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 말아요
나랑 좀 더 놀아줘요

ㅡ 꽤 재밌으니까 같이 놀자 ㅡ

빨간 해가 쏟아져도
어지러이 춤을 춰줘요
밤은 추워요
피를 좀 더 흘려줘요
내게 침을 뱉어줘요
앓고 있는 병을
내게 옮겨주세요

ㅡ 나는 니 편이니까 니 아픔, 솔직함 모두 털어줘 ㅡ

그대의 말투라든가 몸짓을
빠짐없이 흉내 내봐요

ㅡ 같이 공감하자 ㅡ

이로써 나는 한층 가벼워져
편안해져요

ㅡ개운하다ㅡ

그러다 무심코 뒤돌아 보니
그림자가 없다
무시무시해

ㅡ 상대방을 통해서 지금의 자신을 위로하려 했던 간사한 감정 ㅡ

구해주세요
여긴 날씨가 나빠요
물이 자꾸 불어나요
누구보다 나를 먼저
건져내 줘요

ㅡ 이기적이었던 새로운 자신의 발견에 고뇌를 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ㅡ

그대의 버릇과 습관 따위가
나를 점점 옥죄어 와요
숨이 막히니 오늘 밤은
혼자 잠을 잘래요

ㅡ 이젠 혼자 있고 싶은데 내가 왜 \'너\'에게 맞춰야 하나ㅡ

그러다 무심코 뒤돌아 보니
너는 대체 누구?
무시무시해

ㅡ그만 쫓아 오셈 나 너랑 놀기 싫다니까ㅡ





어차피 이 지구에선 모두 외톨이
"나를 구해줘요" 따윈 모두 헛소리
서로서로 잡아먹는 짐승의 놀이
알면서도 계속하는 나는 멍청이

ㅡ 말 그대로 사람은 혼자 사는 거다 ㅡ

저기 혼자 네가 떠내려가네
손을 높이 들고 뭐라 말하네
어렴풋 알아들을 순 있지만
난 너를 구해주지 않을래
저기 건너편에 닿은 그대가
몸을 벌벌 떨며 뭐라 말하네
어떤 말을 해도 이제 우린 그저
너와 내가 되어버렸네

ㅡ 너와 나는 남이 되어 버렸네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