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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정신인데 막 써진다 앱에서 작성

몽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7.07.03 22:56:40
조회 849 추천 22 댓글 7
														




네가 듣고있던 노래 공유해준 것. 텍스트로 읽고 들어보는 중이야.
힘겹게 읽었어(들었어). 한 줄 읽고, 천장 보고, 한 줄 읽고, 그리워 하고, 한 줄 읽고, 비로소 숨을 내쉬었지. 네가 듣고 읽은 것들을 따라 가면서 네가 방점 찍었을 단어와 문장들에서 너의 표정을 읽어. 읽다 보니까 심각하던 내 표정이 뜨끔뜩흠하면서도 점점 부드러워지는 게 느껴진다. 이상하지. '올간 손톱 끝이 니 발목을 찢어대는' 이 미친, 잣같은 상황에서도. 입가에 미소가 지어져.

어쩌면 그렇게 같을 수 있을까. 핀조명이 비추는 무대에서 연기하는 자신 곁에서 그림자의 실루엣으로 서서 너는 너를 바라보고 있더라. 울면서도 꽤 괜찮았어 씩 웃는 모습도, 낡아져 버릴까봐 멈추지 않으려는 모습도.

맞아. 넌 한껏 자랑스러워 해도 좋아. 나도 그런 네가 자랑스러우니까. 너는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낭만적인 선택을 가능케 한 사람이란다. 이게 낭만이 아니라고 할 참이면 그런 말은 하지도 마라. 동의할 수 없어. 클리셰의 영역은 무대의 커튼 끝자락에서 끝이 나고,

지금 이 순간도, 절정의 순간에서도 모든 것은 지나가기 마련이라는 말로 누가 눈치챌 새라 네 기준의 절정을 유예했던 너. 그래도 내 눈에 너는 모든 것이 완벽했기에 무엇도 더 얹어서는 안 될 것처럼 보여. 숭고한 것에서 한 발 더 올라가면 우스꽝스러워지기 마련이잖니. 그런데, 정말 이게 끝일까? 우스꽝스러운 것 조차도 한 발 더 올라가면 다시 숭고해지는 마당에, 어떻게 더는 아름다울 수 없다고 단언하겠니.

쿨병에 걸려 남모르게 앓다가도 훌훌 털고 일어나 앉은 네 뒷모습은 단지 아름다워서 아팠다기엔 내 해석이 부족한 것 같아. 오히려 잠긴 문 뒤로 더는 닿지 못하게 된 그 곳, 폐허에서 아름다운 걸 찾아내는 너의 촉수. 그 건 누가 세우라고 해서 세워지는 게 아니잖아. 천성이야. 차마 주지 못했던 것들을 주고 싶었을 너. 그러니 숭고함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해두자. 아직 오지 않아서 갈비뼈 아래가 묵직하게 아픈 거 뿐이라고.

음. 이건 어때. 숭고했던 하루. 조금 전까지 지나간 바람, 물기를 머금은 공기. 이런 구체의 세계에 우리 마음을 어지럽히는 추상을 대입해 보는 건? 너무 흔한 방법이라규? 네가 사랑한 도시, 서울 한강변 보랏빛 도는 초여름 장마 스카이라인이 나트륨등 불빛에 여전히 아름다운지 살펴보는 건? 아니면 촬영하며 걸었던 야외촬영지 밤거리를 너의 그, 깨복쟁이 친구와 자연인으로 어슬렁 걸어보는 건?

이렇게 주절대다 보니까 습도 높고 불쾌지수 높다 따위, 편지 쓰는 사람한테는 암것두 아니네. 큽. 쓰다 보니 너의 중심이 나의 중심에 닿아 있다는 연대감과 안도가 이 잣같은 현실에 한방 빅엿을 먹이고 싶은 울화를 조금은 진정시키는 것 같아. 이 정도면 정신승리? 어쨌든 너의 극은 단막극으로 끝날 수 없음을 확신해. 사실 내 관념과 정신이 한 일이라고는 확률이나 들먹거리며 좌우를 나누고 승패를 가늠하는 일 따위였지만 너에 대한 이런 확신은 꽤 대견하고 단단한 마음이라 네게로 가려던 마음이 나에게로 돌아와 내가 외려 든든해. 이런 너와 나 유난스러운 에고가 각자에게 어떤 포문을 열어줄 거라고. 믿는다. 다음 막의 너는 덜 자극적일지언정 덜 아름다울 수는 없으리라는 직감. 직감은 믿음에 앞서는 거다. 이거 무시하면 앙된다.

홍식아 어떻게 끝맺어야될지 모르겠다. 난 너랑 달라서 일관성 (이라고 쓰고 기억력으로 읽는다)이 없어 방금 지껄인 말들 내일 되면 까먹을 지도 몰라. 그래도 언제 어디서든 널 알아볼 거니깐. 늘 '자신에 저항하고 자신에 경고하는' 한 니가 던지는 건 다, 다 받아낼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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