃을 맞고 온 몸이 불에 타 쓰러져갔다. 게다가 그 불꽃은 한 번 맞으면 쉽사리 꺼지지도 않아 마수들이 땅바닥을 굴러 불을 꺼보려 해도 결국엔 모두 불에 삼켜져 한 줌 재로 변해버리는 것이었다.


마수들의 몸이 타는 냄새가 주변에 진동했다. 하지만 공실은 그것에 얼굴을 찡그릴 새도 없었다. 저기 앞에 킹덤성의 성벽이 보였기 때문이다. 아까 강우가 설명해준 대로 저 성벽을 밟고 올라가 건물을 뛰어넘어 들어가기만 하면......


그녀가 힘껏 발을 구르자 그녀 앞의 땅이 계단처럼 솟구쳐 오르며 그녀의 앞에 펼쳐졌다. 그녀가 그 땅을 계속 밟으며 위로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마수들이 그녀의 뒤를 따라 올라왔지만 그녀가 지나간 뒤의 땅은 곧 무너져 내려 마수들을 아래로 떨어뜨릴 뿐이었다.


집채만한 오우거가 커다란 망치를 들고 쿵쿵거리며 다가오더니 그녀를 향해 거대한 망치를 휘둘렀다.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무시무시했다. 아마 저것에 스치기라도 하면 뼈가 온전히 남아있지 않을 것이다. 그녀가 놀라 허리를 굽히며 몸을 낮췄다. 그때,


두두둑- 퍼억!!!


그녀 앞의 땅이 불룩 솟아오르며 두꺼운 성벽을 만들 듯이 그녀 앞을 막아섰다. 오우거의 망치가 그 벽에 깊숙이 박혔다. 순간 바람이 그녀를 뒤로 잡아당겨 공실의 몸을 빼내었다. 공실이 그 성벽같은 대지를 밟고 힘껏 위로 뛰어올랐다. 바람이 그녀의 몸을 위로 끌어올리는 것이 느껴졌다.


오우거의 머리 위로 날 듯이 도약한 공실의 몸이 킹덤성의 성벽에 부딪히려는 순간 성벽의 돌들이 옆으로 삐죽이 나와 그녀에게 발판을 만들어 주었다. 바람이 살포시 그녀의 몸을 성벽에 갖다 붙였다. 성벽 위를 올려다보니 그녀의 머리 위로 계속해서 발판이 생겨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공실이 곧 정신을 차리고 몸을 힘껏 움직여 발판을 딛고 성벽을 타고 오르기 시작했다. 높이 올라갈수록 바람이 거세어져서 그녀의 몸이 흔들거렸지만 실피드가 끊임없이 그녀의 몸을 성벽으로 밀어붙였기에 그녀는 다른 생각없이 오로지 위로 올라가는 것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저 아래에서 짐승들의 거친 울음소리가 시끄러웠다. 성벽을 기어오르지 못하는 마수들이 발톱으로 성벽을 마구 할퀴며 울부짖고 있었다. 또다시 날카로운 창들이 그녀를 아래로 떨어뜨리기 위해 날아왔지만 다시 생겨난 물의 보호막 덕분에 그 창들은 고스란히 밑으로 떨어져 내려 마수들의 몸을 대신 꿰뚫었다.


마침내 성벽 위로 올라섰다! 저기 눈 앞에 보이는 건물에 왕의 침실이......!


그때 갑자기 머리 위에서 천둥소리가 들렸다. 위를 올려다보니 중앙탑에서 검은 번개와 구름이 끊임없이 쏟아져나오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그 사이로 느껴지는 강한 기운!


‘주군!!!’


저곳에 모든 일의 원인이 있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마음이 급해졌다. 어서 저 곳으로 가야 해!


그러려면 먼저 이 성벽에서 저기 보이는 앞의 건물까지 건너뛰어야만 한다. 사실, 이건 건너뛴다는 수준의 것이 아니다. 날아간다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녀가 자신의 머리 위에서 자신을 지키고 있던 실피드를 올려다 보았다. 실피드가 그녀를 내려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바람이 거세게 일어났다. 그 바람이 공실의 몸을 에워싸고 또 에워쌌다. 그 전에도 공실을 그렇게 옮겨 숲으로 데려간 일이 있었지만 그때와 지금은 상황이 전혀 다르다. 이렇게 검은 어둠이 위협하는 중에 그녀를 옮긴다는 것은 공실 자신도 정말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인 것이었다.


