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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스압)화천 DMZ 랠리 대회 후기

윈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3.05.13 00:07:57
조회 5062 추천 8 댓글 11


화천은 내가 군생활했던 곳이다.

코스는 내가 복무했던 부대, 행군 코스, 신병교육대, 진지공사 숙영지 등등을 포함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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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로드 자전거를 타고 나가는 첫 로드 레이스이다.



화천 공설운동장에 모여서 개회식을 진행했다.


물론 빠져있어도 되긴 했지만 참가자 기분을 내기 위해 국민의례할 때 부터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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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회사가 끝나고 생활체육지도사가 무대에서 시범을 보이는 스트레칭을 했다.


많이들 설렁설렁 하는 것 같아 보였지만, 나름 열심히 따라하려곤 했지만, 한 곡이 끝나고 마더빠더젠틀맨의 춤은 따라하기가 민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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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출발지점으로 이동.

펠로톤에서 사고가 난다면 뒤에 있을 수록 사고에 휘말리기 쉽기 때문에 최대한 앞으로 나가려고 자리를 잡았다.


길게 끄는 것 없이 부문별로 1분 단위로 바로바로 출발했다.






1. 초반 평지 구간 - 10km



출발 직후부터 슉슉슉 하는 타이어 마찰음과 함께 상당히 빠른 속도로 펠로톤이 나아갔다.


레이스의 극초반이고, 이 대회는 피니시 순위 싸움(건타임)이 아닌 시간 경쟁(넷타임)이기 때문에 펠로톤을 치고 나가는 어택이나 건타임 대회에서 보이는 팀의 작전 같은 것은 별로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펠로톤의 앞에 있을 수록, 빠른 트레인을 탈 수 있어서 시간 경쟁에 유리하고 사고 피해도 줄일 수 있으므로 많은 사람들이 최대한 앞으로 붙으려고 노력했다.


나도 역시 시야에 최선두를 볼 수 있는 위치에서 펠로톤 속에서 나아갔다.





처음 느껴보는 펠로톤 속의 느낌은 짜릿 그 자체였다.


시속 40 km/h를 넘나드는 자전거를 전후좌우에 두고 나도 그 안에서 따라가야하는 상황은 \'아 이게 레이스구나\' 라는 것을 격하게 느끼게 해 주었다.


빈 틈이 보이면 그 안으로 비집고 들어가고, 앞사람과 거리가 벌어지면 기를 쓰며 따라붙고, 한 번은 펠로톤의 최선두로 튀어나가서 그룹을 끌기도 했다.(물론 금방 힘이 빠지고 잡혔다.)





노면은 상당히 깔끔해서 노면때문에 사고는 일어날 것 같진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앞사람의 속도가 사악 줄어서 뒷바퀴와 내 앞바퀴가 거의 닿을 뻔 했다.


나도 곧바로 브레이크를 잡아서 다시 거리를 만들었는데, 내 뒤에서는 여기저기서 "우어!" 하는 놀란 사람들의 외침이 들렸다.


다행이 사고는 나지 않은 것 같다.


그렇게 선두 그룹에 속해서 해산령 입구까지 잘 따라갔다.





2. 해산령 업힐 - 7km


드디어 첫 업힐이 시작됐다.


이 곳은 내 행군 코스는 아니었지만, 면회 나왔을 때 평화의 댐을 보러 차로 올라온 적이 있었는데, 상당히 길고 굽이굽이 진 길로 기억한다.




초반의 가속이 무색하게 나는 속도를 낼 수 없었고, 많은 사람들이 나를 지나쳐갔다.


업힐은 항상 별거 없다. 그냥 끝날 때 까지 꾸역꾸역 밟아 올라가면 된다.


그런데 그게 갑자기 어려워진 순간이 왔다.




오른쪽 종아리 근육이 뭉쳐지는게 느껴지기 시작했고, 오금, 허벅지 까지 근육의 긴장이 올라왔다.


이대로 조금만 가다간 곧바로 쥐가 올라올게 분명했다.


즉시 파워젤1을 빨고, 물을 쭉쭉 마시고, 클릿을 빼서 다리를 쭉쭉 펴면서 페달링 하려고 했다.


그리고 생존을 위한 댄싱을 해 가면서 최대한 근육의 긴장을 완화하려고 노력했고, 거의 막바지까지 버틸 수 있었다.


약간의 여유가 생기면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타이밍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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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까지 약 500m 남은 지점이 되자 사진찍는 갤러리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 때까지 많은 사람들이 나를 추월했고, 나도 최대한 정상까지 힘을 쥐어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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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정상..


바닥에는 출발 지첨과 같은 기록 계측을 위한 줄이 있었고, 그 너머에서는 시간이 기록되지 않고 휴식을 취할 수 있다.


그리고 한시간 이내에 다음 기록계측 시작 구간인 평화의댐 다운힐을 통과해야 한다.


나는 멈추지 않고 그대로 통과. 앞에 보이는 해산터널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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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의 길이는 약 2km 였다.


어차피 시간 기록이 안 되는 구간이기 때문에 케이던스를 올려서 페달링 하면서 근육을 풀어주었다.


