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잼주의
"서던제도의 반스 폐하 만세!"
서던제도의 왕위를 드디어 이 몸이 계-승하게 되었다.
오오 서던제도의 모든 백성들이여, 짐을 찬양하라! 짐이 이 나라의 왕이 된 것을 진심으로 축복하라!
"짐은 서던제도의 부강을 위하여 일생을 바치겠노라. 짐의 마음은 이미 저 폭죽에 담아서 쏘아 올렸으니 이젠 화려한 불꽃처럼 이 나라는 찬란하게 빛나리라!"
"반스 폐하 만세!"
오, 그래. 이 함성. 바로 이거야. 난 이 날을 위해 태어났다. 난 이 날을 맞이하기 위하여 살아온 것이다.
난 서던제도의 6번째 왕자로 태어났다. 당연히 왕위계승과는 거리가 멀 수 밖에 없었고, 어렸을 적엔 그 사실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하지만 막내왕자 한-스가 5살이 되었을 때, 난 의문을 가졌었다.
'왜 나보다 뛰어나지도 않은 간스 형님이 황태자란 말인가!'
하지만 현실은 현실이었다. 난 그저 6번째 왕자였을 뿐이였다. 내가 이 나라의 왕이 되기 위해선 무언가 구실이 필요했다.
때마침 난스,단스,찬스 이 셋은 2년간 한스를 투명인간 취급하였다.
'그래! 저 기회를 이용하는거야!'
아직 어렸던 한스가 구석에 앉아 훌쩍이고 있을 때, 난 한스에게 다가가서 조금은 무뚝뚝한 형의 연기를 하였다.
"한스, 울지 마라. 네가 청년이 되었을 때, 여왕이 즉위하는 나라가 있을 것이다. 그 나라에 가서 여왕을 홀리거라. 그리고 결혼을 하면 넌 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지금처럼 무시당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반스 형님, 그것이... 사실...입니까? 훌쩍"
"그렇다. 나도 사실 그런 기회를 노리고 있다. 듣자하니 무역강국 아렌델 왕가엔 어린 두 자매 밖에 없다고 들었다. 마침 네가 청년이 되었을 때, 그 둘 다 성숙한 여인이 되어있겠지. 넌 그 둘 중 한 명을 너의 여자로 만들어라. 그렇다면 권력은 자연스레 너의 손에 들려있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난 한스가 훌쩍이고 있을 때마다 몇 번이고 은밀히 아렌델에 대해서 언급을 하고 있었다.
'만일 한스가 아렌델의 왕이 되고, 내가 서던제도의 왕이 된다면 난 실질적으로 서던제도와 아렌델의 통지권을 쥐게 된다.'
이런 생각으로 난 착실한 왕자 행세를 하며 몰래 왕위를 탈취할 계획을 하고 있었다.
그 날도 여전히 서재를 뒤지다가 문득 어떤 책을 발견했다.
"아니, 이 내용은...!"
필시 날 이 나라의 왕으로 세울 명분이 적혀져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아렌델의 왕과 왕비가 사고로 죽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부모의 부재로 인해 분명히 둘 다 심적으로 빈틈이 생겼을 것이다. 앞으로 수 년 내에 한스가 아렌델로 갈 일이 생길 것이다.'
내 예상은 적중했다. 3년 후, 여왕의 즉위식 단 하루만 성문을 개방한다는 전보를 받았다. 난 한스를 설득하여 아렌델로 보냈다.
"한스, 아렌델에는 트롤들이 살고 있다. 만일 네가 어떠한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그들을 찾아가라. 그리고 그들의 조언이나 해결책을 따르거라."
"예, 명심하겠습니다. 형님."
그리고 한스가 아렌델에 떠난 직후 난 내가 미리 매수해 둔 성 안의 병사들과 함께 쿠데타를 일으켰다.
어느덧 나의 칼날 끝은 왕좌에 앉아 있는 간스 형님의 목을 겨누고 있었다.
"반스..어...어떻게 자네가 이런 짓을..."
"왕위를 계-승하는 중입니다, 형님."
"하지만 이건 필시 하극상이다! 명분도 없는 하극상을 일으키고도 네 놈이 왕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단 말이냐!"
"저희 할아버지께서도 기존의 왕을 쫓아내고 당신께서 스스로 왕이 되셨습니다. 그 기록은 이 책에 쓰여있습니다. 전 단지 할아버지의 방식을 계-승하는 중입니다."
그렇게 간스 형님을 쫓아내고 난 스스로 서던제도의 왕이 되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한스가 아렌델에서 반란을 일으키려 했다는 죄목으로 이송되어 왔다. 한스에겐 간스 형님께서 내게 왕위를 양보하셨다고 둘러댄 후, 반성의 의미로 노잼어홀스 28561시간 시청의 형벌을 내렸다.
그리고 나서 내가 왕이 될 수 있는 구실을 제시해 준 그 책을 읽다가 문득 어느 구절을 읽게 되었다.
『내가 왕위를 차지한 후 한 신하를 스파이로 보냈다. 그에겐 아들이 한 명 있었는 데, 어찌나 수줍어 하던지 신하의 다리 뒤에 숨어서 얼굴만 빼-꼼 내밀었을 뿐이었다.』
'흐음, 그러고 보니 한스의 진술대로라면 안나공주와 복도를 지날 때 자신의 뒤에서 얼굴을 빼-꼼 내밀었던 병사가 있었다고 하던데...'
아마도 그의 얼굴은 한스만이 알고 있을 터. 난 한스를 석방시켜 다시 아렌델로 보내기로 하였다.
"한스, 내 권한으로 널 석방시켜주마. 대신 내 명을 따르도록 해라."
"예, 폐하. 제가 따라야할 명은 무엇입니까?"
"아렌델로 가거라. 그리고 얼굴을 빼-꼼 내밀었던 병사를 찾거라."
"예? 아렌델에는 수 많은 병사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전 아렌델에서 추방당한 몸이기에 다시 아렌델로 갈 수는 없습니다."
"그 병사만 찾으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다. 내가 이미 아렌델에 서한을 보내놓았으니 적어도 성 안까지는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여름이라 여왕이 스케이트장을 만들어 성문을 개방한다고 하니 그 틈을 노리거라."
"......예, 폐하."
그렇게 난 한스를 다시 한 번 아렌델로 가게 만들었다. 난 서던제도의 왕이다. 그리고 아렌델도 내 통치권 하에 놓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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