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NTSB는 지금까지 항공사/항공기 제작사 편을 들어 본 적이 없다. 오히려 같은 미국 항공사/보잉사를 대놓고 까고 다니는 어떻게 보면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고 봐야지. 뉴스를 좀 보는 분들이라면 보잉 787 드림라이너 운항중단 사건을 기억할 것이다. 나중에 보니 배터리 문제라고 밝혀져서 그것 재설계 들어갔고 두 번의 사고가 연거푸 일어나자마자 원인 밝혀지기도 전에 바로 보잉 787 운항중단+원인 밝혀져서 재설계 될때까지 생산중단 때렸다. 당연히 보잉사의 타격은 무지막지했고.

만약 NTSB가 보잉사와 같은 편이었다면 이런 일은 있을 수도 없었겠지.

참고로 예전에 DC-10 시절에는 엔진 하나 떨어져나간 사고가 (AA191, 아니다 물타기 믿는 사람들은 AA라하면 모를테니, 아메리칸 항공 191편 사고) 있었는데 이때도 미국 전체 DC-10 취항 금지 때렸었다. 이땐 결국 문제가 아메리칸 및 기타 미국항공사에 만연하던 DC-10 엔진의 잘못된 정비법(이건 더글러스 사 매뉴얼에 어긋나는 방식이었다)이 원인으로 밝혀져 철퇴를 맞았었고.

이번에 NTSB가 정보를 빨리 내놓는 이유는 딱 하나다.

"블랙박스가 이렇게 온전한 상태로, 사고 당일에 얻은 사고가 거의 유일하다는 점."

덕분에 블랙박스 찾는데만 거의 2년 걸렸던 지난번 아시아나기 화물사고(991편)이나 에어프랑스 대서양 실종사건(447편)과는 달리 바로 조종실 녹음장치/비행 데이터 기록장치 내용을 읽어 주요 내용을 공개하게 된 것일 뿐. 참고로 지난번 에어프랑스 때는 미국과 관련이 없는 사고라(에어프랑스-프랑스제 에어버스-브라질/파리 왕복노선) NTSB가 아닌 BEA가 주관을 했는데, 이때는 아예 블랙박스 나오기 전부터 바로 당시 에어프랑스 447편의 자동 정비기록장치가 파리의 운항센터에 보낸 데이터 (ACARS 데이터, 첫날 아시아나 항공 사장이 말한 "기체 이상이 있으면 바로 운항센터에 보고가 되요"도 바로 이것)를 바로 공개했었다. 그리고는 바로 당시 A330/340(이 두 기종은 엔진 개수 빼고는 거의 비슷하여 정비 등도 같이 이루어질 수 있다.) 기종의 피토관 문제 기록이 많다는 점 때문에 (그리고 그 때 정비기록 데이터에도 피토관 이상이 보고되었음) 바로 피토관 교체조치 들어가고 이 쪽에 집중해서 수사가 들어갔다. 물론 이후 2년 후에 블랙박스가 나와서 녹음장치/기록장치(CVR/FDR) 뜯어보니 조종사 과실로 밝혀져(조종사들이 헷갈려서 실속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계속 조종간을 당기는 바람에 그냥 비행기가 돌 떨어지듯이 자유낙하. 당시 휴식 중이던 주기장이 들어올때까지 그 원인을 몰랐다고) 갑자기 "지나친 오토화로 인한 기본 비행기술 저하" 문제가 좀 불거지기도 했고.

그리고 최근 사고/준사고에 대한 아시아나 항공의 대처방식을 보면 이게 언플인게 바로 딱 나옴.

1. 아시아나항공 8942편 (제주-김포노선): 사고 내용은 간단함. 제주-김포로 올라오던 중 비행기 노즈 부분에 우박 맞고 그 부분이 파손됨(자세히 말하자면  레이더 덮고 있던 덮개가 떨어져나감). 당시 아시아나항공 측은 이 조종사들을 두고 "이렇게 파손된 비행기를 끌고서도 안전하게 비상착륙한 우수한 조종사"라 추켜세우며 사내 시상도 이루어지고 이렇게 언론에 대대적으로 조종사들을 영웅으로 추켜세웠지만, 이후 조사에서 애당초에 이렇게 우박이 예상되는 지역에 무모하게 비행기를 끌고 들어간 것이 밝혀져(당시 주변에 비행기는 다 그 지역을 피해서 갔음에도 불구하고) 기장 3개월/부기장 1개월 효력정지 및 아시아나 경고먹음.

2. 아시아나항공 991편 (인천-상하이): 화물기 사고임. 화물기 특성상 새벽 비행기였는데, 제주도 남서쪽 해상에서 실종되었고, 추락한 잔해가 발견되었음. 마지막 관제탑과의 교신에서 화재 발생 보고가 있었음. 사고 일어나고 하루 뒤부터 바로 "기장이 거액의 보험을 들어놓았다"라는 말을 퍼뜨려 마치 실크에어/이집트에어(후자 역시 자살 여부를 두고 논란이 있었으나 자살이라는 것이 정설)와 같은 기장에 의한 고의추락(또는 자살)이라고 바로 몰고 갔음. 하지만 이 부분은 사실이 아님으로 밝혀져 바로 보험계에서 사과 성명 들어왔음. 블랙박스 찾는데 한참 걸렸고 결국 파손된 상태로 발견됐지만 결론은 "적재되었던 리튬 이온 배터리 화재로 인한 비행기의 조종능력 상실, 그리고 이로 인한 추락"으로 내려졌음.

이런 점에 미루어볼 때 현재 어떤 식으로 굴러가는지는 명백함. NTSB는 현재까지 밝혀진 내용을 그대로 밝혔을 뿐이고, 조종사 과실이 보이는 부분이 제일 먼저 나와(특히 착륙 직전 속도/고도 유지 실패 문제) 이 부분을 조사하고 있으니까 아시아나 항공이 어떻게든 보잉사/공항 과실로 몰아가려고 하고 있는 부분이고 이 과정에서 무리수를 두기도 한다. 예를 들어 타워가 비행기에 고도에 관한 경고를 안해서 사고가 났다던지...(이건 타워의 기본 업무가 아님) ILS가 없어서 비쥬얼 착륙이라 매우 위험하다던지(그럼 카이탁은?? 그건 활주로가 아닌 그 바로 앞에 산까지만 유도되고 나머지는 무조건 비쥬얼인데??) 등등. 그리고 여기에 우리나라 언론사, 심지어는 국토부가 속아서 NTSB에 항의 서한을 보내기도 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더 이상 이런 아시아나의 물타기에 넘어가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