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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플] MEMORY 7앱에서 작성

cub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8.06.07 12: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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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점은 '고혜란'의 시점입니다.



-



처음엔 그의 모든 기억이 사라졌어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그 사람이니까, 기억은 새로 만들면 되고 그게 안되면 다시 떠올리면 되니까 모든게 괜찮다고 생각했다. 근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 사람이 날 바라볼 때 마다 마주하게 되는 그 눈빛에 사람이 무너져 내렸다. 알맹이 없는 습관 같은 다정한 눈빛, 애틋함, 그리고 진짜가 아닌 사랑까지.



"나와.같이 아침 먹자."

"……"

"혜란아, 괜찮아?"

"…응.나갈게."

"그래.".



방송국 로비에서 갑자기 날 끌어안은 이후, 그 사람은 내게 말도 놓고 적극적으로 다가왔다. 예전과 같은 다정한 눈빛을 하며. 기억이 없는 사람인걸 알면서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예전의 그와, 내가 아는 그 사람 같아서. 아닌걸 알면서도 자꾸 기대하는 마음에 더욱 깊은 물 속으로 잠기었지만.



"오늘 끝나고 약속있니?"

"아니.없어."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주는 식탁에 마주보고 앉아 그가 만든 샌드위치를 한 입 베어 물었다. 모래알 처럼 입 안을 굴러다니는 샌드위치가 거슬려 따뜻한 커피를 한 모금 마시는데 태블릿으로 오늘 날짜 기사를 보던 그 사람이 대뜸 질문을 던졌다. 그가 집으로 돌아온 뒤, 처음 같이 하는 아침 식사 자리였다. 근데 자꾸 기시감이 든다. 낯설지가 않다. 내 앞의 그는 기억 속 '그'가 아닌데.



"약속 없으면 잠깐 방송국에서 기다릴래?데리러 갈게."

"아니야.당신 바쁘면 굳이 안와도 돼.괜찮아."

"안 바빠.사무실도 아직 안 나가고 집에서 사건 파일 보는게 전부라 당신 데리러 간 김에 산책 좀 하려고.데이트도...하고."

"……"

"앞으로 계속 노력할거야.기억 찾을 수 있도록…그래서 당신이 상처 받지 않도록."

"태욱 씨, 난 그저…"

"난 괜찮아."

"뭐?"

"당연하잖아.예전의 날 그리워하는건…당연한거야."

"태욱 씨."

"아, 내가 데려다 줄까?마침 서점도 들여야 하는데.사고 싶은 책이 생겼거든."

"…그래."




그의 해맑은 미소를 보는 순간, 나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변하지 않은 천진함에 11년 전, 웃음이 많은 그를 보는 것만 같아 눈시울이 붉어졌다. 차오르는 눈물을 감추려 남은 샌드위치를 마저 다 먹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나자 그 사람도 나를 따라 일어났다. 드르륵- 부드럽게 밀리는 의자 소리에 멈칫하고 그를 바라봤다. 그러자 그가 따스한 눈빛으로 날 바라보며 또 다시 천진한 웃음을 지었다.



"웃지마."

"어?"

"웃지마.어지러워."

"그래.알았어.먼저 나가있을게.천천히 내려와."



괜히 심술을 부렸다. 머릿속에서 충돌하는 그의 모습들에 눈 앞이 어질해졌다. 그리고 마음이 답답해졌다. 과거와 현재의 충돌. 잔재하던 감정과 새로운 감정들이 자신이 먼저라고 아우성이라도 치듯 혼라스러웠다. 그 와중에 가장 명확한건 나의 괜한 심술에도 웃으며 돌아서는 그의 뒷모습을 안아주고 싶다는 모순된 마음이다.

-

사회적 지위는 점점 높아지는데 개인적 감정은 왜 이리 바닥을 기는지 모르겠다. 주인이 바뀐 국장실에서 뉴스룸을 내려다 보는데 방송을 준비하던 지원과 눈이 마주쳤다. 점점 나와 닮아가는 후배인지라 조금 더 마음이 쓰여 다정하게 웃어주자 지원 역시 고개를 작게 끄덕이며 입술을 예쁘게 휘었다.



"오…고혜란이…!자리가 잘 어울리네?!"

"오셨어요?"

"뭐, 잘 하고 있나 겸사겸사 감시 차원에서 내려와 봤어."

"어떻게 부사장실은 마음에 드세요?"

"아니.심심해.사고 치는 녀석들 눈 앞에 안보이니까 불안하기도 하고."

"그래도 다행이에요.국장님이 부사장실 가셔서."

"뭐, 이 녀석아?"



애정 어린 농담을 주고 받으니 생각 없는 웃음이 허허실실 터져나왔다. 자신이 썼던 책상을, 이제는 새 주인을 맞은 책상을 쓸어내리며 옆에 선 국장님, 아니 부사장님이 나와 같은 곳을 내려다 보며 웃음기를 지우고 물었다. 모든 진실을 알고있는 분이기에 더욱 날카롭게 느껴지는 질문이었다. 그 속에 무슨 의도를 담았든.



"아직이야?"

"……"

"아직이면 다행 아닌가?차라리 모르는게 나을 수도 있잖아."

"솔직히…잘 모르겠어요.뭐가 더 나은건지...처음엔 명확했는데 이젠 모르겠어요."

"뭐가 됐든 더 좋은 쪽으로 생각해.응?어차피 그 사건…다시 기억하기엔 너무 아프잖아.너나 강변한테나.다시 돌아가기엔 그 사건이 두사람한테 너무 잔인해."

"네..."



인자한 미소로 어깨를 다독여주는 부사장님의 위로가 어지러운 머릿속을 조금이나마 편하게 해주었다. 뉴스나인 방송이 시작 되고 헤드라인 보도만 지켜본 뒤 퇴근을 준비했다. 출근 할때, 그 사람이 배웅을 해준 덕에 주차장이 아닌 방송국 로비로 내려가자 익숙한 뒷모습이 저 멀리 보였다.



"혜란아."

"태욱 씨."



인기척을 들었는지 그가 뒤돌아 서서 내게 반갑게 손 흔들며 나의 이름을 불러 주었다. 그에 화답하듯 나 역시 그의 이름을 불렀다. 그리고 서로 닮은 미소를 지었다. 심장이 두근 거렸다. 마치 귀에서 바로 심장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새로운 떨림. 근데 이 떨림이 왜 이리도 서글퍼 지는지 이유를 알아 마냥 좋아할 수가 없었다.
























-











쓰면서 계속 혜태 보고싶고 머릿속에서 상상의 나래가 펼쳐져서 대환장 파티...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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