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상플] MEMORY 1앱에서 작성

cub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8.05.30 14:49:10
조회 544 추천 16 댓글 11









*시점은 '강태욱'의 시점입니다.





-





망가진 몸을 바로 세우기 위해 잠시 퇴원을 미뤘다. 대신 재활 훈련 스케줄을 잡아 하루도 빠짐 없이 몸을 정비했고 의사와의 꾸준한 면담으로 백지였던 머릿속도 다시 채워 넣었다. 하지만 현재와 과거 사이, 10년이란 시간이 가진 기억의 공백은 너무나도 컸고 내게 많은 숙제를 주었다. 제일 먼저 여러모로 뒤바뀐 세상에 적응해야했다. 정치, 경제, 법률, IT 기타 등등. 검사가 되려고 사시 공부 했을 때 보다 더 많이 집중해서 공부했다. 그 다음 주변 사람들을 정리했다. 아니, 공부했다. 많은 부분 바뀐게 아니라 조금 수월했지만 직업 변경으로 인해 새로운 인맥이 생겨나 공부를 해야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 머릿속에 흔적조차 남아있지 않은, 하지만 자꾸 이상한 감정들을 느끼게 만드는 '고혜란' 이란 사람에 대한 정리만 남았다. 혼수상태에서 처음 눈을 떴을 때 제일 먼저 마주한 사람이자 나의 아내란 사람. 그리고 내가 사랑했다는 사람.



"태욱 씨, 뭐해?"

"아...아무것도 아니에요."



노트 정중앙에 적힌 그녀의 이름을 보며 떠오르는 기억들로 하나씩 하나씩 가지치기를 하려는데 영 떠오르는 기억들이 없어 덩그러니 적혀 있는 그녀의 이름만 멍하니 바라봤다. 펜대를 굴리며 최대한 고심하는데 벌써 퇴근 시간이 된건지 그녀가 병실에 들어왔다. 재빨리 노트를 베개 밑에 집어넣으며 자연스레 내 이름을 부르는 그녀를 형식적인 미소로 반겼다. 오래된 감정은 남아있다. 그러나 그 감정의 의미를 모른다. 그래서 그 감정 속에 나의 진짜 '감정'이 없다. 그녀 역시 이 사실을 모르지 않기에 씁쓸한 미소로 서운함을 내비췄다.



"꽃이네요."



그녀 품에 안긴 꽃내음이 병실을 가득 채운다. 그녀만큼이나 향기 가득한 화사한 꽃이다.



"전에 꽂아두었던 꽃이 거의 다 시들어서.병실 분위기도 바꿀 겸 샀어.꽃은 늘 당신이 사줬는데…이젠 내가 사게 되네."

"제가 꽃 선물을 자주 했나요?"

"응.특별하지 않은 날도 특별하게 만들어줄 만큼 많이."

"과거의 전 생각외로 로맨티스트였네요."

"그것보단 자기 감정에 솔직한 사람이었어."

"아..."



창가에 놓인 꽃병에서 시든 꽃을 버리고 생기를 가득 머금은 꽃으로 새로이 꽂아 넣는 그녀를 바라보며 짧은 탄식과 함께 작게 고개를 끄덕이다 문득 사라진 기억 속 '나'의 모습과 그녀가 기억하는 '나'의 모습이 궁금해졌다. 그러나 한편으론 차라리 모르고 지내는게 더 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의 날 이야기하면서 저렇게 아픈 미소를 지어버리니 말이다. 마음이 썩 좋지 않았다. 멀쩡하던 심장이 누가 쥐어짜는 것 처럼 저렸다. 화제를 돌려야 했다. 그래야 내가 좀 편해질것 같다.



"저기…밥은 먹었어요?"

"……"



뻘쭘하다. 또 내가 실수를 했나보다. 금방이라도 바닥으로 추락할 듯 아슬아슬하게 매달린 눈물이 내가 무언갈 잘못했음을 꾸짖는것 같다.



"…아니에요."

"아니.안먹었어."



재빨리 눈 주위를 가리며 돌아선 그녀는 차갑게 식은 말투로 대답했다. 병원 근처엔 변변한 식당이 없어 제일 사람들이 많이 가는 24시 해장국 집에 갔다. 원래 사람들로 가득 차는 곳이었는데 왠일인지 오늘따라 사람이 없어 우리 둘만 덩그러니 식당에 앉았다. 그녀와 마주 보고 앉는다는게 조금 어색해 괜히 헛기침을 하며 수저를 그녀 앞에 놓아주었다. 그리고 다시 정적. 그녀는 어색해 하는 날 보고 난 그녀를 어색해 하며 먼 산만 바라보고.



"어색해?"

"네?"

"날 안보는것 같아서."

"아...네…좀 어색한데 그것보다..."

"음?"

"그쪽이 너무 예뻐요."

"……"



어쩌다 보니 속마음이 튀어나와 버렸다. 처음 그녀를 마주했을 때부터 줄곧 느끼던건데 가끔 그녀가 숨막히게 예뻐 보이는 경우가 간혹 있어 눈을 마주하는게 쉽지가 않다. 이미 예쁜데 정말 미치게 예뻐 보일때면 심장이 터질것 처럼 뛴다. 10년 동안 본 얼굴이라면 조금 무뎌졌을텐데 그런 감정은 없는거 보니 10년 전에도 이랬나 보다.



