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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압) 알파고 인터뷰 전문

ㅇㅇ(116.34) 2017.11.17 19:48:50
조회 7010 추천 90 댓글 28

주로 뉴스나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하셨는데, 예능프로에 출연하시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원래 예능프로그램은 안 나가려고 했어요, 제 본업은 기자니까. E채널 ‘용감한 기자들’도 나갈 생각이 없었는데 제작진 설득에 넘어가버렸네요. 그리고 얼마 안 있다 지한통신사가 없어지면서 프리랜서 기자가 되니까 생계 문제가 걸리더라고요. 괜찮은 예능프로그램 있으면 나가야겠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작가들과 연이 닿아 JTBC ‘비정상회담’에 출연하게 됐어요.

최근 막 내린 ‘소사이어티게임 2’에서 맹활약 하셨죠. 어떤 계기로 출연하게 되셨나요?
‘비정상회담’ 출연 당시 저를 좋게 봐주신 작가분들이 한국말을 할 줄 아는 외신기자들과 프로그램을 만들어보자고 제안하셨어요. 그런데 외신기자들 중에는 한국말을 잘하는 사람들은 주로 중국, 일본 분들이라서 출연진이 다양하기 어려웠어요. 결국 그 프로그램이 엎어졌는데 작가진 중 한 분이 ‘소사이어티게임’에 합류하면서 시즌 1 섭외 제의를 받았어요. 소사이어티게임은 여타 예능프로그램들과는 다른 매력들이 있다고 느껴 출연을 고민했는데, 중앙아시아 출장 일정이 겹치는 바람에 나갈 수 없었죠. 귀국 후 ‘소사이어티게임 1’을 봤는데 ‘해볼 만 하겠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나가지 못해 아쉽다’라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그러다 2016년 12월 KBS 촬영일로 사주를 보러 간 적이 있는데 사주 보시는 분이 제게 “2017년 7월 유명해지면서 구설수에 오를 것이다”라고 하시더라고요. 당시에는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했는데 나중에 그 뜻을 알게 됐죠. ‘소사이어티 게임’ 시즌 2 출연은 제게 운명 같은 일이었어요. 지난 4월에 가족들과 강화도로 가족여행을 갔는데 처제가 “형부 ‘소사이어티게임 2’ 한다는데 안 나가세요?”라고 묻더라고요. 처제가 ‘지니어스 게임’ 같은 프로그램들을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연락 받지 못했다. 연락 오면 해야지”라고 했는데 30분 정도 있다가 제작진으로부터 연락이 왔어요. 같이 하자고. 그렇게 ‘소사이어티게임 2’에 출연하게 됐어요.

촬영 전에 제작진과 따로 논의한 것이 있나요?
사전 미팅에서 제작진에 “욕심이 아예 없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욕심 때문에 배신하는 사람도 아니다. 방송에서 원하는 모습을 채워주지 못할 수 있다. 다른 방송인들과 달리 적극적으로 게임에 임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씀 드렸어요.

실제로 방송 초반 수동적인 이미지로 비춰지기도 했어요.
어쩔 수 없었어요, 전략이니까. 까불다간 광탈하기 십상이었거든요.(웃음)

외국인이라 불리한 부분은 없었나요?
엔강이형은 외국인이라고 하더라도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잖아요. 이미 여러 방송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익숙하기도 했고요. 사람들이 신뢰할 수 있는 출연자였죠. 반면 저는 “알파고가 진짜 이름이냐? 관심종자 아냐?”라는 편견과 싸워야 했어요. 이걸 극복해야만 게임을 즐기면서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극복하는 데만 며칠이 걸렸죠.

