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5/02/25/0200000000AKR20150225180000005.HTML?input=1195m
1주년 맞는 연극 제작사·공연장 '수현재컴퍼니&씨어터' 대표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사람들은 얘기하죠. 이렇게까지 시간을 내고 빚까지 지면서 공연장을 왜 대학로에 짓느냐고요. 강남에 짓지. 연극을 그렇게 사랑하느냐고요. 생각해보면 그렇게 사랑해서 그런 것은 아닌 거 같은데 저도 잘 모르겠어요. 그냥 운명처럼 연극을 좇아가는 것 같아요."
대중에게 조재현(50)은 드라마와 영화를 넘나들며 소름 돋는 연기를 펼치는 연기파 배우로 각인돼 있지만 사실 그는 시시때때로 연극 무대에 서는 연극배우이면서 연극 제작사와 공연장을 운영하는 연극 제작자이기도 하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펀치'를 촬영하는 빡빡한 일정 가운데서도 연극 '민들레 바람되어'에 출연하는 등 연극을 향한 그의 애정은 각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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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는 아예 직접 연극 제작사 '수현재컴퍼니'(이하 수현재)를 설립하고 서울 대학로에 3개 극장을 갖춘 복합 공연장 '수현재씨어터'를 건립했다. 오랜 연기 생활 동안 쌓은 인맥을 활용해 대학로에서 만나기 어려운 브라운관, 스크린 속 배우들을 무대에 세우는 '스타 캐스팅'으로도 유명하다.
최근 스타 공효진과 영화배우 강혜정이 출연해 뜨거운 반응을 얻었던 연극 '리타 Educatitng Rita(에듀케이팅 리타)'와 지난해 '제2의 전성기'를 맞은 배우 김성령이 출연한 코미디 연극 '미스 프랑스'도 '수현재'의 작품이다.
조재현은 '수현재컴퍼니&씨어터' 1주년을 맞아 25일 수현재씨어터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연극에 대한 '유난스러운' 관심의 배경을 '운명'으로 표현했다.
"태어난 곳도 여기고, 제가 단순히 돈만을 놓고 연극을 대하는 것이 아니니까요. 제 인생도 돈만을 놓고, 돈 계산만으로 대하지 않았던 거 같네요."
그는 지금 대학로가 있는 동숭동에 나고 자랐다. 대학로는 그가 네 살 때부터 누비던 '놀이터'였다.
"거창한 것은 없어요. 어린 배우 시절부터 공연장을 짓겠다는 것이 막연한 꿈이었어요. 이제 꿈을 이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것을 어떻게 가꿔나가는 가죠. 지금 대학로가 젊은이들이 잠깐 스쳐가는 공연문화로 자리 잡은 데 대한 책임감이 있어요. 그래도 지난 1년간 다양한 세대를 위한 연극을 올렸다는 데 보람을 느낍니다. 앞으로도 끊임없이 시도할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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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는 자신의 역할에 대단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사절했다.
침체된 대학로에 활력을 불어넣는 그가 일종의 '구세주'가 아니냐는 질문을 받고서다.
"'구세주'라뇨? 섬뜩한 이야기예요. 제가 가진 책임감이라는 것은 '연극계를 짊어지겠다' 그런 것이 아니라 연극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의 기본적인 책임감이죠. 저는 사명감이나 책임감 이런 것들은 별로 안 좋아합니다."
내달에는 1주년 기념작으로 연극 '경숙이, 경숙아버지'를 무대에 올린다. 연출가 박근형이 이끄는 극단 골목길의 대표작으로, 2006년 초연 때 올해의 예술상, 대산문학상 희곡상, 동아연극상 작품·희곡·연기·신인연기상을 휩쓸며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동시에 받은 연극이다.
조재현이 2007년 재공연 때 자청해 출연, 평균 객석 점유율 110%를 기록했던 작품이기도 하다.
"창작극은 오랜 시간 많은 사람에게 공감 받기 어려운데 '경숙이, 경숙 아버지'는 지금 봐도, 젊은 관객이 봐도 공감할 수 있는 요소가 굉장히 많다는 거예요. 양질의 공연, 연극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공연을 찾는 것이 항상 숙제인데 이 연극은 10년이 지나도 살아남을 만한 작품이고 연극만의 재미를 줄 수 있는 작품이죠. 요즘에는 처음 연극을 접할 때 대부분 로맨틱 코미디로 시작하는데 이 친구들에게 강력 추천하고 싶은 작품입니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지나치게 가벼운 작품이 난무하는 대학로의 현실에 대해 우려했다.
"다양한 것들이 공존하는 것은 괜찮지만 굉장히 편중된 것은 문제라고 생각해요. 이제 연극을 접하기 시작한 어린 친구들이 연극은 아주 가볍게 감각적으로 전달되는 작품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것은 무서운 일이죠."
그는 최근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개그맨 김구라가 조재현이 "중구에 많은 건물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해 '빌딩부자'로 화제가 된 데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과거 한 매체가 발표한 '연예인 빌딩 부자' 명단에서 이수만, 양현석에 이어 3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수만 씨, 양현석 씨와 저를 비교하면 안 돼요.(웃음) 그분들은 재산이 많아 건물을 사는 거지만 저는 공연하기 위해 건물을 지은 것이고 제 돈도 아닙니다. 아버지가 10% 정도 출자하셨고 나머지는 제가 번 돈과 빚이에요. 반 정도는 은행 빚이죠. 350억 원도 추정한 금액이지 그보다는 적어요."
이는 이제 다른 꿈도 꾸고 있다.
"틈틈이 글을 쓰고 있어요. 시나리오든 희곡이든요. 영화 제작도 생각이 있고요. 연극 콘텐츠지만 영화로 하면 또 다른 재미가 있는 작품을 발굴할 생각이 있고 현재 기획 중입니다."
조재현은 그러면서 "너처럼 책 안 읽는 놈 중에 이렇게 글 잘 쓰는 놈은 처음 봤다"는 동료 배우 이한위의 말을 소개했다.
"책을 전혀 안 읽는 건 아니고요.(웃음) 저희는 좋은 희곡 한 작품을 200∼300번씩 읽잖아요. 아마도 한 권의 책을 200∼300번 읽는 것과 200∼300권의 책을 한 번씩 읽는 것은 받아들이는 것에 차이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어쩌면 한 작품을 많이 읽는 사람이 더 깊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글을 쓰고 표현하는 것은 단어를 많이 알고 말고의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내 마음을 솔직하게 드러내는가의 문제이죠. 연기도 마찬가지고요."
그는 연극 무대를 통해 얻는 것은 "지구력과 인내심"이라면서 내년에는 제작자로서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작품이 아닌 배우 조재현을 위한 연극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제는 배우로서의 저를 더 찾고 싶어요. 창작극이든 번역극이든 나를 다 내려놓고 '올인'할 수 있는 연극을 하고 싶습니다. 진짜 배우 조재현을 위한 연극을 찾을 때가 온 거 같아요."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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