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점은 '강태욱'의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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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도 출근이란걸 알아 밥 먹이고 집에 보냈더니 2시간이 조금 지나 다시 병원에 왔다. 무언가 가득 담긴 쇼핑백을 들고서. 노트에 있었던 일을 적고 늦게 먹은 저녁을 소화 시킬 겸 병원 주변을 산책하고 돌아왔더니 어두운 병실 창가에 그녀가 떡하니 서있었다.



"거기서 뭐해요?"

"뭐하긴 당신 기다렸지."

"네?"

"오늘 여기서 자려고.집에 보낼 생각 하지마.갈 생각 전혀 없으니까."



불도 켜지 않아 어두운데 어떻게 내 생각을 읽은건지 먼저 나서 입을 막아버린다. 그래도 병실에서 자게 둘 수 없어 최대한 집에 보내려 설득할 수 있는 명분을 쥐어짰다.



"내일 출근하잖아요."

"그래서 갈아입을 옷 가져왔어."

"여기서 자면 피곤할거에요."

"됐어.내 걱정 말고 눕기나 해."



간이 침대에 널브러져 있는 담요를 정리하고 앉아 싱긋 웃어 보이는 그녀. 기왕이면 집에 가서 편히 쉬었으면 좋겠는데 하는 말이나 행동으로 봐선 전혀 내 뜻에 따라 줄 것 같진 않아 괜히 속이 상했다. 나 때문에 사서 고생 하는것 같아 영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가장 나은 방법을 택했다. 좀 강압적이긴 해도 억지로 환자 침대에 눕히는 것. 아무래도 딱딱한 간이 침대보단 나을테니까.



"뭐,뭐야!?"

"오늘은 여기서 자요.딱딱한데 눕지 말고."



아무리 근력이 떨어져도 그녀를 들어 올리는 것 쯤은 별 일 아니다. 기습적으로 사뿐히 안아 들어 침대에 눕혔더니 그녀가 잔뜩 놀란 표정으로 침대에서 내려오려 했다. 근데 내가 그걸 가만 놔둘 성격은 또 아니라서 억지로 다시 눕히고 재빨리 간이 침대에 앉아 슬라이드 난간을 올려 내려오지 못하게 만들었다.



"내가 여기서 자요.그러니까 내려 올 생각 하지마요."

"그래도 침대엔 환자가…"

"내가 당신을 간이 침대에서 재우면 마음이 편하겠어요?그냥 거기서 자요.내 걱정 말고."

"야, 강태욱."

"그럼 잘자요."



또 뭐라 할까봐 먼저 선수 쳐 입을 막아버리고 잽싸게 누워 담요를 덮었다. 그리고 팔짱을 껴 담요가 흘러내리지 않게 고정한 뒤 지그시 눈을 감았다. 시각이 닫히니 청각이 열렸다. 그녀의 숨소리, 움직임이 선명하게 느껴졌다. 짧은 한숨 뒤로 슬라이드 난간이 내려가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부스럭- 이불이 펴지는 소리, 매트리스 커버가 뒤틀리는 소리가 이어서 들렸다. 드디어 그녀가 고집을 꺾고 침대에 누운 것이다. 순간 입술이 간지러웠다. 자꾸 광대 쪽으로 승천하는걸 억지로 참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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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잠깐인줄 알았는데 벌써 밤이 깊었다. 그래도 1년동안 자서 그런지 깊게 잠들진 않았다. 밤이 깊어도 밝은 빛을 내뿜는 빌딩 숲에 두어번 눈을 깜박이다 조용히 몸을 일으켜 곤히 잠들어 있는 그녀를 바라봤다. 침대에 턱을 괴고 한쪽 손을 베개를 움켜쥔 채 잠든 그녀를.



"혜란아."



어둠 속에서도 빛을 내는 그녀 모습에 절로 입 밖으로 튀어나왔다. 내가 말해놓고도 내가 놀라 혹시 그녀가 깼을까 하는 노파심에 숨 죽이고 미동 없는 그녀를 살폈다. 다행히 그녀는 깨지 않았다. 나 혼자 놀랐을 뿐. 잠시 후, 또 다른 정적이 내려앉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침대에 턱을 괴고 앉아 다시 그녀를 감상했다. 그리고 다시 한번 그녀의 이름을 되뇌었다.



"혜란아…"



그녀의 이름이 입가에 맴돌자 심장이 빠르게 두근 거렸다. 기억은 없고 감정은 깊다. 점점 짙어지는 밤 하늘 처럼 그녀의 이름을 부르고 난 뒤 내 마음 역시 두근거림이 짙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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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상플이 의외로 반응이 좋아서 놀랐어ㅋㅋㅋㅋㅋㅋ간만에 혜태 봐서도 놀라고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