초반에는 그런 부분들이 보였어요.
3회 러시아 장기에서 이기면서 나아졌어요. “잘 할 수 있겠다”란 자신이 생겼거든요. 멤버들한테도 인정받기 시작했고요. 1차 주민교환 날이었어요. 그때 누구를 높동으로 보낼지에 대해 고민이 많았어요. 그날 방송엔 나오지 않았지만 광재형이 면담하면서 묻더라고요. 누구 보내는 게 좋겠냐고. “누굴 보내도 가도 바로 그쪽에서 바로 탈락시킬 거에요. 차라리 쉽게 버릴 수 없게끔 살아남을만한 사람을 보내는 게 좋을 거 같아요. 시즌 1때 주민교환으로 마을을 옮겼어도 오래 남은 케이스가 있었잖아요. 자진하는 사람이 없으면 저를 보내셔도 되요. 저는 며칠이라도 버틸 수 있어요”라고 솔직하게 답했죠. 그러고 나서 천수형이 저를 따로 부르더니 안에서 무슨 얘기했냐고 물으시더라고요. 그래서 아까 한 대답들 그대로 들려 들으니 “너 우리 배신할거냐”고 하시더라고요. 좀 당황해서 그게 무슨 배신이냐고 반문하니 “어제 그렇게 잘해놓고 높동에 가면 배신이지. 가면 안돼. 넌 마동에 필요한 사람이야”라고 말씀해주시더라고요. ‘인정받고 있구나’라는 느낌이 들어 고맙고 감사했어요.

첫번째 주민교환은 양팀의 유일했던 여성 리더가 마을을 옮긴 날이기도 했죠.
당시 마동 사람들은 마을을 하나의 공동체로 만들어가고 있었는데 하늘이랑 광재형은 따로 연합을 맺은 상황이었어요. 태호 빼고는 다들 눈치채지 못했죠. 갈수록 그런 모습들이 드러났고, 그래서 하늘이가 높동으로 넘어가게 됐죠. MJ킴은 마동에서도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여 우리가 같이 가자고 설득했는데 결국 자진탈락 비슷하게 원형마을을 떠나게 됐죠.

알파고 님의 명대사죠. ‘찾았습니다!’ 그때 상황을 설명해주세요.
‘찾았습니다’라고 외친 이유는 마을의 구성원으로 모두에게 알려야 했기 때문이었어요. 그때 마동의 방향을 결정하는 사람들이 천수형, 새봄이, 준호, 저 4명이었어요. 지금까지도 이 사람들과의 대화방이 따로 있고, 밖에 나가서 제일 먼저 만난 사람들일 정도로 친해졌어요. 방송엔 많이 안 나왔지만 밤 늦게까지 마을의 방향에 대해서 고민하고 이를 구심점인 천수형한테 허심탄회하게 조언하고 그랬으니까요. 마을의 구성원인 제가 이 사실을 알리지 않는다면 그건 정말 배신행위죠.

히든 힌트로 찾은 탈락 면제권이 아깝진 않았나요?
면제권을 찾은 것과 이것이 제게 필요한지 필요하지 않은지는 다른 문제에요. 전 진짜로 필요 없었어요. 쪽지에 ‘당신의 운명이 바뀌었습니다’라고 써 있었잖아요. 읽는 순간 느꼈어요. ‘나한테 필요 없다’고. 그래서 “왜냐하면 저는 하루하루 살아남을 방식이 실력을 통해서이고 면제권을 통해서(가) 아니에요!”라고 말했고요.

8회분 ‘기억의 홀덤’에서 ‘갓파고’가 등장하죠.
그 이전에도 살짝 괜찮다는 평가가 있었는데.(웃음) 높동이 카드를 반씩 나눠서 외우는 전략을 준비해 왔는데 마동은 좀 더 앞선 전략을 준비해 갔어요. 제가 8줄의 반인 4줄이 아니라 두 줄 더 외워서 6줄을 외우는 거로요. 저는 태어나서 포커를 쳐 본 적도 없고 당연히 룰도 몰라요. 그래서 새봄이한테 “룰은 모르지만 기억력은 괜찮으니까 내가 두 줄 더 외우겠다”고 말했죠. 6줄에다 에이스랑 10, 높은 숫자들의 배치까지 외우고 게임에 들어갔어요. 본 게임 하다 보니까 중간 중간 카드 나올 때 나머지 배치도 다 외울 수 있을 거 같아서 3~4라운드때 전부 외워버렸어요. 덕분에 새봄이한테 카드 보낼 때 그 쪽 배치 상황에 맞춰서 카드를 보낼 수 있었죠. 이 전략이 특히 효과를 발휘한 것은 마동이 선공일 때였어요. 마동이 선공일 때 카드 뽑기가 저-우리-새봄-인영 순으로 진행되거든요. 근데 제가 우리가 외운 4줄이 아닌 새봄이랑 인영 누나가 외운 쪽에서 카드를 뽑아버리니까 인영 누나 차례 때 좋은 카드들이 남아 있을 수 없었죠. 방송엔 안 나왔지만 현장에서 인영 누나가 카드 뽑을 때 마다 ‘이미 선택된 카드입니다’라는 멘트가 몇 차례 나왔어요. 그때 ‘성공했구나’ 느꼈어요. 당시 인영 누나도 제가 그 쪽 줄 카드를 뽑아서 보내니까 정작 자신이 뽑을 카드가 없어 많이 당황했다고 하더라고요. 인영 누나 입장에서는 2:1로 싸우는 느낌이 들었을 거에요. 인영 누나한테는 개인적으로 미안한 게 꼭 저랑 게임 붙을 때는 운이 따르지 못해 제 실력을 발휘하시지 못한 거 같아요. 원래 게임 잘하시는 분인데도요.

