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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갤문학) 나타와 레비아의 휴식 - 1 -

낙타(220.89) 2015.10.21 00:57:29
조회 1699 추천 17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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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나타 벌쳐스 소속 늑대개 팀의 대원이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대원이었다' 가 맞는 말이다.


늑대개 팀 즉 나와 꼰대 그리고 레비아까지 우리 3명은 지금 A급 지명수배자가 되어 도망 다니는 신세가 되었다.


그 망할 여자가 한 말 중에 사람이 착한일을 하면 바보가 된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강제로 끌려와 위상력 주입 실험을 당하고 자기들 멋대로 부려먹다가 이젠 지명수배자 신세라니.


나도 참 운이 없어도 더럽게 없는 것같다.


지금은 꼰대가 도주 경로를 찾는 동안 철거 예정인 폐건물에 숨어서 지내고 있다. 돼지와 함께 말이다.


"야 돼지! 이 선 밖으로 나오지 말라고 했잖아!"


"죄...죄송해요, 나타님 너무 배가 고파서 그만."


나타는 배도 고프고 불쾌한 날씨 탓에 죄 없는 레비아에게 마음에도 없는 짜증을 부리고 말았다.


"쳇, 조금만 기다리면 꼰대가 돌아올 거야."


나타의 그 말이 씨가 되었는지 트레이너가 그림자 속에서 나타났다.


"다녀왔다."


"어이, 꼰대 언제까지 이런 곳에 있어야 하는 거야!"


"이제 도주 루트는 완성되었다. 우리는 내일 공항으로 향한다."


나타가 자리에서 일어나 기쁘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하, 드디어 이 더럽고 짜증 나는 곳을 나가는 건가."


"그렇다. 그러고 보니 너희 몰골이 말이 아니군 그런 몰골로 밖을 돌아다니면 일반인이라도 수상해 보일 거다. 그러니 지금 동내 찜질방으로 가서 목욕하고 와라." 


그러자 나타가 어이가 없다는 듯 트레이너를 쳐다보았다.


"꼰대, 드디어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 지금 이런 상황에 한가하게 목욕이나 하라니! 지금 제정신으로 하는 소리야? 

야 돼지 너도 가만히만 있지 말고 뭐라고 말 좀 해봐."


구석에 쓰러지듯 앉아 있는 레비아를 보며 나타가 따지듯 물었다.


"저... 저도 가끔은 그런 것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레비아가 힘없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렇다는군, 자 나타 이제 불만은 없겠지? 지금 당장 찜질방으로 갈 채비를 해라. 비용은 내가 지급하겠다."


"하, 뭐 좋아. 너희 뜻이 그렇다면 내가 기꺼이 어울려주지."


이제야 레비아도 힘이 나는 듯 자리를 털고 일어나서 나갈 채비를 했다.


건물을 빠져나와 찜질방으로 향하려고 할 때 트레이너가 걸음을 멈췄다.


"너희 무기는 나에게 맡기고 가도록. 그런 무기를 가지고 찜질방에 들어갈 순 없으니 말이다."


트레이너가 손을 내밀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 꼰대. 너는 같이 안 간 다는 거야?"


"그렇다. 무기를 가져가면 의심을 받을 뿐이다. 그러니 우리 중 한 명은 무기를 맡아야 한다. 그리고 내 몸을 보면 시민들이 무서워할게 분명하다. 그러니 나는 가지 않는다."


나타와 레비아는 그 말의 뜻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흉터로 얼룩진 트레이너의 몸을 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쳇, 그럼 어쩔 수 없지 자, 여기 있어."


"트레이너님, 저희 끼리 만 가서 죄송합니다."


"아니, 난 괜찮다. 그럼 저녁 여섯 시 까지 이곳에서 다시 만나는 것으로 하지. 이만 해산."


말을 마친 트레이너는 어디론가 떠나버리고 나타와 레비아 둘만이 남았다.


"자, 그럼 우리도 가자."


"네! 나타님"


둘은 찜질방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찜질방 입구에 도착한 나타와 레비아는 요금을 내고 안으로 들어갔다.


"야! 돼지 지금 뭐 하는 거야 왜 날 따라와!."


나타가 어이가 없는 듯 얼굴이 빨개져서 레비아에게 말했다.


"네? 그럼 저는 어디로 가야 하나요. 이런 곳은 처음 와봐서 죄송해요."


"너는 저기 여탕이라고 적힌 곳으로 가야지 멍청아! 그리고 안에 들어가서 옷을 잘 넣어 놓고 몸을 씻어. 그리고 안에서 나누어 주는 찜질복을 입고 찜질방이라고 적힌곳으로 나와"


나타는 싫은 척 하며 친절하게 레비아에게 필요한 설명을 모두 해주었다.


"네, 알겠어요. 나타님 그럼 조금 이따 봐요."


레비아는 여탕으로 사라져버렸다.  


"후, 정말 사람 피곤하게 만드는 계집애야"


중얼거리며 나타도 남탕으로 들어갔다.


"엄마 저 형 좀 봐 목에 이상한 목걸이를 하고 있어."


"어휴, 저런 건 쳐다보면 안 돼. 저 형은 공부도 안 하고 나쁜 짓만 많이 해서 벌을 받는 거야. 너도 나쁜 짓 많이 하면 저런 벌을 받아요."


사람들이 수군거리는 소리는 나타 에게도 다 들렸다.


"쳇, 누가 나쁜 놈 이라는 거야. 자기들 멋대로 말하고 있어. 나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아무리 욕먹고 싸우는 게 익숙해진 나타라도. 자기가 지금껏 목숨 걸고 지켜온 시민들에게 오해를 받고 욕을 들으니 눈에 눈물이 고이는 것을 참기가 힘들었다.


우주처럼 넓고 깜깜한 공간에 아무도 없고 혼자 외톨이가 된 기분이었다.


"제길, 이래서 내가 오기 싫다고 했는데... 그 녀석은 괜찮으려나."


레비아도 자신과 똑같은 일을 겪는 게 아닐까 나타는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나타님, 여기에요."


어두운 공간에 문이 열리고 빛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나타는 서둘러 눈물을 닦고 소리쳤다.


"돼지! 왜 이렇게 늦는 거야 배고파 죽을 뻔했잖아."


레비아는 뛰어 왔는지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하아 하아, 죄송해요. 사물함 열쇠 사용법을 몰라서 시간이 좀 걸렸어요."


나타는 레비아의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안심되고 다시 기운이 나기 시작했다.


"자 돼지 그럼 밥부터 먹으러 가볼까? 저기 여우 여자가 파는 음식이랑 비슷한 것들이 있으니 가서 먹어보자."


"네! 좋아요 나타님."


나타와 레비아는 이 순간만큼은 모든 걱정을 잊고 행복에 빠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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