겹겹의 바람으로 공실을 감싼 실피드가 두 팔을 활짝 펼치자 공실이 거기에 맞추어 힘껏 달려 성벽에서 뛰어내렸다!


검은 번개가 급박하게 솟구치더니 그녀를 향해 내리꽂혔다! 그러자 갑자기 바람 속에서 한 줄기 불길이 솟아오르며 공실에게로 날아오는 검은 번개를 향해 쏘아져 나갔다.


허공으로 날아오른 공실의 주변은 엄청난 열기와 휘몰아치는 바람, 검은 구름이 요동을 치며 이리저리 쓸리는 바람에 그야말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공실은 지금 바깥이 어떻게 되든 하나도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았다. 그녀는 오로지 눈 앞으로 다가오는 건물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몸을 내릴 곳을 찾고 있었던 것이다.


그때 저 아래 건물 안에서 하얗고 깨끗한 빛이 선명하게 반짝이는 것이 보였다! 마치 그녀를 알아보고 이쪽으로 오라고 부르는 듯 했다. 왠지 낯익은 그 빛에 공실은 주저없이 그쪽으로 몸을 돌려 발코니로 떨어져 내렸다.


그녀의 몸이 바닥에 닿자 바람과 열기가 사라졌다. 더불어 검은 구름도 바람의 여파에 밀려 저만치 물러가 다시 하늘을 가리고 있었다. 옷을 툭툭 털며 몸 구석구석을 살펴보니 다행이 다친 곳은 없는 것 같았다. 고개를 들어 앞을 보았다. 그 하얀 빛이 더욱 선명하게 그녀의 눈에 보였다.


‘이 빛... 설마!!!’


그녀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이제보니 그곳은 왕의 응접실이었다. 그곳엔 이제 막 혼절했다 깨어난 공작부인과 공작, 창백한 얼굴의 재상, 그리고...


“어서 와라, 태공실! 정말 오랜만이구나......”


한 젊은 남자가 그녀를 보며 인사를 했다.


“아......! 스...승님...!”


............


공실이 저만치 앞에서 달려가는 모습이 강우의 눈에 들어왔다. 여자 혼자서, 그것도 아무런 무기도 없이 저 무서운 마수들이 떼로 모여있는 곳으로 주저없이 달려가는 공실의 뒷모습을 보고 있자니 새삼 공실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들과 싸워본 경험이 있는 강우이기에 더욱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잘 훈련된 정예병들도 두려움에 떠는데 공실씨는...’


이것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마음인가... 강우는 잠깐 생각했다.


힐끗 뒤를 돌아보았다. 저 언덕 위에 이령이 금빛 화살을 두 손으로 꼭 부여잡고 자신을 쳐다보고 있다. 강우는 검을 고쳐 쥐고 앞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절대로 그녀를 다치게 할 수 없어!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내고 만다!’


공실이 전에 봤던 물의 보호막 안에서 고전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마수들이 물의 보호막을 둘러싸고 그녀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도록 붙잡으려는 것 같다. 이제는 정말 자신이 나설 차례다!


“이야아아아아아------압!!!”


배에 힘을 주고 우렁차게 기합을 넣었다. 그의 기합소리가 마수들의 울음소리를 누르며 공기를 떠르르 울렸다.


‘좋아! 반응을 보이는데!’


마수들이 자신을 발견하고 이쪽으로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그래, 그래야지. 이제 그녀를 놔 줘! 네놈들은 내가 상대해줄 테니.”


강우가 달려오는 마수들을 보며 혼자 중얼거렸다.


크허-엉!


