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검은양 스토리 주인공을 슬비로 보면 슬비도 대단히 매력적인 성격이 된다.

근면성실하고 메뉴얼에 충실한 깐깐한 성격임에도 자신이 보기에 아니다 싶은 상황에선 침묵으로 항의하고

차원종이란 종족 자체에 대해 극심한 적개심을 품고 있어서 애더 남매같은 식별명 있는 개체도 그냥 차원종이란 

종족명으로 부르면서 복수심을 불태우고 별 의미없는 말에도 시비를 걸고 넘어지는데

인간에 대해선 이상할 정도로 관대한지라 자신을 모욕해도 쉽게 용서해주고 싫어하는 사람도 구해주려하며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서라면 내 목숨도 바칠 수 있다는 극과 극으로 갈리는 태도를 보여줌.

드라마를 좋아하지만 일반 상식이 잼병이고 워낙 순진해서 주변 사람들이 이상한 말을 해도 알아듣질 못함.

즉 슬비 스토리만 보자면 사람에겐 천사, 차원종에겐 복수귀라는 컨셉이 가능했는데

정작 검은양 스토리가 모조리 똑같아서 저 선량한 점은 검은양 공통이 되어버린데다 복수심은 너무 곁다리로 언급되서

부각도 안됨. 

즉 천사와 복수귀 양면을 품은 복수의 여신이란 캐릭터성이 죽어버렸다.

덤으로 캐릭터 내면묘사가 전혀 안되다보니 외부로 자신의 견해를 거의 보여주질 않는 슬비는 

다른 캐릭터부터 시작해서 스토리 한번 끝낸 사람이 보기엔 지나치게 재미없는 캐릭터가 되버렸음.

슬비의 캐릭터성을 지금이라도 살리려면 각 임무에 대한 캐릭터들의 내면묘사를 좀 더 상세하게 묘사해야된다고 본다.

지금은 임무에 대해 아무 생각없는 유리/미스틸 그룹이나 내면적으로 많은걸 생각해야할 슬비/제이 그룹이나 별 다를게 없음.

이게 명령을 내리는 측과 사사건건 충돌해서 자신의 캐릭터성을 부각시키는 늑대개가

순순히 명령을 수행해서 자신의 성격을 드러낼 기회가 없는 검은양보다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라고 본다.

이 중에서 가장 자기 의견을 안보이는 슬비는 말할 것도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