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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장면

쥬니(113.199) 2016.03.10 10:49:15
조회 1502 추천 21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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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자 방원입니다. 들리십니까?
어마마마 어찌 이리 맥을 놓고 계십니까?

 

소자, 코흘리개를 겨우 면했을 무렵이었습니다.
아바마마와 방우 형님 손에 이끌려서 개경 땅을 처음 밟았는데, 어마마마께서 나와 계셨지요.
어찌나 아름다우신지, 소자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인 줄 알았습니다.
"네가 방원이구나, 듣던 대로 아주 귀엽게 생겼구나"
환하게 웃어주시며 소자를 안아주시는 어머님의 모습에서 광채가 났었습니다.
그때 생각했었지요.
이분이 내 친어머니였으면 좋겠다고.
이분의 사랑을 내가 독차지하고 싶다고.
허나, 머리가 굵어지면서 어머님의 행복이

화령에 홀로 계신 내 친어머니에겐 눈물이고 고통인걸 알았습니다.
해서 미워하려 했었습니다.
어마마마의 아들이 되고 싶은 마음이 커지면 커질수록 더 미워하려 했습니다.
그리 놔두셨어야지요.
아바마마께서 회군을 하시던 날, 소자가 관졸의 칼에 맞아 죽던 말던 모른척해야 했습니다.
소자의 어머님이 되어선 아니 됐단 말입니다.
그래 놓고선.. 그래 놓고선.. 어찌하여 방석이를 택한 것입니까!
왜요! 왜!!

 

이사람의 안사람이 그리 말을 하더군요.
어마마마께선 천벌을 받으신 것이라고.
하오나 소자, 어마마마를 원망하지 않습니다.
가만 생각을 해 보니, 그게 어마마마의 탓이 아니더란 말입니다.
그놈의 권력.. 그 빌어먹을 권력의 탓인 게지요.
부모자식 간에도 나눌 수 없다는 게 권력이라는데,
국본의 자리를 앞에 놓고 배 아파 낳은 자식 챙기는 것을 누가 뭐라 하겠습니까?
잘하셨습니다. 참으로 잘 하셨습니다. 어마마마.
덕분에 소자, 이제 마음이 아주 홀가분합니다.
이젠 아무런 죄책감도 미련도 없이 국본을, 보위를 도모할 것입니다.

 

기억나십니까? 본좌가 멀게만 느껴지던 시절 어마마마와 소자의 마음이었습니다.

 

내 분명 말씀드리지요.
머지않아 방석이를 그리 만들어버릴 것입니다..

 

네 이놈! 네 이놈!!!

 

잘 가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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