제일 먼저 핏빛 눈을 한 늑대, 혈랑들이 그에게로 덤벼들었다. 강우가 뛰어오른 늑대들을 향해 길게 횡으로 검을 그었다. 붉은 피가 공중에 촤악- 하고 퍼지며 토막 난 늑대들의 시체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것이 시작이었다! 강우가 앞으로 내달으며 검을 이리저리 휘둘렀다. 검기가 교차하며 그의 앞을 가로막는 마수들의 몸을 동강내고 있었다. 초록색의 피가 바닥을 흥건히 적시고 그의 옷자락에도 튀었다. 오크들의 검과 도끼가 그의 머리와 옆구리를 동시에 노리고 들어왔지만 강우가 왼쪽으로 몸을 뉘이며 머리 위의 검은 자신의 검으로, 옆구리의 도끼는 자신의 발로 대응해 공격을 무위로 돌렸다. 머리를 공격하던 오크가 그의 검에 피를 뿌리며 쓰러지자 곧바로 도끼를 걷어차던 발을 회수하고 그쪽으로 검을 연이어 찔러넣었다. 도끼를 쥔 오크가 강우의 검에 눈을 찔려서는 비명을 지르며 나가떨어졌다.


하지만 적들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강우로 인해 자신들의 동료가 순식간에 피를 뿌리며 쓰러졌는데도 전혀 겁을 먹지 않고 오히려 눈에 더욱 핏발을 세우며 그에게로 달려드는 것이었다. 사방이 적들로 가득했다. 수십 개의 창과 칼, 도끼가 그의 몸 위로 마구 쏟아져 내렸다.


강우는 입술을 피가 나도록 깨물며 검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 그의 몸이 한 발을 회축으로 하여 빠르게 돌더니 그 회전하는 속에서 그의 검이 영활한 뱀의 머리처럼 여기저기 튀어나와 자신을 에워싼 마수들을 공격했다. 마수들의 비명소리가 강우의 귓전에 울려퍼졌다.


무서운 속도로 공격하며 몰아붙인 덕분에 그에게 공간의 여유가 생겨났다. 그가 다리에 힘을 주어 땅을 힘차게 굴러 위로 도약해서 앞에 가로막은 오크의 벽을 뛰어넘었다. 마수들이 그 모습을 어리둥절한 듯이 바라보는 동안 땅에 착지한 강우가 그때부터 빠르게 달리며 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계속 달리며 검을 휘두르자 마수의 무리들이 서서히 그에게로 몰려들며 쫓아오기 시작했다. 늑대들이 그의 뒤를 바짝 쫓아오자 강우가 검으로 늑대들의 달리는 다리를 하나씩 쳐내기 시작했다. 오크들이 그에게 창을 날렸다. 그의 귓가에 창이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선명하게 들려왔다. 몸을 지그재그로 움직여 요리조리 창을 피한 강우가 자신의 앞에 떡하니 버티고 선 거인 같은 오우거의 다리 사이로 미끄러져 들어가 곧바로 등 뒤로 빠져나왔다. 날아오던 창들이 오우거의 몸에 꽂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피-윳!


갑자기 얼굴을 스치는 날카로운 바람! 뺨이 화끈거리고 곧이어 뜨거운 액체가 주르륵 흘러내리는 것이 느껴졌다.


‘이런!’


화살이 스쳐지나간 뺨에서 피가 떨어지고 있었다. 그의 피를 본 마수들이 더욱 열광하며 무섭게 그를 향해 덤벼들었다.


............


웃으면서 강우를 보내주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령의 속마음이 불안한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강우야...’


그가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뒤돌아보다 혹시라도 다칠까봐 이령은 공실이 준 금빛 화살을 품에 꼭 안고서 그의 이름을 속으로만 계속 불러대고 있었다.


저 멀리서 공실이 마수들이 우글거리는 곳으로 뛰어가는 것이 보였다. 평소 같았으면 대단하다거나 아님 미친 거 아니냐 하는 말들을 쏟아냈을 테지만 지금은 그것에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언덕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이 오히려 저 무서운 마수들 틈으로 들어가는 것보다 더 조마조마하고 피를 말리듯 고통스럽다고 느끼게 될 줄이야...


공실의 주위에 물의 장막이 펼쳐지는 것이 보였다. 저것으로 대지의 정령에게서 자신을 구해냈다는 것을 생각하는 것도 잠깐, 강우의 엄청난 기합소리가 허공에 또렷하게 울려퍼졌다.


“헉! 강우야......”


