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정보프로그램 뭐 그런데서 여러번 나왔던거라 기억하고있었는데

걔네들이 편집을 잘못한건지 영 이상하게 나와서

저건 걸러야겠구나 하고 안보다가

노네들이 막 추천하길래 정말 아무 생각없이 본 영화였는데

정확하게 몇살인지 뭐 그런거 디테일하지 않았어서

혼자 막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봤다

나이는 30대 중반정도 됐겠고

결혼을 일찍했다했으니 와이프랑 나이차이가 좀 나겠고

예쁜 딸이 우울증을 앓아서 아빠를 좀 불편해 하고

와이프는 자살기도를 몇번이나 했을만큼 멘탈이 너덜너덜하고

(엄마가 자살기도했을때마다 아이가 발견했다면 

아이가 마음이 아픈것도 당연하겠다싶더라)

영화 전반에 걸쳐서 기홍이가 우유부단하다고 나오는데

누구에게도 상처주고 싶지 않아서 일부러 말을 그렇게 하는 성격같았다

큰소리한번 안내고 늘 조곤조곤한것도

처음보는 사람 부탁을 거절못하는것도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할때 사람들은 다들 행복해 질거라고 생각하잖아

기홍이도 그랬겠지

그렇게 결혼을 했는데

와이프도 아이도 마음이 아프니까

혼자 버티는 비중이 점점 더 많아졌겠지

그렇다고 가족때문에 힘들다고 어디가서 막 욕하고 다닐 성격도 못되고

술많이 먹거나 난폭하게 운전하거나 하지도 않고

그냥 어쩔 수 없다 하고 생각하면서 다 받아들인건 아닌가 싶었다

핀란드에는 낮인지 밤인지 알수 없어서 시계보는게 버릇이 된다고

다른나라에서 온 사람들은 다들 겪는 버릇이라지만

나는 그 말할때 유난히 쓸쓸한 목소리때문인지

기홍이가 자기에 대해서도 그럴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몇살인지 결혼한지 얼마나됐고 아이가 아픈지는 얼마나됐고

사람들은 행복한 일이 생기면 날짜를 세지만

다치거나 아프거나 불행한 일이 생기면 날짜를 세지않으니까

그렇게 그냥 가장이고 보호자 역할만 하다가

어떤 여자를 만나고 갑자기 남자가 됐다

(소재가 그쪽이라 이렇게 말하면 안되는것 같기도 하지만)

한국에서 상민이 다시 만났을때

뭔가 대책이 있는것도 아니면서 그냥 막 찾아와서 쭈뼛거리는 기홍이 모습이

처음 연애하는 애 같아서 귀엽드라

보고싶다고 만나달라고 목소리듣고싶다고

무작정 찾아와서 기다리고 쫓아오고

사실은 마음은 아직도 사춘기를 채 못벗어난 어린애가

상황때문에 역할때문에 맞지도 않는 아빠 양복같은거 입고

보호자로 가장으로 매여있다가

아 내가 남자였구나 하고 깨닫는 순간 뭐 그런거

영화 초반에 물에 술탄듯 술에 물탄듯

그냥 흑백영화같기만 하던 기홍이가

점점 생기넘치게 변했다할까

풀칼라 UHD 같드라

코골면서 자다가 눈이 벌건채로

"나 안잤어요"(껌뻑껌뻑껌뻑)

앞뒤 생각안하는 19살 스무살 어린애들 연애하는것마냥

그래서 좀 더 용기를 냈으면 했는데

결국 자기가 필요한 사람보다는

자기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로 돌아가

큰 그리움에 치여 눈물이 그렁한 얼굴이 너무 속상해서 괜히 내가 다 아팠다

왜 뭐... 좀 행복하면 어때서

그러면 안돼냐...

뭐 그런 생각하면서 봤음

꽁배우 참... 갠잖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