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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플) 상처2

아는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8.06.22 02: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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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마음에 진 응어리를 풀어내듯 한참을 서로 끌어안고 울었다.





혜란과 함께 울어주듯 쏟아지던 비가 그치고 혜란의 울음이 힘없는 흐느낌으로 바뀔 때쯤 혜란을 부드럽게 품에서 떼어냈다.





"괜찮아?우리 이제 들어가자. 나 이제 여기 있는데. 당신 더 아플까봐 무섭다. 응?"





걸음을 떼려다가 다리에 힘이 풀려 휘청하는 혜란의 어깨를 감싸 안고 집에 들어온 태욱은 발을 딛자마자 미간이 일그러졌다.





방금 전 쏟아진 비 때문인지 난방도 켜놓지 않았던 것인지 집에 한기가 돌았다. 이 집에서 혼자 괴로운 시간을 보냈을 혜란이 떠올라 뒤늦게 추위가 밀려오는지 가엾게 덜덜 떠는 혜란을 안은 팔에 힘을 주었다.





둘 다 잔뜩 젖었기에 힘 없이 버티고 있는 혜란의 옷과 자신의 옷을 벗기고 벗었다. 새 옷을 갈아입고 입히며 생각했다.





괴로웠다. 혜란에게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었고, 한 사람의 인생을 뺏었고, 자기 자신도 원래의 자신으로 돌아올 수 없을 것 같았다.





어쩌면 그래서 였는지 모른다. 도망치고 싶어서. 모든 것을 원래대로 돌려놓을 자신이 없고 앞으로 맞게 될 미래가 두려워서. 혼자 남을 혜란이 어떤 생각을 할지, 얼마나 괴로울지 뻔히 알면서도 무책임하게 등지고 싶어했던 자신이 이토록 힘들어하는 혜란을 보자 더욱 경멸스러웠다.





그날 분명 사고가 났었다. 정말 죽으려고 했고 실제로 행동까지 했다. 하지만 죽지 않았다. 경미한 부상에 그쳤고 차체는 앞만 조금 일그러졌을 뿐 다시 운전하면 얼마든 다시 달릴 수 있을 것 같았다. 분명히 죽을 생각이었으면서 살아있음에 드는 안도라는 감정이 혐오스러워 그대로 차를 버리고 떠돌았다. 그리고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이틀을 지냈다. 그런데 우연히 마주친 뉴스에서 자신은 죽었다. 처음에는 무슨 일인가 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차체의 앞 부분만 조금 일그러진채 버려진 차를 보고 누군가 훔쳐 달아나려 했다. 그 자는 차에 올라타 그대로 달아나려 했고 외관상으로는 별 문제가 없어 보였지만 엔진이 크게 망가졌던 차는 얼마 가지 않아 불이 났다. 이제는 누군지도 알 수 없어진 그 사람이 태욱과 비슷한 체격의 남성이었기에 수사할 것도 없이 그저 태욱의 사망으로 사건을 마무리지었던 듯 했다. 어느 정도 상황 파악이 됬을 때 어쩌면 잘 됬다는 생각이 들었다. 할 수만 있다면 모든 일을 잊고 다른 사람으로 살고 싶어졌다. 그리고 그럴 생각이었다,





그런데. '뉴스나인 전 앵커 고혜란의 남편 강태욱' 뉴스에서 흘러나오는 나의 이름 앞에 붙은 수식어에 나는 그럴 수 없었다. 그래 당신이 있었지. 당신은 지금 어떤 심정일까. 그 생각을 하니 모든 것을 등지고 도망칠 수가 없었다. 아니 정확히는 당신을 두고 도망칠 수 없었다.





그렇게 당신의 곁으로 돌아와 어느때보다 무너진 당신을 보고, 심장이 찢기는 울음소리를 들으며, 미안해. 나는 이 말 밖에 할 수가 없었다.





당신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었다고 자책했으면서 더 깊은 상처를 남겼다.





나와 함께 비를 맞았는데도 여전히 하얗게 질린채 가엾게 바들바들 떨고 있는 당신의 눈에 초점이 없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걸까. 감히 물을 수가 없다.





"혜란아."





심장에 새긴, 세상에서 가장 아픈 이름을 부르기만 했을 뿐인데 다시 눈에 눈물이 고인다. 야윈 뺨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는데 당신이 내 손을 붙잡는다.





"미안해. 태욱씨."





"어?"





"내가 미안해. 그런데...제발..사라지지마. 내 옆에 있어줘. 정말 죽을 것 같아 나. 부탁이야."





당신이 내 품에 안겨 울음을 토해낼 때도, 야윈 당신의 얼굴을 봤을 때도 나는 울 수 없었다. 아니 그럴 자격이 없었다. 하지만 당신의 마지막 말을 듣고 나는 더이상 참지 못 하고 자격 없는 눈물을 흘렸다.





내가 당신을 내버려 두고 얼마나 이기적인 생각을 했는데, 내가 미안하다고 잘못했다고 수 천번을 말해도 모자란데 이런 나한테 미안하다고?





"안 가. 니가 가라해도 안 가 혜란아. 그러니까 제발 미안하다고 하지마 혜란아. 응?"





다시 서로를 끌어안고 힘없이 한참을 울었다.





이제 정말 기력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을 혜란이 먼저 지쳐 잠이 들자 그런 혜란을 조심스레 안아들고 침대에 눕혔다.





그리고 그 옆에 누워 혜란을 다시 감싸 안았다. 안쓰러울 정도로 야윈 얼굴을 어루만지며 또다시 소리없는 눈물을 삼키고 자책하며 잠에 들어서도 불안함을 떨치지 못 했는지 작게 몸을 떠는 당신에게 말한다.





"미안해."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하 다 썼는데 날아가서 처음부터 다시 썼다 ㅂㄷㅂㄷ

갤이 너무 조용하길래 시험이 코앞인데 다 재끼고 써봐. 급히 쓰느라 조금 캐붕은 미안..이해해줘

이게 끝은 아닐 것 같아. 1~2편 정도 더 이어서 쓸 것 같은데 그건 이거 반응 좀 보고 쓰든할게

혹시 보고싶은 거 있으면 말해줘. 가끔 심심할 때 써올게.

내 상플은 유독 혜란이가 아픈 것 같아. 어쩔수없어 내 아픈손가락이거든. 내가 담고싶은 건 사실 내 아픈손가락 혜란이가 태욱이로부터 상처가 아무는거야.

그나저나 갤이 너무 조용하다 다 어디간거야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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