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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ㅅㅋㄹ 짧 ㅅㅅ ㅂㅇ앱에서 작성

ㅇㅇ(118.216) 2016.10.25 23:11:55
조회 7277 추천 104 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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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능이 아닌 사랑을 했으니까






별로 파칭코에서 이긴 것도, 경마에서 크게 성공한 것도 아니다. 렌탈여친을 위해 벌었던 돈이 거의 바닥나려고 하는 곳에서 오소마츠의 지갑에는 천 엔짜리 지폐가 두 세장 들어있을 뿐이었다.




그럴 때, 마츠요가 심부름을 부탁한 거다. 거스름돈은 마음대로 써도 되니까, 라는 달콤한 조건이었기 때문에 거절을 안 한 오소마츠는 슈퍼에서 돌아오는 길을 훌쩍 훌쩍 걷고 있었다. 부탁받은 건 계란과 우유뿐이지만 여덟 가족이므로 계란 세 팩, 우유는 네 개다. 엄청난 무게로 팔이 아프다. 누군가 도와주면 좋을 텐데 이런 때만 동생들은 보이지 않는다.




뺨을 부풀리고 걷다 보면 달콤한 향기가 확 풍겨왔다. 잠깐이었지만 뇌가 사르르 녹을 것 같은 달콤하고 부드러운 향기에 오소마츠는 무심코 발을 멈췄다. 살짝 고개를 옆으로 돌려보니 옛날부터 있던 작은 꽃집이 향기의 근원지 같았다.




매장, 그것도 가장 눈에 띄는 위치에 연한색의 꽃이 여러 송이 있었다. 거의 본적 없는 색을 가진 그 꽃에서 아까의 향기가 감돌고 있었다. 여러 겹의 꽃잎은 연한 청자색을 하고 있어서 모양은 장미 같았지만 오소마츠는 꽃에 밝지 않아서 그것이 장미인지 확신할 수 없었다.




가게 앞의 꽃의 지그시 바라보고 있는 남자를 점원도 눈치 챈 것 같다. 가게 앞에 나와서 "뭔가 찾고 계세요?" 라고 오소마츠를 보고 웃었다. 젊은 여자 점원은 꽤 귀여웠다. 평소 같으면 "아뇨, 그냥" 이라고 히죽 웃으며 떠났을 텐데 귀여운 점원의 귀여운 미소에 무심코 "좀 궁금해서" 라고 대답해 점원은 다시 활짝 웃었다.




"이거 말인가요, 방금 전에 들어온 건데, 장미예요"

"아, 그래요? 특이한 색이라고 생각해서"

"맞아요, 턴 블루라는 품종으로 드문 거라서요"




점원이 장미의 품종을 말한 순간 사고가 멈춰버렸다. 대신 머릿속에는 한 동생의 모습이 지나갔다. 파란색이 이미지컬러인 좀...아니 꽤 나르시스트인 동생으로 현재 오소마츠의 애인이기도 한 남자다.




머릿속에서 그 애인이 "파란장미......데스티니다. 오소마아츠" 라고 말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갈비뼈는 물론 척추에서 우드득 소리가 들렸다. 아파, 작게 내뱉은 말에 점원이 고개를 갸웃했지만 아무것도 아니라고 고개를 저었다. 아픈 애인 때문에 척추가 위험하다, 라고 말해도 이해할리 없었다.




"선물용이라면 부케로도 만들 수 있어요"

"아, 아니 그럴 생각은"




없어요, 라고 말하려는 순간 머릿속의 애인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게다가 아까처럼 아픈 녀석이 아니었다. "사지 않는 건가......그렇군" 사실은 없어야 할 토끼귀가 축 처졌다. 아니, 성인 남자의 머리에 토끼 귀 같은 건 없으니까, 라며 자신을 타일렀다.




머릿속에서 멋대로 움직이는 그런 생물은 내버려둬도 되지만 축 처진 귀와 "오소마츠는 꽃을 살 타입이 아닌 걸" 쓸쓸하게 웃는 얼굴 탓에 찌릿 가슴이 아팠다. 아니아니아니아니 그 녀석 토끼 귀 같은 건 없고, 게다가 그런 건 어울리지 않고, 응, 어울리지 않......어울리지 않는 건 아니지만! 조용히 있는 오소마츠의 모습에 점원이 멍하니 떠오른 것처럼 꽃을 집었다.




"아, 부케가 아니 군요, 가정용으로 하실 건가요?"




리본으로 걸 수도 있어요, 라고 덧붙여진 점원의 말에 머릿속의 애인이 실룩실룩 귀를 움직인다. 뭐야, 그거 반칙이야, 라는 생각을 하며 그만 "아, 아...그럼 한 송이만......" 말해버려 그 생명체가 반짝반짝한 눈과 함께 축 처진 귀를 쫑긋 세웠다. "오소마츠! 사는 건가? 내 색의 장미!"




아니 그러니까, 그 귀......귀엽잖아아 바아보!! 오소마츠는 마음속으로 외치면서 지갑을 꺼냈다. 거스름돈으로 챙긴 돈이 아니라 자신이 번 나머지 돈으로 계산 했다. 단 한 송이의 파란장미가 담배 한갑과 비슷한 가격이라 놀랐지만.




투명한 셀로판지와 푸른 리본으로 감겨진 그 꽃을 한 손에, 다른 한 손은 달걀과 우유에게 점거되었다. 묵직하게 가라앉아 손은 확실히 아팠지만 머릿속이 아니라 진짜 애인의 기뻐할 모습을 생각하면 발걸음은 조금 가벼워졌다.




*파란 장미의 꽃말 = "불가능" -> 품종이 개발되고 난 뒤 "꿈을 이룬다" 로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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