안타까운 마음에 저절로 그의 이름이 입밖으로 튀어나왔다. 드디어 그가 본격적으로 마수들의 무리 속으로 뛰어든 것이다.


처음으로 붉은 피가 공중에 촤악 흩뿌려지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강우의 검이 번쩍 하고 빛을 발한 다음이었다. 절로 어깨가 움찔거리며 눈살이 찌푸려졌다. 항상 최고의 환경 속에서 곱게만 자란 그녀였기에 이런 끔찍한 광경은 난생 처음 겪어보는 것이다. 멀리서만 보는데도 속이 울렁거리고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자꾸만 고개가 돌아가려는 걸 억지로 참으면서 계속 지켜보았다. 어떻게 고개를 돌릴 수 있겠는가! 그가 저렇게 온 힘을 다해 싸우고 있는데.


“아...읍!”


비명이 터져나오려는 것을 황급히 손으로 틀어막았다. 마수들이 강우를 온통 에워싸고 갖은 무기로 그의 몸을 난도질하려는 순간이었다!


‘안 돼!!!’


갑자기 강우의 몸이 팽이처럼 회전하며 적들에게 검을 날리는 모습이 보였다. 공간을 확보하고 위로 도약해서 몸을 빼낸 다음 죽어라 달려가며 검을 휘두르는 강우!


‘어떡해!!! 그를... 그를... 어떡하면 좋아......!!!’


금빛 화살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를 살려야 해! 그를 지켜줘야만 해! 하지만... 하지만 어떻게...?


- 이건 예전에 주군이 물의 정령에게 준 건데, 아줌마가 지금 너한테 이게 필요할 거 같대. 이거 정령왕의 물건이라 주군의 마법이 담겨있는 거야. 그러니까...... 사랑하는 사람을 지킬 때 쓰라는데. 아줌마가 자기도 그랬다면서.


퍼뜩 공실의 말이 뇌리에 스쳐지나간다! 그녀가 손에 쥔 금화살을 눈앞에 들어 보았다.


‘정령왕의 마법이 담긴 것... 왕의 마법이라면... 여기에 내 마법을 더한다면......!’


이령이 고개를 번쩍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오늘은 보름달이 뜨는 밤이다. 달의 마법사인 자신에게는 마법이 제일 강한 때! 하지만 지금 하늘은 달은 고사하고 별 하나 조차도 볼 수 없을 만큼 검은 구름으로 빽빽하게 덮여있다. 게다가 저 검은 구름은 보통의 구름이 아니다.


‘아마 저것 때문에라도 마법이 제대로 먹히지 않을 거야... 저 구름만이라도 없앤다면, 그럴 수만 있다면...!!!’


이령이 다시 왕의 금화살을 내려다 보았다. 강우를 지킬 무기... 지금 유일하게 내가 가진 것.


이령이 품에서 마법지팡이를 꺼내들었다. 성스런 은을 녹여 만든 마법지팡이였다. 그녀가 눈을 감고 주문을 외우자 지팡이가 은빛으로 빛나며 형태를 바꾸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타난 것은 은빛 활!


그녀가 은빛 활에 왕의 금화살을 걸고 시위를 먹였다. 그리고 시커먼 하늘 한복판을 향해 겨누며 마음속으로 간절히 빌었다.


‘제발 저 구름을 거두고 강우를...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지킬 수 있게 해주세요!!!’


금빛 화살이 시위를 떠났다!


검은 하늘 위에 금빛 선 하나가 일직선으로 올라가는 것이 선명하게 보였다. 그리고...


쿠------후우우화아아아아아악!!!!!!


갑자기 하늘 한복판이 뻥- 뚫리며 맑은 밤하늘이 보인다 싶더니 그 원이 순식간에 폭팔하듯 확장하며 검은 구름을 일시에 소멸시키는 것이 아닌가!


쏴아아아아아아아아---


맑고 깨끗한 바람이 불었다. 아름다운 별들이 촘촘이 매달린 하늘, 그리고 휘황한 달빛! 일순간 눈앞이 깨끗해지며 시야가 더욱 확장되었다.


쿠와아악-!


마수들이 괴로운 듯 여기저기서 비명을 질러댔다. 이령이 잠시 넋을 잃고 밤하늘을 바라보다 퍼뜩 놀라 다시 고개를 숙여 강우를 찾았다.