9회분에서 원형마을은 두 번째 주민교환과 충격적인 탈락자를 맞이하게 되죠.
네 그때 마동에선 승옥이, 높동에선 유리가 마을을 옮겼어요. 승옥이가 옮길 때는 저희도 많이 안타까웠어요. 아홉 번째 챌린지 ‘멀티 카운트’ 결과는 저희 입장에서도 충격이었어요. 그 날 우리는 엔트리를 짜면서 3:2로 이길 거라고 확신했어요. 천수형이 현식이 막고 저랑 태호가 각각 라운드에서 이긴다는 전제 하에요. 그런데 몸싸움에서 천수형이 현식이한테 밀리니까 거기서 팀 전체의 멘탈이 나가버린 거에요. 변명이긴 하지만 저도 천수형 지는 순간 멘탈이 나가버려서 풀어야 할 문제를 놓쳐버렸죠. 멘탈에 가장 큰 충격을 받은 사람은 물론 천수형이었죠. 그날 밤 천수형이 “자존심 너무 상했다. 나가고 싶다”라고 하더라고요. 그 말을 듣고 제가 준호랑 민석이를 따로 불렀어요. 준호한테 “너가 리더니까 우리 죽어도 형을 탈락시키지 말자. 욕 좀 먹더라도 참자”고 했어요. 천수형은 마동의 중심이었으니까요. 그런데 태호가 몰래 유리에게 탈락면제권을 주면서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와버렸죠.

이천수 님이 마동 구성원들에게 커다란 존재였군요.
가끔씩 사람들의 의견이 다를 수 있죠. 그러면 바로 중재해주고 하나로 뭉치게 해준 사람이 천수형이었어요. 하루 하루 챌린지에 지친 우리에게 기운도 북돋아 주고요. 다른 구성원들도 알고 있었죠. 천수형 나가면 마동 사회가 안 돌아간다는 것을. 그런 형이 나갔으니까 마동이 재미 없는 동네가 된 거에요. 분위기도 안 좋아졌고. 사실 출연 전에는 천수형이 어떤 사람인지 전혀 몰랐어요. 마동 들어가서도 그냥 ‘축구선수였구나’ 하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같이 지내보면서 느낀 건데 천수형은 머리도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 모든 면을 고려해서 생각하고 행동하거든요. 천수형이 전쟁이 잦았던 시기 태어났었으면 언제나 전쟁에서 승리하는 장군이었을 거에요.(계속)

http://kor.theasian.asia/archives/183949

두 번째 주민 교환과 마동의 중심이 마을을 떠나면서 분위기가 안 좋아졌어요.
높동에서 유리가 건너왔을 때 ‘능력만 있다면 끝까지 같이 가자’는 생각들은 있었어요. 유리한테 “능력만 있다면 너도 파이널 후보야”라고 말하기도 했고요. 그런데 천수형 가는 날 태호와의 관계가 드러나면서 신뢰가 깨졌죠. 그리고 바로 다음날 유리도 원형마을을 떠나게 되고요.

