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외썰인데.. 
오혜원의 닉넴은 막귀고, 이선재는 나천재인 거 말이야.
 
조율한 피아노에서 나는 아주 작은 소리결함도 발견해내는 혜원이가 막귀라..
저건 겸손도 아니고 그렇다고 구라도 아니고, 그렇다고 진짜 희망사항도 아닐테고..
피아노를 칠 수 없다면 차라리 막귀였음 좋겠다는 맘의 발현?
아니 그보단 좌절된 피아니스트로서의 꿈이 스스로 막은 귀일지도.
건초염으로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피아노,
하지만 귀는 여전히 피아노 소리에 잔인하게 반응하고..
어쩌면 살기위해 본능적으로 떨림을 감지하는 귀는 막아버렸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선재의 네이밍을 봐.
지가 얼마나 대단한 재능을 가졌는 지 아직 모르니까 
그냥 일단 내가 피아노를 열라짱존나겤ㅋㅋ잘치는 천재였음 좋겠다는 
뭐 그런 선재의 맘이 아주 명쾌하게 잘 드러나는 것 같지 않냐?ㅋㅋㅋㅋㅋ
얘 왤케 귀여워..ㅋㅋㅋ 아무튼 지금 둘은 이렇게나 다르다는 거.
 
그렇게 막귀는 거짓으로 신상(25, 대학원생 백수잉여)을 밝히고, 
나천재는 순수하게 상대를 믿고 나이(20)를 까발리는 걸 보라구ㅋㅋㅋㅋㅋㅋ
인터넷 게시판에섴ㅋㅋㅋㅋㅋㅋㅋ신상을ㅋㅋㅋㅋ조낸 순진한 넘ㅋㅋㅋㅋ
하지만 혜원이 다른 건 속여도 그를 걱정하는 맘은 '진짜'였잖아.
어린 날의 자신이 떠올랐을테고, 
나와는 다르게 그가 진심으로 음악을 즐기며 살길 바랐을테니까.
젊은 날 누군갈 계산없이 믿어버리는 거.. 생각보다 밑지는 장사는 아닌 것 같아.
 
그래서 난 실제 겉으로 드러나는 오혜원과 이선재의 관계도 흥미진진하지만,
막귀횽과 나천재의 대화도 앞으로 중요해질 것 같아.
나천재가 막귀횽을 워낙에 전적으로 트러스트하고 있곸ㅋㅋㅋㅋㅋㅋㅋ
나천재같은 놈이 음대가는 거나 뭐 그런걸 횽한테 보고 안 할리도 없곸ㅋㅋㅋ
오혜원을 사랑하게 됐다는 걸 막귀횽에게 제일 먼저 고민상담처럼 털어놓을지도 모르지.
생각만해도 짜릿하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무튼 결과적으로
익명의 공간에서 비록 한쪽은 자신을 숨기고 
다른 한쪽은 지나치게 투명하게 자신을 밝히는데, 
그것도 존나 몇 마디 많이 나누지도 않았는데 둘이 통하는 이런 과정이라니.. 
작가느님 날 가지세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지금의 오혜원은 서영우 말대로 '가짜'로 점철된 삶을 사는 중인데
그런 그녀가 진짜인 이선재를 만나 다시 진짜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뭐 이런 희망을 품게하는 씬이었어. 
 
정말 아무렇지 않게 머리를 감다 끊어진 가짜 목걸이 버리듯 
그렇게 쉽게 혜원이가 가짜에서 벗어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그걸 진짜 명품인 줄 알고 쫄았다던 자칭 선재여친도 
선재의 수험표를 보고는 그러잖아. "진짜다" 라고. 그래, 선재를 믿어보자.
선재는 가짜들로 막귀가 된 혜원의 귀를 열어 줄 단 하나의 '진짜'인 것 같으니까.
그래서 말인데.. 밀회갤은 대체 언제 생기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