“강우야!!!”


강우의 몸에서 붉은 피가 튀는 것이 달빛에 적나라하게 보였다. 분명 마수의 피가 아닌 강우의 피였다.


“안 돼! 안 된다구! 강우는, 내 사람은 못 건드려---!!!”


이령이 두 손을 위로 번쩍 치켜들었다. 그녀의 손에 들린 은활이 빛을 내며 기다란 막대로 모습이 변하였다. 그 막대가 찬란한 은빛으로 변하자 이령이 두 손으로 은빛 막대를 손에 쥐더니 그것을 힘껏 땅에 내리꽂았다.


“강우는 내가 지킬 거야---!!!”


갑자기 강우의 검이 하얗게 빛을 내기 시작했다. 피를 흘리며 숨을 헐떡이던 강우가 놀라서 검을 들어보였다. 검의 빛을 본 마수들이 눈을 가리며 본능적으로 뒷걸음질을 쳤다. 여기저기서 고통스런 마수들의 비명이 울려퍼졌다. 이제는 그의 주위 마수들이 그에게 덤비는 것이 아니라 그를 피해 도망가기 급급했다.


강우가 고개를 돌려 언덕 위를 바라보았다. 그곳에 눈부신 은빛 빛기둥이 보였다.


“태이령......!”


몸에서 새로운 기운이 샘솟았다. 그가 다시 고개를 돌리고 마수들을 노려보았다.


“자, 다시 시작해 볼까!!!”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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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258 근데 방금 되게 찌릿하지 않았어요? 썸머페스티벌(121.176) 21.11.16 137 1
113257 ☆줕이 꺼진 지 2966일☆ 썸머페스티벌(222.235) 21.11.16 129 0
113256 지금 데이트 중이야 썸머페스티벌(121.176) 21.11.15 140 0
113255 ☆줕이 꺼진 지 2965일☆ 썸머페스티벌(222.235) 21.11.15 121 0
113254 ☆줕이 꺼진 지 2964일☆ 썸머페스티벌(222.235) 21.11.14 121 0
113253 그래서 사장님한테 전화를 할까 말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썸머페스티벌(121.176) 21.11.13 134 2
113252 ☆줕이 꺼진 지 2963일☆ 썸머페스티벌(222.235) 21.11.13 113 0
113251 어잿밤, 좋았어요 [1] 썸머페스티벌(121.176) 21.11.12 155 1
113250 ☆줕이 꺼진 지 2962일☆ 썸머페스티벌(222.235) 21.11.12 120 0
113249 태공실 너 8시에 약속 있다고 했지 썸머페스티벌(121.176) 21.11.11 133 0
113248 ☆줕이 꺼진 지 2961일☆ 썸머페스티벌(222.235) 21.11.11 123 0
113247 주군과 태양의 표정 변화 ~ 10화 썸머페스티벌(121.176) 21.11.10 233 1
113246 ☆줕이 꺼진 지 2960일☆ 썸머페스티벌(222.235) 21.11.10 129 0
113245 주군과 태양의 표정 변화 ~ 9화 [2] 썸머페스티벌(121.176) 21.11.09 221 1
113244 ☆줕이 꺼진 지 2959일☆ 썸머페스티벌(222.235) 21.11.09 156 0
113243 나를 좋아한다는 사람이 나를 위해 용기를 내보겠대요 썸머페스티벌(121.176) 21.11.08 147 1
113242 ☆줕이 꺼진 지 2958일☆ [1] 썸머페스티벌(222.235) 21.11.08 142 0
113241 아우- 왈왈왈왈왈왈왈 썸머페스티벌(222.235) 21.11.07 133 1
113240 ☆줕이 꺼진 지 2957일☆ 썸머페스티벌(222.235) 21.11.07 126 0
113239 ☆줕이 꺼진 지 2956일☆ 썸머페스티벌(121.176) 21.11.06 122 0
113238 그건 내 스킨이야 [1] 썸머페스티벌(121.176) 21.11.05 165 1
113234 ☆줕이 꺼진 지 2955일☆ [2] 썸머페스티벌(222.235) 21.11.05 155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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