"나,나왔다…"

"……"

"잘 먹겠습니다."

"나도…"



뜬금없는 고백으로 분위기가 더 엉망이 되어버린 찰나 타이밍 좋게 음식이 나왔다. 그럼에도 여전히 그녀를 마주하는게 어색해서 애써 화제를 돌려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뿜어져 나오는 뚝배기에 고개를 묻고 음식만 입에 넣었다. 뜨거움에 입천장이 다 데는지도 모르고 힐끔힐끔 그녀 눈치만 보며 음식을 우겨넣었다.



















-












갤이 너무 조용해...다들 어디간거니?혼자 두지마.같이 놀자ㅜㅜ




- dc official App

추천 비추천

16

고정닉 6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시세차익 부러워 부동산 보는 눈 배우고 싶은 스타는? 운영자 24/05/27 - -
공지 감사인사드립니다. [89] 변우현(221.153) 18.03.18 8102 245
18121 (상플)찬란하다, 두번째 [6] 아는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8.27 1293 22
18113 디비디 프리오더 나옴 [25] ㅇㅇ(39.113) 18.08.23 1496 24
18111 [상플] 새벽 [8] ㅇㅇ(180.71) 18.08.12 1349 25
18110 갤러들아 이거 한번 보고 와 (타캐주의) [4] cub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8.12 1102 16
18107 [상플] 일상(日常) [7] ㅇㅇ(183.108) 18.08.10 1045 25
18106 [상플] 고해 (告解) [9] cub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8.09 896 12
18105 [상플] Addiction [6] 혜태♡(58.232) 18.08.09 986 11
18102 (상플)찬란하다 [8] 아는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8.07 870 21
18094 (상플)이 역시 사랑임을 [9] 아는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7.29 988 27
18093 [요청해줬던 상플] 태욱시점 [5] Only김남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7.28 988 14
18090 [요청해줬던 상플] 혜란 시점 [6] Only김남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7.26 952 14
18088 [상플] 놓지마 [8] 혜태♡(58.232) 18.07.26 726 14
18054 [상플] 가족 [8] 혜태♡(58.232) 18.07.09 720 17
18050 (상플)상처4 [7] 아는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7.08 830 18
18042 (상플) 두려움 [11] 아는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7.06 838 17
18030 보고싶은 상플 [7] 아는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7.03 667 8
18019 (상플)상처3 中 회상씬 태욱시점 [10] 아는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6.29 988 22
18018 (상플)상처3 [5] 아는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6.27 846 15
18017 [상플]Reset [4] Only김남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6.26 604 13
18014 [상플] 상상 [5] ㅇㅇ(223.62) 18.06.25 593 13
18004 [상플] 후회 [7] Only김남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6.24 1121 13
18003 (상플) 상처2 [13] 아는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6.22 851 16
17997 [상플] MEMORY 17 [10] cub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6.17 998 21
17992 아니 여전히 혜란인가봐 새화보미쳤어ㅠㅠㅠㅠㅠㅠㅠ [7] Only김남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6.15 1594 15
17991 [상플] MEMORY 16 [10] cub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6.15 553 13
17989 [상플] MEMORY 15 [10] cub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6.14 636 16
17986 [상플] MEMORY 14 [12] cub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6.13 669 17
17980 [상플] MEMORY 13 [11] cub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6.12 706 16
17979 [상플] MEMORY 12 (feat.격정주의) [10] cub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6.12 1087 21
17974 [상플] MEMORY 11 (feat.격정주의) [7] cub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6.11 982 17
17973 [상플] MEMORY 10 (feat.격정주의) [8] cub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6.11 979 21
17972 (상플)상처 [6] 아는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6.11 632 11
17968 정전엔 짤을 쪄보자.gif [10] ㅇㅇ(183.108) 18.06.10 823 17
17965 [상플] MEMORY 9 [8] cub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6.09 573 16
17961 [상플] MEMORY 8 [6] cub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6.08 465 16
17953 [상플] MEMORY 7 [7] cub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6.07 525 20
17942 [상플] MEMORY 6 [10] cub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6.05 498 16
17940 [상플] MEMORY 5 [5] cub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6.04 555 18
17938 [상플]오랜만에 돌아온 육아일기3 [6] Only김남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6.03 647 16
17936 [상플] Crush On You [7] ㅇㅇ(58.232) 18.06.03 730 15
17932 [상플] MEMORY 4 [6] cub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6.02 536 18
17927 [상플] MEMORY 3 [7] cub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6.01 462 15
17921 상플) 그가 떠나간 이후 [5] ㅇㅇ(77.105) 18.06.01 518 10
17920 [이과상플] 최대한 새드로 써봤어... 미리 미안해..☆ [6] Luin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5.31 435 12
17917 [상플] MEMORY 2 [8] cub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5.31 478 22
17915 드디어 혜태가 만났다..ㅠㅠ일본인터뷰 혜태보정짤 쪄왔어 [17] Only김남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5.30 1455 29
[상플] MEMORY 1 [11] cub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5.30 544 16
17908 (상플) 반복되는 시련 [11] 아는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5.30 602 17
17907 [상플] MEMORY [10] cub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5.29 511 12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