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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의 소설 외전 6편 - 남장

칼갑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4.05.18 16:31:13
조회 604 추천 13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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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녕이 너 지금 뭐라 했느냐?“

“의과 시험을 보게 해달라고 했습니다, 아버지.”

황당해하는 명환 앞에 20살의 지녕은 해맑게 말했다.

“의과 시험?”

“예. 의과 시험을 신청 하는 곳에 갔는 데 여인이라 하여 욕지꺼리나 들었다니까요. 허니 아버지께 부탁을 드리는 것입니다.”

“지, 지녕아...여인인 니가 사내들이 보는 의과 시험을 보는 것은 법도에 어긋나는 것이다.”

그 말에 지녕은 인상을 찌푸렸다.

“허면, 조선의 법 규정에 여인은 결코 의과 시험을 보면 안 된다고 정해져 있는 것입니까?”

지녕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그, 그렇지...오로지 사내들만 보는 것이다...헌데 갑자기 왜 의과 시험을 보려 하는 것이냐? 몇 일 전에 니가 그토록 원하던 혜민서 의녀가 되지 않았느냐?”

“예, 그렇지요. 하지만 여인으로서, 사내들과 함께 대등하게 시험을 보고 싶습니다. 제 진짜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기도 하구요.”

지녕의 말에 명환은 한숨을 쉬었다.

“니 마음은 이해를 하나 니가 의과 시험을 보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좀 전에 말했듯이 그건 법도에 어긋나는 것이야.”

“아버지...”

“니가 청나라에 유학을 청한 것과 혜민서 의녀가 된다 했던 것은 조선에서 제일 가는 가문의 후사로 어울리지 않는 행동이었으나 법도에는 어긋나지 않기에 허락을 하였다. 허나 이 문제는 다르다. 결코 허락 할 수 없는 일이야. 아무리 주상 전하께서 널 아끼신다하더라고 말이다.”

명환의 단호한 말투에 지녕은 다른 방법을 찾기로 했다.

“알겠습니다, 아버지. 의과 시험을 보려는 마음을 접겠습니다.”

그 말에 명환의 안색이 환해졌다.

“잘 생각했다, 지녕아.”

“아닙니다, 아버지. 다시는 그런 생각 하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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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환을 안심 시킨 후, 지녕은 곧바로 무교탕반으로 향했다.

“언니, 나 왔어.”

주인옥이 지녕을 반갑게 맞이했다.

“어서와라. 국밥 하나 주련?”

“언니 사실은 말야, 오숙수 어른을 뵈러 왔는 데...”

“그래? 안채에 있어. 오숙수 데려올게.”

“응.”

안채에 들어간 지녕은 떨리는 심정으로 오숙수를 기다렸다.

 

“아가씨, 절 만나러 오셨다구요?”

오숙수가 촐싹 거리며 안채 안으로 들어왔다.

“예. 오숙수 어른한테 부탁이 있어서요.”

“부탁이라뇨? 뭐든 말씀만 하십시오.”

“제가 남장할 일이 있어서 그러는 데, 수염 좀 구할 수 있을까요?”

지녕은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수염 구하는 건 쉬운 일이죠. 헌데 무엇 때문에 남장을 하시려는 건지...”

오숙수도 덩달아 목소리를 낮추었다.

“그건 좀 개인적인 일이라서...”

지녕은 머리를 긁적였다.

“예...알겠습니다. 지금 당장 수염 가지러 가겠습니다.”

“지금 당장요?”

“수염 구하는 건 일도 아니니까요. 여기에 잠시 계십시오. 금방 오겠습니다.”

오숙수가 나가자마자 주인옥이 들어왔다.

“오숙수한테 뭔 부탁을 한 거야?”

“...수염 구해 달라 그랬어. 남장할 일이 있어서...”

“뭐? 지녕이 너 또 무슨 사고 치려고...”

주인옥의 말에 지녕은 양심이 꼭꼭 찔렸다.

“사, 사고라니? 내가 뭔 사고를 쳤다고...”

지녕은 주인옥의 매서워지는 눈빛을 차마 쳐다볼 수가 없었다.

“너 정말 수상해...”

“말이 나와서 말인데, 구슬 달린 갓이랑 망건, 푸른색 도포 좀 구해주슈.”

“뭐?”

“남장하려면 그것들이 필수잖수...”

지녕의 목소리가 기어들어갔다.

“그래, 니가 하려는 거 말려봤자 무슨 소용이겠니...니 황소고집을 내가 모르겠냐...기다려, 갖다줄게...”

주인옥은 한숨을 푹푹 쉬며 안채 밖으로 나갔고, 지녕은 마음을 다잡았다.

 

 잠시 후, 주인옥이 가져다 준 도포를 입고 갓을 쓴 지녕의 모습을 보며 주인옥은 감탄했다.

“세상에...넌 어쩜 이리 남장이 잘 어울리니? 꽃선비네, 꽃선비야.”

“그치? 오숙수가 가져올 수염만 붙이면 완벽하겠어.”

지녕이 말을 꺼내기가 무섭게, 오숙수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가씨, 저 들어갑니다.”

“예.”

“아이고, 세상에.”

들어온 오숙수도 역시 남장을 한 지녕의 모습에 감탄을 했다.

“여기에 지녕 아가씨 있는 거 몰랐다면, 선비님인줄 알았겠습니다.”

“그쵸? 수염은요?”

“여기 가져 왔습니다. 한번 붙여볼까요?”

 

“지녕이가 의과 시험을 보게 해달라 그랬다구요?”

성하는 명환에게서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그래...어찌나 황당하던지...”

“역시...지녕이는 정말 남다르군요. 해서 받아들이신 겁니까?”

