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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ch 베스트) 도요다씨의 만년필

ㅇㅇ(191.96) 2021.08.17 06:12:36
조회 1234 추천 34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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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할아버지의 일입니다만...



몇달전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어


병상에 누운 할아버지의 병문안을 위해


도내에서 기차로 3시간 거리의 오사카로 갔습니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3주기.


할아버지는 할머니를 잃은 슬픔 때문이었는지


할머니의 사후 매년마다 건강이 나빠져


결국 이번 해에 쓰러지고 말았던것입니다.



나는 할아버지가 곧 마지막을 맞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도그럴것이 오사카에 도착해 마주한 할아버지의 모습은


곧 임종을 맞아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을 정도로 심각했습니다.



나는 회사에 전화를 걸어 상사에게 사정을 설명했습니다.


할아버지가 곧 돌아가실것 같으니,


내가 곁에서 임종때까지 자리를 지키겠다고 말했습니다.



사흘 뒤, 의식이 옅어져 있던 할아버지가 잠시 정신을 차렸습니다.


그리곤 "사토시.. 이리 오거라" 라며 저를 호출했습니다.


나는 할아버지가 유언를 남기려고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할아버지의 이야기는 이랬습니다.


쇼와 14년(역주 1939년), 일본이 전쟁의 포화로 뛰어들었을때


할아버지는 17살의 소년이었습니다.


당시 할아버지는 오사카 사이후시의 고교에 진학했고,


같은반에 배정된 도요다라는 한 소년을 만나게 됐습니다.


그 소년은 당시 시대상을 고려해도 지나칠 만큼 


국가와 폐하에 대한 충성심이 대단했다고 합니다.


매일 아침 조례가 끝나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홀로 히노마루를 응시하며 덴노헤이까 반자이의 3창을 외쳤습니다.



조금 별난 사람이었지만 1년의 시간동안


할아버지와 그 소년은 꽤 친한 사이가 됐다고 합니다.


그 소년은 오사카 출신은 아니었습니다만,


할아버지가 다니던 학교는 오사카부 뿐만 아니라,


간사이에서 꽤나 이름난 학교였기에


객지로부터의 학생도 많았으므로 이상할 것은 없었습니다.



어느날 할아버지가 소년의 출신을 물었을때,


소년은 아무말도 하지 않고 품에서 만년필 하나를 꺼냈다고 합니다.


그리고 만년필을 할아버지에게 건내며 말했습니다.


"고교의 졸업식에서 알게될거야. 이것을 간직해줘."


하지만 몇일 뒤 그는 큐슈로 전학을 가버렸다고 합니다.



3년 뒤, 고교 졸업의 날 할아버지는 꽃다발을 안고


정든 고교문을 나서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교문에서 할아버지를 기다리고 있던것은


부모님이 아니라 한무리의 야쿠자들이었다고 합니다.


야쿠자들은 할아버지를 위협하며 돈을 갚을 것을 요구했습니다.



할아버지는 어리둥절했고 그들에게 나는 전혀 모르는 일이다.


사람을 틀린것이 아니냐며,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그때 야쿠자중 하나가 할아버지의 가방을 뺏어들고는


내용물을 바닥에 털어냈고 3년전 친우에게 받았던


그 만년필이 바닥으로 떨어졌습니다.


야쿠자는 만년필을 집어들고는 할아버지를 노려보았습다.



"이것은 300만 엔을 호가하는 만년필 이다. 3년간 빌렸으니


이자를 포함해 1천만 엔을 지불해줘약겠다."


할아버지는 도무지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실감되지 않았다.



그때, 야쿠자 무리 뒤에서 가쿠란을 입은 한 남자가 등장했습니다.


"사쿠라이... 오랜만이야..."


그는 3년전에 헤어졌던 그 소년이었습니다.


"도요다! 이게 무슨 일이야! 설명 좀 해줘!"


할아버지는 야쿠자에게 멱살을 잡힌채 절규했습니다.


"무슨일이긴 빌린물건애 대한 대가를 지불받는거지."


"도요다... 날 속인거야? 나쁜 자식!"


그러자 소년은 할아버지를 희롱하듯 히죽 웃으며 말했습니다.


"음마? 속은 놈이 잘못이제잉~ 느는 물어선 안될 거슬 물어브렀어라"



할아버지는 무슨 소리냐며 도요다씨를 다그쳤습니다.



"3년전 기억 안나부냐잉? 개쌍도놈 맹키로 고향을 묻고 자빠졌제잉...


나가 즌라도에서 와부렀다고 괄시하는 것이여?!"



할아버지는 몇번이고 미안하다고 사과했고,


도요다씨에게 야쿠자들을 물러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이 개아덜놈이 우덜 호남 향우회 분덜을 깡패로 봐부네잉?


거 아정들 뭐 하쇼잉? 빤쓰까지 벗겨불고 싸개싸개 철수 합시다잉~"



할아버지는 전라도 무뢰배들에 의해 속옷까지 벗겨졌고,


이윽고 도요다를 향해 소리쳤다고 합니다.



"도요다 다이쥬! 이자식! 절름발이나 돼 버려라!"



시야에서 사라져가던 다이쥬는 뒤를 돌아보며


할아버지를 홍어 좆만한 눈으로 매섭게 노려보며 읇조렸습니다.



"얏떼미로 고노야로..."




할아버지는 이야기를 마치며 홧병으로 운명하시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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