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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갤문학]나타의 심리 테스트(下)

나타가나타났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6.01.18 21:53:24
조회 972 추천 31 댓글 6

"......이봐, 이건 무슨 의미지?"


『큐브』. 정확히 말하자면, 가상현실의 공간에 들어온 나타는 짜증이 잔뜩 묻어나는 목소리로 물었다. 큐브 외부에서 전해오는 음성이 스피커를 통해, 안쪽에 울린다


[자신의 내면과 마주보도록 해 봐, 나타. 쇼그의 도움을 받아, 너의 뇌파와 정신파 그리고 위상력. 마지막으로 심리 테스트의 결과물을 총합해 만든 '너의 내면'이 그 안쪽에 있을 거야]

그러나, 나타는 코웃음치며 말했다


"나의 내면? 웃기지도 않는 소리! 그깟 종이 몇 장과 내 뇌파니 정신파니 하는 것 가지고 나의 내면을 만들어 낸다고? 사람의 마음이라는 건, 감정에 따라서 쉽게 변하는 거거든?! 넌 그것도 모르냐!"

[무의식─이라고 들어봤어, 나타?]


슬비의 말에, 나타는 잠시 침묵했다. 자신의 무의식이 반영된 '또 하나의 자신'과 마주본다? 나타는, 어쩐지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눈 앞에 있는 커다랗고 웅장한 문을 열고 싶지 않았다. 마치, 이 안쪽에 있을, 연약한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서, 허세를 부리듯 크게 부풀려진 문을 여는 행동이 꺼려졌다


[열고 들어가봐, 나타. 그리고 마주하고, 응시하며, 포용하는 거야. 너의 내면을, 너의 약함을. 그게 네 치료를 위해, '우리'가 내린 결론이야]


뿌드득, 이빨을 가는 소리가 울린다


"우리, 라고...? 하, 어느새 다른 녀석들도 냄새 맡고 모였다~ 이거냐? 좋아. 네놈들이 정 그리도 궁금해하면 까짓거 봐주도록 하지"

나타는 문을 열고 들어갔다. 깜깜한 어둠 속. 유일하게 보이는 것은 '또 하나의 자신'. 등을 돌리고, 무릎 꿇고 있었다


'그러고보니, 검은양 녀석들은 이 안에서 차원종이 된 자기자신과 만난 적이 있다고 했던가?'


나타는 피식, 하고 웃었다. 다른 차원종도 아닌, 차원종이 된 자기자신이라니, 싸워볼만 한 적이라고 생각하며 그에게 다가간다


"야, 그만 앉아있고 이만 일어나. 어서 싸우──"

"더 이상...싸우고 싶지 않아"

또 하나의 자신. 그의 어깨를 붙잡는 순간 들린 목소리에, 나타의 행동이 딱, 하고 굳는다


"아픈 건 싫어. 싸우는 것도 싫어. 죽이고 싶지 않아. 이제 그만두고 싶어. 집에 가고 싶어. 언제까지, 대체 언제까지 이래야 하는 거야?"

".....닥쳐"

나타의 말에, 또 하나의, 약한 나타가 악에 받친 듯, 납득할 수 없다는 듯 외쳤다


"닥치라고?! 싫어! 내가 어떤 말을 하던 간에, 그건 내 마음이야! 왜 내가 말하는 것조차 막아?! 그게, 네 목에 채워져 있는 개목걸이로 목을 조이는 것과 뭐가 달라?! 너야말로 이상해! 납득할 수 없어! 인정할 수 없어! 자유를 바란다고 지껄이면서, 왜 그것과는 정반대로 행동하는 거야?!"

"입 다물라고 했잖아!"

나타는 쿠크리를 휘둘렀다. 또 하나의 나타는 쿠크리를 들어올려 막았지만, 힘에서 차이가 나는지, 바닥을 굴렀다


나타는,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쿠크리를 꽉 붙잡아 애써 떨림을 진정시키려 들었다. 하지만, 초조한 듯, 불안한 듯, 입 안에서 흘러나오는 말은 제대로 소리를 내지 못 하고, 이상하게 떨리고 있었다


"이, 이 개자식...들이...! 가, 감히? 내 앞에서...이딴 장난을 쳐? 으응? 무, 무슨 개수작을...부, 부리는 거야, 하아?"

그때, 바닥에 쓰러져 있던, 약한 나타가, 절망하여 체념하고, 다 포기한 듯 중얼거렸다


"차라리...여기서 죽으면...편해지지 않을까?"

그리고, 나타는 이성의 끈이 뚝, 끊겼다


"닥쳐어어어어어어──!!!!"

쓰러져있는 나약한 자신의 멱살을 붙들어 올리고, 주먹으로 얼굴을 마구잡이로 후려친다. 광인(狂人)처럼, 괴성을 내지르며, 계속 주먹을 들어올렸다가 내려친다


원시적인 폭력의 소리가 울리고, 약한 나타는 신음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 하고 점점 조용해졌다. 바닥에 피가 튄다. 나타의 주먹에도 피가 묻어난다


"죽으면 편해진다고? 싫어, 죽고 싶지 않아! 살기 위해서, 내가 살기 위해서 얼마나 개처럼 살아왔는데! 시발!! 친구를 죽였어! 죄 없는 사람도 죽였고! 나 때문에 무고한 민간인들은 기억소거까지 당했어! 살아남기 위해서, 빌어먹을 개목걸이와 리모컨 앞에서 수그려야 했고, 진짜 노예처럼 살았다고! 살고 싶어서! 그 거지같은 자유 하나 누려보자고, 진짜 개처럼 살아왔단 말이야...! 그런데, 그런데 이제와서 포기하라고? 그만두고 싶다고? 그렇게 말한다고 해서 뭐가 어떻게 될 리가 없잖아아아아아!!!"

눈물을 흘리며, 절규하고 있다. 때리고 있는 입장이면서도, 마치 누군가에게 맞고 있는 것처럼, 나타의 얼굴이 고통스럽게 일그러졌다


"늦었어! 늦었다고! 이제와서 다른 걸 하기에는 늦었단 말이야! 얼마나 더 살 수 있을지 몰라! 사실은 언제나 머리가 아픈데, 약 한 번 받은 적 없어! 그걸 달라고 할 수도 없었고! 싸우는게 싫다고? 그래, 당연히 싫겠지! 칼에 베이고, 주먹이나 몽둥이에 얻어맞고, 불길에 지져지고, 아파! 존나게 아파! 좆같이 아파! 진짜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을만큼 아프다고!! 집? 우리에게 집이 어딨어! 지 애비애미 얼굴도 모르는 천애고아 새끼인데! 언제? 언제 끝나냐고? 몰라 시발! 그런 걸 내가 어떻게 알아! 수명 줄어들어서, 언제 뒈질지도 모르는데, 이게 언제 끝날지 내가 어떻게 아냐고!!"

털썩, 주먹에 얻어맞던 약한 나타가 바닥에 던져졌다. 그의 얼굴은,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을만큼 뭉개진 피떡이 되어 있었다


"아, 으그아아, 으아아아아아악!!!!"

나타는 두 주먹으로 바닥을 쾅쾅 내려치며 절규했다


다른 사람들이 큐브 안으로 들어와, 나타를 간신히 진정시키고, 말리기까지 30분이라는 시간이 걸리고, 결국 나타는 실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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