그 날 챌린지가 ‘언 락 릴레이’었죠. 어떤 일이 있었나요?
원래 계획은 새봄, 태호, 유리가 주사위를 맡고 준호와 민석이가 얼음 깨고 제가 퍼즐을 푸는 거였는데 준호가 퍼즐에 자신 있다 그러더라고요. 맨날 휴대전화로 퍼즐 게임 한다고. 챌린지 패배 후 준호도 자존심 엄청 상했어요. 어쨌든 탈락자를 정해야 하는 순간이 왔는데 여기서 의견이 나뉘었어요. 준호는 ‘유리를 보내자’ 태호는 ‘새봄이를 보내자’로 갈린 거죠. 둘 다 각자의 이유가 있었어요. 준호는 ‘유리가 남으면 파이널은 태호의 그림대로 되지만 새봄이가 있으면 그래도 견제 할 수 있다’라고 생각했고, 반대로 태호는 ‘유리와의 관계가 들통난 것도 있고 유리라는 카드 자체가 버리기 아깝다’고 생각했죠. 저랑 민석이는 중립이었고요. 끝내 유리가 탈락하긴 했지만요.

중후반부 갈수록 원형 마을 안의 갈등들이 심화되기 시작했어요.
마동 같은 경우는 김치찌개 사건으로 몇몇 구성원들이 갈등을 겪었는데 방영 분은 일부에 지나지 않아요. 과정의 앞부분이랑 끝 부분만 나온 거죠. 그때 촉발된 갈등은 꽤 오래 지속 됐어요. 시청하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후반부 가면서 마동에선 파이널 멤버를 둘러 싸고 불협화음이 났었어요. 준호는 두뇌 하나 신체 둘, 태호는 두뇌 둘 신체 하나를 주장하면서 멤버 구성에 대해 의견이 갈렸죠. 마찬가지로 높동 내부에서도 꽤 심각한 일이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물론 마지막 날에는 광재형의 메시지 사건을 비롯한 여러 갈등들이 대부분 봉합됐어요. 당사자들끼리 화해하면서요.

그리고 대망의 파이널 챌린지 날이 다가왔죠. 딱 잘라서 물어볼게요. 왜 파이널 진출권을 양보하셨나요?
게임 초반부에 심리적으로 너무 위축돼 있었어요. 다들 겉으로 말은 안 하지만 느낄 수 있잖아요. 제가 위험하다는 사실을. ‘소외된 것만 같다’ ‘내 목숨은 얼마 안 남았다’ 제 머리는 부정적인 생각들로 가득했죠. 2회때는 실제로 탈락 위기까지 몰렸고요. 한 4회분 까지는 ‘오늘도 살아남았구나’라는 사실 자체만으로 너무나 감사했어요. 초반부터 준호 같은 멤버들처럼 인정 받았으면 저도 욕심을 냈을지 몰라요. 중반 넘어가면서 마을의 주축 멤버가 됐지만 그래도 마음 속 위기감은 남아있었고, 그 때문인지 욕심이 사라져버리더라고요. 그래서 마지막에 자리를 양보하고 나올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최종을 앞둔 순간 이런 말을 했어요. “백화점 가면 팔에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 쇼핑을 많이 할 거 같나요 아니면 팔이 짐으로 가득한 사람이 더 많이 쇼핑할 거 같나요? 물론 아무 것도 쥐고 있지 않은 사람이 더 많이 쇼핑할 수 있겠죠. 전 이 곳에서 얻은 게 너무나 많아요. 더 이상 쥘 필요가 없을 정도로.” 진짜로 그랬어요. ‘러시아 장기’ 때는 제가 개발한 필승법이 태호를 통해 마동 전체에 공유됐죠. ‘삼각 줄다리기’ 엔트리도 짰죠. 히든 힌트가 들어있는 상자도 발견했죠. ‘기억의 홀덤’에서 좋은 전략으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죠. 미니 게임에서 현석이도 한번 잡아냈죠. 방송에선 많이 드러나진 않았지만 마동 입장에서 현석이는 ‘두뇌 괴물’ 같은 존재였어요. 심리적으로 상당한 압박을 느끼고 있어서 현석이를 잡는 게 마동 승리의 핵심이었어요. 제가 미니게임에서 현석이한테 승리했던 것이 마동엔 큰 힘이 됐어요. 그리고 인연을 오래 간직하고 싶은 좋은 사람들도 너무나 많이 만났죠. ‘소사이어티게임 2’를 통해 많은 경험과 사람들을 얻었어요.

