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그 손님이시네요!"

코트자락에서 시선을떼고 기사를보니 그는 아까의 모자를칭찬하던 이 였다 우연찮은 일에 기사는 매우기쁜듯보였다

일년전에는 느끼지못하던 사람들의 감정이 지금 셜록에게는 고스란히 느껴지고있었다 자신의 머릿속에 무엇인가가 틀어진것을 알아채고는 창밖의 사람들을 보았다

연인들의다정한 손,늙은노인의 고달픈발,택시기사의 웃고있는 입 이 느리게 셜록의 눈을스치고떠났다

그가 굳은표정으로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는것을 눈치채자 택시기사는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소중한사람을 인간적인방법으로 되찾아야한다면 어떻게할겁니까"

지식만을담고있는 자신의두뇌는 지금의 존을 되돌리고 위로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그는지금 다른사람의 조언을 구하고싶었고 도움받고싶었다

뜬금없는 셜록의 물음에 기사는 차창을 가리는 비를 닦기위하여 와이퍼를 작동시키고는 손가락으로 핸들을 두드리며 생각하기시작했다

"글쎄,나라면 그냥 잘해줄것같아요 같이갔던곳도가보고 이래저래 좋은것만해주고 "

"그런방법말고 좀더 확실한방법말입니다"

택시기사의 성의없는대답에 셜록은 짜증이난듯 표정을구기고는 강한어조로 기사의대답을 채근했다

그의 격한말투에 화들짝놀란택시기사는 조금의시간을 두다가는 곁의 작은통에서 하늘색네모난 것을 한움큼 쥐어 그에게 건냈다

"껌이요,복잡하거나 외로울때 씹으면 웃기게도 진정이되지 댁한테는 그게필요한것같네"

더이상의 조언은받아내기무리인걸 아는지 셜록도 가만히 기사가건네는 하늘색네모반듯한뭉치를 받을뿐이였다

코트주머니에 그것을 쑤시듯이 넣고는 병원앞에 다다른 택시에서 내렸다 문을닫으면서 보이는 기사의얼굴은 그에게로 윙크를하고있었다

시간은빠르게지나가 이제는 밤기운이돌기시작하는 거리였다 셜록은 자신이 변한것이나 미친것이 아니라고 단정지으며 고개를 휘젓고는 병원안으로 빠르게 걸었다

흰대리석바닥에 검은빗물을 남기면서 들어선병원은 따뜻했고 한산했다 안내데스크로 다가간셜록을 보고서도 간호사는 아무런말도하지않은채로 시선을거두고 핸드폰만을 만졌다

아마도 그의형 마이크로프트의 명이 전해져서그럴것이였다 셜록은 안내데스크위에 놓여진 열쇠를 묵묵히 챙기고는 곧장 존의 병실로 향했다

유난히 마찰음과 삐긋거리는 소리를 내는 구두가 자신의 마음을 더욱재촉하고있었다 흰복도끝에 다다랐을때

단단히 잠겨있는 하늘색문너머에 존이있음을생각하고는 열쇠를 가져다대었다 몇번이고 빗겨나가는 열쇠가 셜록이 떨고있다는것을 증명하고있었다

탈칵-

쇳소리를 내며 문은 열렸고 캄캄한병실로 셜록은 들어갔다 철문을닫자 외부와의빛은 완전히 차단되버린 방안은 어두웠다

침대를보았을때 존은없었다 셜록은 땀과비에 젖은 뺨과 목덜미가 식는것이 느껴지면서 경직된채로 방안을 훑어보았다

그리고 자신의 다리곁에 웅크리고 앉아있는 그를발견할수있었다

"존"

조용한물음에도 답이없는 존의 곁에 셜록은 털썩앉았다 일년간의 공백이 허무했고 후회되었다

셜록이 말없이 벽에 머리를기대고 한숨을 내쉬자 존은 그제서야 흐리멍텅한 눈으로 셜록을 바라보았다 이미 유령이아니란것은 깨닫고있었다

하지만 존이 느끼는것은 엄청난배신감이였고 그것때문에 셜록을 거부할수밖에없었다 그와함께하다가는 또다시 속을것만같았다

제일중요한점은 존이 셜록과의 과거를 잊고있다는것이였다 실제로 존은 플랫의주소를 기억하지못하였고 셜록과 같이다녔던 여러추억들을 흐릿하게기억하고있었다

"존,후회는 가장한심한 사람들이나 하는거라고생각해왔어"

셜록의 진지한말에 존은 몸을끌머 그의게서 멀어지려하고있었다

어느새 조금멀어진존을 보면서 셜록은 힘없이 웃었고 그의곁으로 다가가려다 움찔거리는 그를 확인하고는 행동을멈췄다

"그런데 지금 내가 후회하고있어"

"사라는 자주찾아와?"

자신의 후회를 늘어놓는것이 그리좋은법은 아닌듯하여서 셜록은 존의연인 사라의 이야기를 꺼내었다
제정신을 찾은듯한 존은 고요히 셜록을볼뿐이다

"사라는 더이상 찾아오지않아,네가죽은뒤 내게 가장 중요했던건 셜록,너였어 그런 내게질렸는지 그녀도 더이상 나를찾지않더군"

"그래도 괜찮았지,그속에서도 나는 널 그리워하면됐으니까말이야 내모든걸 포기했어 셜록"

존은 여려진 마음때문인지 눈물을쏟기시작하였다

어느새 축축한 머플러를 풀어버리고는 존의앞에 앉아있는 셜록은 떨리는 그의입술처럼 자신의 깊은 어딘가도 진동하는것을 느낄수있었다

"그리고 넌 돌아왔지,이렇게 아무렇지도않다는듯이 말이야 여전히 나를우습게보고 속인것을 부정하지도않고말이야!"

"존 나는,나는-"

셜록의 버벅임에 존은 자리를뜨고는 침대에 걸터앉아서 얼굴을감싸쥐었다 창곁에서 보이는 인간의 모습이 이제야 나약해보인다는것을 셜록은 깨달았다

일년전과는 분명히 무엇인가가변하였다

"우리가 있었던 플랫기억나?"

셜록은 존을진정시키기위해 다른화제거리를 꺼냈다그런 셜록과함께있는 자신이 한심했는지 존은 허망한 웃음을 터트렸다

"그래,기억나지 기억나 그..."

하지만 주소는 기억나지않았다 어느플랫에서 살았었다는것만을 기억할뿐 모든것이 검은천에 씌여진듯 기억되지않았다

입을 벙긋거리며 멈칫하는 존을 확인하고는 셜록은 마른침을삼키면서 머릿속에서 무거운어떤것이 추락하는기분을 맛보았다

"베이커가의 221B였지,어두운초록색의문이 근사하게 자리잡고있는"

"그래 맞아 221b..베이커가였어"

조금 기억난 단편적인 그것에 존은 상당히 충격을받은듯하였다 셜록이보기에 그에게필요한것이 휴식인듯하였다

사람이 피곤하면 뇌가 잘 작동하지못하듯이 지금은 존도 그래서 이런것이라고 치부하고싶었다 자신의곁에서 한숨자고난다면 오늘보다는 괜찮아져있으리라

그것이 셜록이내린 판단이였고 바램이되었다



Life after you 도트리꺼좋다 들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