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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진 전투의 식민사관적 묘사

남명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5.03.28 23:54:39
조회 1399 추천 10 댓글 5

(제목, 내용 일부 수정 및 보완)


그간 징비록의 묘사나 고증에 여러가지 심각한 문제점이 많았는데

오늘자 방영분의 묘사가 상당히 부당한 부분이 많읍니다.

조선군을 과도하게 비하하는 식민사관적인 묘사 때문에 상당히 깊이 빡쳐있는고로 이거 안까면 잠을 못잘거같습니다.

그러니 구체적으로 하나하나 까봅니다.



1.조선군은 포졸 천떼기를 입고 창이나 휘두르며 싸우는 병신 군대가 아닙니다.

이거 과거에도 수차례 지적됐는데 전혀 안고치고 있져.

새마을운동 게임이나 김치워리어같은 개수작질에는 나랏돈 잘도 퍼쓰면서 이런거에 쓸돈은 없나봅니다. 키야...

(고작해야 당파창 하나 없어졌네요. 그 포졸들이 들고다니는 삼지창...

그거 이 드라마에서 없어졌지요. 그래...뭐 나름 공로로 쳐줍시다)




2.부산진 첨사인 정발이 사냥 나가서 술퍼먹고 놀다가 어이없이 당한 병신으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이건 당시 현장에서 싸운 병사들과 전사한 정발의 아내마저 이렇게 기록한 조정에 억울함을 토로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실제로는 정발은 (1)훈련중 적선을 조기에 발견하고 본진에 귀환했으며(난중일기 중의 활쏘기가 오락이 아니듯이, 사냥은 군사훈련입니다)

(2)민간인을 대피시키고 배를 3척 여울에 가라앉혀 상륙작전을 방해하는 등 일련의 작전을 신속히 전개하고 상륙에 대처했고, 

(3)마름쇠, 화포, 각종 화약병기 등 장비와 대비태세도 잘 갖추었고, (4)전투과정에서도 용감하게 분투했지만

침략군의 규모가 너무 커서 중과부적(스님하고 부적 아닙니다...)으로 졌다고 할수있져.


(동료 장수인 경상좌수사 박홍은 도망쳤습니다. 정발은 그럼에도 끝까지 분투하다 전사한 모범적 무장이지요.

...그리고 이 소식을 들은 경상우수사인 원균은 멀쩡한 배들을 자침시키고 도망쳐버리는 것으로 원균전설의 시작을 장식합니다.

경상도 수군 장수들 리폿좀...;)



일본에서 선교활동을 했던 루이스 프로이스(1537-1597)의 기록을 일부 인용해봅니다.


- 부산진의 조선군은 마름쇠(밟으면 발 찔리는 쇠)를 뿌려 침공에 대비했고

각종 화약무기로 잘 무장되어 있었으며 압도적인 병력차에도 밤까지 오랜 시간 분투했음.


- (다른 전투의 기록에서) 조선군은 가죽갑옷 등의 방어구를 잘 갖춰입고 있었으며

활과 독화살을 잘 다루었지만 근접전에는 약한 편이었다. (멀쩡히 방어구를 갖춰입고 있었다)


- 조선인들은 북방의 타타르족(여진)을 상대로 꽤 국경을 잘 지키고 있었다. (국방에 큰 문제가 없었다)


- 부산진의 전투병력은 6백여.


1진의 장수인 마츠라 시게노부의 가신, 요시노 진고자에몬의 <요시노 일기>를 인용.

(일본측의 현장 참전자입니다)


'당인(조선인)들은 일본군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었다. 

진에 성을 세워 두었는데 이중 해자, 말뚝, 녹각, 높은 망루 등으로 보강해 두었고,

철포(보통은 조총이라는 뜻이지만 화포를 말한 것으로 보입니다), 불화살, 반궁(*) 등으로 철저히 무장하였으며,

이런 조선군의 기세를 본 일본군은 배에서 하룻밤을 자고 다음날인 13일 새벽녘인 묘시(6시)에 일제히 상륙하였다.


조선인들은 일제히 반궁으로 사격을 가하여 화살이 비처럼 쏟아졌으나,

아군도 지지 않고 조총으로 빠르게 반격을 가하였다. 

2시각 동안 하늘도 어두워지고 천지가 쩌렁쩌렁 울리는 일대 격전이 펼쳐졌으며,

마침내 적의 방패나 망루가 모조리 격파되어 그 위로 머리를 내미는 적들도 없게 되었다.'


(성은 정오 즈음에 함락)


(*일본의 활인 화궁和弓에 비해 크기가 작은 조선의 각궁을 말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조선 측의 기록을 봅시다.


<선조실록>

- 정발은 사냥 가서 놀다가 왜선을 보고도 무역선이겠거니 해서 대비하지 않았는데, 진에 복귀하기도 전에 죽었다.


<선조수정실록>

- 정발은 성문을 닫아 걸고 성가퀴에서 군민과 함께 열심히 싸워 적을 많이 살상했으나 화살이 떨어져 죽었다.


- 의병장 조경남이 집필한 <난중잡록>에서는 '정발이 제대로 싸우지 않았다는 정보는 그릇된 것이다'라면서

현장에서 싸우다 운좋게 살아남은 병사들과 정발의 처의 증언을 인용하여 조정에 알려진 정발 병신설을 반박하고 있습니다.