높동 파이널 멤버에 대해선 어떻게 예측하셨나요?
방송이 현석이 위주로 많이 나가지 않아서 그렇지 말 그대로 ‘두뇌 괴물’이었어요. 마동 사람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었죠. 높동은 두뇌 박현석 신체 줄리엔 강은 무조건 고정일 거라 생각했어요. 엔강이형도 ‘신체 괴물’이니까요. 문제는 동민이 형이었어요. 자신이 직접 나올지 판단이 잘 안 서더라고요. 어쨌든 마동의 승리 가능성을 높이기 탈락 면제권 드랍 작전을 구상했죠. 두 괴물 중 한 명을 제거하기 위해서요. 잘 아시겠지만 이 작전은 수포로 돌아갔죠.(웃음)

결국 파이널 챌린지 승리는 높동에게 돌아갔어요.
방송이 시작되고 거의 매주 토요일만 되면 준호한테 전화가 왔어요. “너 이 xx 왜 욕심 안 부렸어. 너랑 갔어야 했는데”라고. 한 3회차부터 매주 그랬던 거 같아요. 준호는 단순한 신체 역할을 넘어 큰 틀의 전략을 짤 수 있는 사람이었어요. 지금 체육 관련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데 고전인문학에도 관심이 많더라고요. ‘소사이어티 게임2’ 촬영하는 동안에도 책 두 권을 읽은 것으로 알고 있어요. 원형마을은 일과 후에 전체 소등하잖아요. 그래서 따로 전등을 챙겨갔었는데 게임 초반에 준호가 저한테 와서 “알파고 씨, 책 읽게 전등 좀 빌려도 될까요?”라고 물어보더라고요. 그땐 초반이라 어색했으니까 서로 존대말로.(웃음)

방송이나 온라인 반응들은 확인하셨나요?
방송은 물론 다 봤죠. 심지어 2회분은 일본 출장 중에도 실시간으로 봤어요. 그리고 다음날 일어나서 인터넷을 보는데 사람들이 제가 자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잠파고’라고 그러더라고요. ‘이름 때문에 여기 나왔구나’하는 반응들도 봤고요. 보면 스트레스겠다 싶어 안보다가 히든 아이템 발견했을 때는 반응이 너무 궁금해서 잠깐 보긴 했어요. 그 이후로는 다시 안 봤어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알파고가 파이널 진출 했을 시의 승리시나리오나 메달리스트의 집중력을 주목한 알파고의 선견지명 등이 퍼지면서 재평가가 이뤄지기도 했어요.
그건 저도 봤어요. 갔으면 좋았을 텐데 지나간 일이니 어쩔 수 없죠. 대신 와이프한테는 많이 미안했어요. 상금 받았으면 당장 차 한대 샀죠. 내년 1월에 아이도 태어나는데. 그 부분에 대해선 와이프한테 할 말이 없어요.(웃음)

방송 분량은 만족하시나요?
방송 분량은 만족하는 부분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지만 제작진 입장이 이해가요. 저는 방송인도 아니고 유명인도 아니잖아요. 그렇다고 게임을 압도적으로 잘한 것도 아니고. 방송이 기대한 만큼 안 나왔지만 저는 메인 디쉬가 아니라 가니쉬잖아요. 제 역할과 제가 얻은 것에 만족해요.

그래도 방송에 나오지 않았던 부분 중에 소개하고 싶은 에피소드 있으면 알려주세요.
6회 ‘삼각줄다리기’는 꼭 얘기하고 싶어요.(웃음) 그날 방송엔 천수형이 엔트리를 짠 걸로 나오는데 사실 제가 짠 거였어요. 화장실 가는 길에 갑자기 무언가 번뜩 떠올라 천수형한테 “형 잠깐만요”하고 급하게 불렀죠. 천수형도 연습하다 말고 “뭐야 무슨 일인데”하고 오셨죠. 제가 “형 우리 엔트리를 1, 2라운드 초반에 강한 카드들로 몰아줘서 빨리 끝내버려요. 3라운드는 애초에 포기하고 초반에 승부 봐요”라고 했죠. 그래서 1, 2라운드에서 끝낼 수 있는 엔트리가 탄생했어요. 계획대로면 초반에 힘이 좋은 광재형이랑 준호가 상대를 마크하고, 나머지 인원들이 점수를 뽑아서 2라운드 안에 6점차를 벌릴 수 있었죠. 3라운드에는 신체적으로 불리한 여자 멤버들이 출전하기로 돼 있었고요. 그런데 우리가 1라운드 때 6점이 아니라 5점을 획득하고 광재형도 1점 내주면서 ‘잘못 될 수도 있겠다’ 생각 들더라고요. 다들 걱정하는데 제가 천수형한테 그랬어요. “우리 1라운드 때 엔강이형 나왔으면 더 힘들었을 거에요. 아직 게임은 초반이고 만약 엔강이형이 2라운드가 아니라 3라운드에 나온다면 신은 우린 신의 축복을 받은 거에요.” 다행히 엔강이형이 마동이 포기했던 3라운드에 나오고, 하늘이도 몇 문제 틀리면서 1점 차로 이겼어요. 한 숨 돌린 거죠.

