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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장문인! 실종된 사제의 행방을 알고 싶지 않으시오?

ㅇㅇ(211.177) 2019.06.04 12:58:47
조회 2761 추천 68 댓글 8

막 발검하려던 진산월은 멈칫하더니 혈도를 제압당해 바닥에 쓰러져 있는 복면인을 쳐다보았다. 그러자 뒤에 있던 동중산이 슬며시 다가와 소근거렸다.


"낙 사숙과 전 사숙이 열흘이 넘게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둘이 함께 갔느냐?"

"아닙니다. 낙 사숙은 엄 소저와 약속이 있다고 했고 전 사숙은 따로 나갔습니다."


진산월은 무표정한 얼굴로 전풍개를 돌아보자 그는 무겁게 고개를 저었다.


"나 또한 흠아가 무슨 일로 나갔는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당신에게 물을 차례군. 행방을 알고 있다는 내 사제가 누구요?"

"흐흐... 이제야 들을 생각이 드셨나보군. 그는 강호에서 폭뢰검이란 칭호로 불리고 있는 전흠이요. 이대로 두면 조만간 잊혀질 이름이지."

"뭣이! 네 이놈!"


전풍개가 당장 발검할 듯 소리치자 복면인은 흠칫하더니 눈을 질끈 감고는 소리쳤다.


"핍박해도 소용없소! 진 장문인께서 내 친우를 구해준 이후에만 내 입에서 그 자의 행방이 나올거요!"


`진산월 저 자가 냉정해 보이지만 사제를 끔찍히 아껴 소벽력의 행방을 알기 위해 이씨세가에 침입했었다지. 겁먹을 필요 없다!'


수염을 푸들거리던 전풍개는 힘없이 진산월을 쳐다보았다.


"너의 생각은 어떠냐?"

"중산, 일단 복면을 벗겨라."


동중산이 즉시 다가가서 복면을 벗기자 사십대 초반의 중년인의 얼굴이 드러났다. 진산월은 그의 눈을 쳐다보며 물었다.


"...혹시 낙일방의 행방 또한 알고 있소?"

"흐흐... 그렇다면 당신의 신뢰를 얻기 위해 기꺼이 한 명은 미리 말해줬을거요. 아쉽게도 내가 아는 것은 전흠뿐이오."


중년인이 자조적으로 웃자 진산월이 잠시간 허공을 바라보다 말했다.


"중산, 야음을 틈타 본파에 침입한 자는 어떤 처벌을 받느냐?"

"한쪽 팔을 자릅니다."


중년인의 얼굴이 굳어졌다.


"본파의 장문인을 암습한 자는?"

"두 발을 자르고 무공을 폐쇄합니다."

"허면 야음을 틈타 본파에 담을 넘어 침입했고, 장문인인 나를 암습했으며, 사제의 일로 협박을 한 이자는 어찌해야겠느냐?"

"목을 자르는 것이 마땅합니다."

"이, 이보시오! 진 장문인!"


동중산이 칼을 들고 다가가자 기겁을 한 중년인은 기겁을 하며 진산월을 불렀다.


"잠깐, 너는 일의 경중을 제대로 판단할 줄 모르느냐? 일문의 장문인으로서 본파 제자의 안위를 져버릴 셈이냐?


전풍개가 눈에 불을 키고 달려들어 진산월의 옷자락을 부여잡고 소리쳤다.


"저는 물론 알고 있습니다."

"뭣이?"

"본파의 법도를 지키는 것이 첫 번째입니다. 본파의 제자들 모두가 목숨으로 지킬 만큼 중한 것이지요."

"뭐라? 아니 종남엔 법도가 없다고... 아, 아니 전에 응계성이란 놈이 잡혔을 땐..."


진산월은 기가 막혀 횡설수설 하며 말을 잇지 못하는 전풍개를 일별하고는 추상같이 소리쳤다.


"중산, 본파의 법도대로 행하라!"

"예, 장문인!"

"자, 잠깐! 그냥 내 알려주겠소! 포, 폭뢰검은... 으악!"


서걱!


중년인의 목이 분리되며 자신의 핏물속에 쓰러지자 전풍개는 다리에 힘이 풀려 무릎을 꿇고 주저앉았다. 그리곤 피눈물을 흘리며 허허거리며 실없이 웃어댔다.
한참을 그리 웃던 전풍개는 별안간 바닥에 빛살같은 속도로 머리를 찧고 죽어버렸다.


그 모습을 침중하게 지켜본 진산월이 동중산에게 조용히 명했다.


"이 악적이 전 사제도 모자라 기어이 사조까지 데려갔구나. 중산, 사조의 시신을 정중히 모셔서 해남으로 보내라."

"예? 종남산에 모시는게 아닙니까?"


어지간한 동중산도 한쪽밖에 없는 눈을 깜빡이며 물었지만 진산월은 단호히 말했다.


"해남이다."


눈을 감자 소슬한 바람이 느껴졌다. 어쩐지 동백향이 나는 듯한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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