불이 다 꺼져 어두운 구간도 상당히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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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출구를 지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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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언덕을 오르고 평화의 댐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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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머리가 삐져나오기 시작한다.





3. 해산령 다운힐 - 약 12km



평화의 댐을 지나 본격적인 긴 다운힐이 시작됐다.


다운힐에서 사고난 경험 때문인지 빠르게 다운힐 하기가 참 무섭다.


나름대로 위험하다고 느끼는 속도로 내려가는데도, 내 옆으로는 훨씬 더 빠른 사람이 내려가고 그 속도로 코너링을 하면서 멀어져간다.




다운힐 역시 그룹으로 속도도 빠르고, 다운힐이 끝난 후에도 유리해지기 때문에 그룹을 뭉치려는 움직임이 보였다.


하지만 그건 다운힐 실력이 되는 사람 이야기이다.


나같은 뉴비가 괜히 붙어가다간 그룹도 끊기고, 라인도 제대로 못 타면 내가 폭탄이 될 뿐이다.


그래서 멀어져가는 그룹은 포기하고, 혼자서 묵묵히 내려갔다.





길고 긴 다운힐 끝에는 다시 기록 계측을 시작하는 선이 있었고, 그 선 안쪽으로 많은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좌우 테이블에는 파워에이드나 물 등을 나눠주고는 있었지만, 역시 멈추지 않고 바로 기록 계측 구간으로 들어가며 파워젤2를 소비했다.






4. 민통선 구간 - 10km



해산령 다운힐이 끝난 후에도 길은 여전히 약한 다운힐처럼 보였다.


이상한 건 속도가 너무 안 나고 다리에도 힘이 많이 들어갔다.


갑자기 강해진 역풍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뒤를 돌아보니깐... 여행하면서 느꼈던, 다운힐 같은 업힐을 오르고 있었다.


그게 또 오묘한게, 이젠 진짜 평지거나 내리막이다! 라고 느끼는 구간도 돌아보면 여전히 업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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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서도 많은 사람들이 팩을 이루거나 혼자서 나를 지나쳐갔고, 심지어 뒤늦게 출발한 부문인 MTB들도 있었다.



지난 시절, 춘계전투진지공사를 하며 텐트를 치고 4박 5일동안 머물렀던 당거리 폐막사를 지나쳤다.


여기서부터 내 행군 코스가 시작됐다.






5. 함묵령 업힐 - 15km



이제 다운힐 같은 업힐은 끝나고, 누가 봐도 업힐인 코스가 시작됐고, 마지막 파워젤3을 입에 물었다.


함묵령 업힐 코스는 행군하며 부대로 복귀할 때 마지막 고비인 지점이다. 여기만 넘으면 주둔지까진 약한 내리막이다.


파워젤을 빨긴 했지만, 근육은 이미 지친 것 같다. 더 이상 밟을 힘이 나지 않고, 또다시 쥐가 올라올 것 같았다.




최후의 수단인 오르막 와리가리를 하기 시작했다.


속도는 8~10 km/h를 왔다갔다 하고, 심지어 5 km/h 아래로 떨어져서 가민 기록이 일시정지 되는 때도 있었다.


역시 많은 사람들에게 추월당했고, 본격적으로 MTB 그룹도 많이 지나갔다.




함묵령 정상에 가까워 질수록 굽은 길의 경사는 심해졌다.


절대 내리지 않기 위해, 반경을 더욱 크게 하면서 지그재그로 올라갔고, 마침내 정상이 보였다.


정상 근처에는 역시 사진을 찍는 갤러기들이 있었기 때문에 더이상 지그재그를 하면 안 됐다.


함묵령 정상에도 물과 음식을 나눠주고 있었다.


천천히 달리며 종이컵 물을 하나 받아마시고, 바나나 주시는 것은 거절했는데 이게 나중에 큰 후회가 되었다.





6. 정상에서 피니시까지 - 25km



급한 경사의 다운힐을 지나 이제 평탄하거나 내리막인 길을 지나 피니시 하기만 하면 됐다.


다운힐을 끝내자마자 나를 지나치는 6~7명의 그룹을 만났다.


속도는 꽤 빨랐고 안정적으로 보였기에 거기에 붙어서 재미를 좀 보면서 가고 있었다.


신교대를 지나치고, 주말에 고기 구워먹던 회관도 지나치고, 1년간 머물렀던 주둔지도 지나치며, 전역하면서 생각했던 \'다시 이 길을 지나는 일은 없을거야\'라고 했던 것을 곱씹었다.




너무 앞에서만 선두 로테이션을 하는 것 같아서 나도 보탬이 되려고 앞으로 나갔다.


그리고 잠깐 힘을 쏟고는 다시 뒤로 빠지는데... 빠지는데 계속 빠진다...


달리던 그룹과 자전거 바퀴 하나 거리로 멀어지다가, 자전거 한 대, 두 대 거리가 되더니, 좀처럼 그룹에 붙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 그룹과는 끝이었다. 내 체력도 거기서 끝났다.


갑자기 현기증이 났다. 몸에 힘도 빠지고 다리를 돌리는 것도 시원치 않았다.


함묵령 정상에서 그냥 지나친 바나나 반조각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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