“법도에 어긋나는 일을 어찌 받아들였겠느냐. 이는 지녕이가 아무리 조선에서 제일가는 가문의 후사라 해도 안 되는 일이야.”

“허면, 지녕이가 이를 받아들이는 겁니까?”

“그래, 아무리 황소고집 이라 해도 지녕이가 어찌 할 수 없는 일이지.”

“그렇군요...”

하지만 성하의 마음 속에는 잔뜩 의구심이 들었다.

 

“이야...”

수염을 붙인 지녕의 모습에 주인옥과 오숙수가 연신 감탄의 소리를 내뱉었다.

“지녕이 너 정말 영락 없는 사내의 모습이로구나.”

“그래?”

“헌데 아가씨, 도대체 무슨 일 이시길래 이렇게 완벽하게 남장을 하시는 겁니까?”

“오숙수, 물을 필요도 없어요. 어차피 지 고집 꺾지 않을 테니까.”

“치...일 무사히 끝나면 다 알려줄게. 근데 정말 나인지 못 알아보겠지?”

“그래, 그래.”

주인옥의 톡 쏘는 말투에도 지녕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좋아...이제 그만 가볼까?”

 

 지녕이 간 곳은 의과 시험을 신청하는 곳이었다. 여전히 시험을 신청하는 선비들은 꾀나 많이 있었다.

‘죄송해요, 아버지. 도저히 포기가 안되네요.’

지녕이 여러 생각을 하다보니, 어느덧 지녕의 차례가 되있었다.

“거 사내가 참으로 곱구만 그래.”

낮에 지녕을 여인이라 하여 내쫓은 시험관들은 앞의 선비가 낮의 그 여인인 줄은 상상도 못하고 있었다.

“..................”

지녕은 입을 열면 혹 들킬까 하여 미소만 지은 채 자신의 이름과 출생지가 적힌 문서를 시험관에게 내밀었다.

“이름 김덕만...출생지는 양주...접수가 다 되었소. 보름 뒤 사시(9시 ~ 11시)까지 이것을 들고 이곳으로 오시오.”

지녕은 접수장을 받고 고개만 끄덕인채 바로 뒤돌아 가 사람들이 없는 곳으로 향했다.

“휴...”

사람들이 아무도 없자 지녕은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들킬까봐 걱정했네....”

 

 그렇게 시간은 흘러 흘러, 지녕이 고대하던 의과 시험의 날이 다가왔다. 지녕은 명환에게 전날에 오랜만에 주인옥과 함께 자고 싶다며 허락을 받았고, 주인옥 집에서 하룻밤을 지새웠다.

“도대체 무슨 일이길래 미리 전날에 와서 잠까지 자냐?”

“그래서, 나랑 같이 자는 게 싫은거유?”

“그건 아니고 무슨 일 때문에 남장까지 하는 지 궁금해서 그러지.”

“기다려 보슈. 곧 알게 될 테니까.”

지녕은 도포로 갈아입었고, 오숙수가 수염까지 붙여주자 다시 완벽한 사내의 모습이 되었다.

“자, 이제 가볼까.”

지녕은 갓을 썼다.

 

 드디어 의과 시험 당일날...지녕은 접수장을 들고 시험장에 들어가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시험관이 큰소리로 외쳤다.

“모두들 옆 사람 꺼 훔쳐볼 생각하지 마시오!!! 그러다 들키면 곤장 100대에 3년간 시험이 금지 되니!!!”

지녕은 시험관의 말에 등골이 오싹했다. 만약 자신이 여인임을 들켜도 그런 벌을 받게 될까?

여러 생각을 하다 보니 어느덧 자신의 차례가 되었다.

“무슨 생각을 그리 하시오? 어서 접수장을 주시오.”

“예...”

지녕의 접수장을 받아본 시험관은 고개를 끄덕였다.

“맞군. 자리는 순서대로 앉으면 되오.”

“예...”

지녕은 의과 시험장에 들어가자마자 잠자코 있던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떨려서가 아니라, 감격에 벅차서 그런 것이다. 자리에는 화선지와 붓 먹, 그리고 시침을 할 동인경이 있었다. 필기와 실기가 동시에 진행되는 것이다.

‘드디어...’

조금 더 시간이 지나자, 시험장은 완전히 꽉 차게 되었다.

“과제를 발표 하겠소!!!”

과제가 발표되자 탄식과 환호성이 선비들의 입에서 섞여져 나왔다. 하지만 지녕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저 정도 쯤이야.’

지녕은 막힘없이 과제를 써내려갔으며, 삼의사의 내로라하는 의관들도 힘들다는 동인경의 상혈 10자리에도 막힘없이 시침을 하기 시작했다.

 

 닷새 뒤...지녕은 남장을 하지 않은 채 규수 옷을 입고 결과가 나와 있는 과장으로 향했다. 지녕은 사람들이 다 사라지자 앞을 향해 나아갔다.

“과연...”

지녕은 침착하게 김덕만 이라는 이름을 찾기 시작했고, 맨 위에 그 이름이 있자 그 상태로 굳어 버렸다. ‘장원 김덕만’ 이라는 글자에 지녕은 무척이나 만족스런 미소를 지었다.

 

 십 년 뒤, 지녕은 뛰어난 의술 실력을 인정 받아 어의녀가 되었다. 하지만 십 년 전에 삼의사를 발칵 뒤집어 놓은, 의과시험에 장원을 한 김덕만 이라는 선비는, 십년이 지난 뒤에도 찾지 못하고 있었다.

 

 

 p.s 오랜만에 쓰는 마의 외전이라 여기에도 올려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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