(<난중잡록>은 조경남 본인이 참전하지 않은 전투에는 현장에 있었던 참전자들이나 목격자들에게서

정보를 조사해 집필한 것이라 일반적으로 헛소리가 가득하기 마련인 야사인데도 신뢰도가 상당히 높은 기록이며,

수정실록은 이 기술을 참고하여 재조사 후에 다시 쓰여졌습니다)


이렇듯이, 


부산진 전투에 참전한 병력들, 특히 정발이 사냥가서 놀고 술푸다가 어이없이 당했다

(선조실록 등에서 영향받은 일반인들의 인식)

vs

정발의 사냥은 군사훈련이며, 정발은 급히 복귀하여 분전했다(기타 사료들의 묘사)


오늘은 종래의 두 설이 약간 혼재돼 있는 묘사였는데 상술했듯이 후자가 맞습니다.

선조실록의 묘사가 잘못돼있는 탓에 여태까지도 정발은 억울하게 욕먹고 있지여.

(전 부산 사람이 아닌데 부산 현지에서는 이런 인식이 고쳐져 있는 걸로 압니다...)


선조실록은 멀리 떨어진 조정과 행재소에서 꿀이나 빠는 후방 벼슬아치들이

몇 다리를 건너 건너 '주워들은' 정보로 이루어져 있어 야전의 상황과 심하게 동떨어진 부정확한 묘사가 상당히 많습니다. 


단적인 예로, 선조실록에서는 권율이 죽자 사관은 졸기조차 써 주지 않고 

다만 '권율은 공도 없고 순 거품이다'하고 마구 욕하고 있습니다. 미친 소리죠. 


이렇기 때문에 선조수정실록에서는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기록을 채택하여 부산진 전투의 기록이 수정되어 있습니다. 

(이런 부당한 평가가 꽤 문제가 됐는지, 전후 조정에서 관리들을 파견해서 따로 전투 경과를 조사한 모양입니다)





3.압도적인 병력차이 부분을 디벼봅시다.

일본측 - 15000명 이상 규모의 제1진. (고니시 유키나가)

조선측 - 군민 합쳐서 8천명. 전투병력은 6백여 <프로이스 일본사> (정발)


조선측은 정발이 부산진 안으로 긴급히 주민들을 대피시켰기 때문에 주민들과 군사들이 합쳐서 8천명 정도였는데,

당연한 얘기지만 유효한 전투인원은 일본측의 1/10 이하입니다.


이 헤드카운트가 어떻게 이뤄졌냐...를 보려면 일본측의 기록을 봐야 하는데

쉽게 말해서 부산진 안에 있는 사람의 머리를 추수해 보니 8천여개였다, 하는 끔찍한 것.


<요시노 일기>에서는 부산진의 군민은 여자와 아이, 개나 고양이까지도 마구잡이로 참살당했다고 전합니다.


(위의 기록에서 이어짐)

'두 손을 마주하고 무릎을 꿇어 익숙치 않은 외국의 말로 빌면서 말하는 것을 알 수는 없으나 살려달라는 말임은 분명했다.

그러나 아군은 이를 들은 체도 하지 않고, 마치 이것이야말로 전쟁의 신에게 바치는 산제물이기라도 한 것처럼

모두 베어 죽이고 때려 죽이고 밟아 죽이니, 여자와 남자, 개와 고양이를 가리지 않고 모두 죽여 그 수급이 삼만 가량이었다.'


(성 안의 사람을 민간인/전투원 가리지 않고 모두 학살하는 것을 '나데기리(撫で斬り)'라고 하는데

학살은 전국시대 일본의 상식으로도 정상은 아닌 행동이라서...이 사람도 아군의 행동에 화가 난 모양입니다.

'3만'은 고전에 흔한 뻥튀기로 보면 무방합니다.)


그리고 부산진 전투를 다루는 일본 위키피디아에는 '8천명 참수'라고 마치 일본군이 8천명의 조선군을 깬 것처럼 적어놨는데, 역사 관련 문서들에서 단어 한두개를 바꾸거나 유리한 기록만 인용하는 식으로 이리저리 역사를 왜곡하려는 졸렬한 넷우익들의 클라스를 보여준다고 할수있져. 정확히는 부산진을 점령한 고니시 군이 병사와 주민을 가리지 않고 학살했는데, 그 '머리'수의 총합이 8천명이란 겁니다. 앞서 말했듯 정발은 민간인들을 긴급히 성 안에 피난시켰으므로...


종합해보면

- 최소한 10배 이상의 압도적인 병력차이가 있고

- 숙련도 면에서도 닳고 닳은 베테랑뿐인 일본군을 상대로 한 전투에서

- 정발은 철저히 정해진 절차대로 피난, 준비태세를 갖추기까지 신속히 대응했으며

- 조선 종특인 우주방어를 시전해서 상당히 잘 버텼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에피소드에도 고증에 맞지 않고 부당한 묘사들이 계속됐지만

이번 화에는 이렇게 특별히 부당할 정도로 조선을 마구잡이로 까내리는 묘사들이 많습니다.


이거에 대해서는 이번 방영분뿐만 아니라 드라마 전체를 까야하므로 글이 길어지는데

쉽게 말하자면 조선을 실제와 다르게, 과도하게 병신같은 국가로 비하하는 것이고

'조선놈들은 충무공 같은 일부 영웅님들이 하드캐리해주지 않으면 노답인 족속들이다'라는, 


소위 식민사관의 영향입니다. 


KBS에서 이따위 것을 광복 70주년 특집극이랍시고 틀어주니 열이 터지네요.

여러분 시청료와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영방송이 자기 나라를 마구잡이로 까내리고 있습니다. 푸하하...


그럼 왜 대비를 잘 해놓은 조선이 개처발렸는가? 에 대해서는 글이 길어지므로 다음에 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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