방송하면서 특히 고마웠던 사람들이 있으신가요?
높동 마동 사람들 다 두루 친한 편이에요. 출연진들과 지금도 자주 만나고 있어요. 그래도 고마운 사람을 꼽자면 우선 마동의 리더 준호죠. 마동의 중심을 잡아줬으니까요. 준호는 방송 끝나고 여행 갔다가 컵을 사다 선물해줬어요. 태호는 친동생 같은 친구에요. ‘저 대신 태호가 나갔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파이널을 양보하기도 했고요. 태호랑 준호는 라이벌이었지만 준호는 리더 이전까지 제 룸메이트였고, 태호는 친동생처럼 좋아했어요. 새봄이도 많이 고마웠어요. 천수형의 빈 자리를 채워주면서 마동을 격려해줬죠. 새봄이는 방송 후 우리 집에 놀러 올 정도로 친해졌죠. 와이프랑 셋이 터키 문화원에서 아침 식사하면서 많은 대화 나눈 적도 있고요. 추석 때는 잊지 않고 따로 선물도 챙겨줬어요. 너무 고맙더라고요. 그리고 마동은 아니지만 높동의 우리도 진짜 좋은 친구에요. 아이돌이라 춤 잘 추고 노래 잘 부르고 예쁘기만 한 줄 알았는데 머리도 좋아요. 인성도 바르고요. 제가 전 세계 화폐 모은다는 것을 기억하고 외국 화폐도 챙겨주더라고요. 승옥이도 제 생일에 잊지 않고 케이크 선물해주더라고요. 승옥이가 마을은 옮겼더라도 언제나 마동 사람들을 잊지 않고 있었어요.

‘소사이어티게임’에서 다음 시즌 제의가 온다면 출연하실 건가요?
나가고 싶긴 한데 괜히 또 나갔다가 망신만 당할까 걱정되긴 해요. 그래도 나갈 기회가 생긴다면 나가겠죠. 시즌 3든 그랜드 파이널이든 제의 온다면 나갈 거 같아요.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태호랑 여러 콘텐츠들을 기획하고 있어요. 우선 1년 정도 같이 해보기로 의기투합했어요. 태호가 ‘지니어스게임’의 모델이 된 ‘라이어게임’이란 만화를 엄청 좋아해요. 머리 쓰는 심리게임들이요. 그래서 곧 시작될 ‘치외德권’이라는 프로그램은 말 그대로 도덕이 없는 세상에서 벌어지는 보드게임이 주 콘텐츠가 될 거에요. 태호랑 제가 1:1로 보드게임을 할 수도 있고, ‘소사이어티게임’ 출연진이 나와서 같이 게임 할 수도 있어요. 시청자들도 참가하실 수 있고요. 촬영과 편집을 거쳐 제가 활동하는 유튜브 채널 ‘하베르코레’(https://www.youtube.com/channel/UClhVaFYHzvIA007FOOnjPFg)를 통해서 나갈 예정이에요. 반응이 좋으면 프로그램도 당연히 확대될 거고요. 이미 시작된 콘텐츠들도 있어요. 하늘이랑 태호가 ‘하베르코레’ 유튜브 채널에 ‘소사이어티게임 2’ 후기들을 올리고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 드려요! 개인적으로는 또다른 보드게임을 하나 제작하고 있어요. 고등학교 때 룰까지 직접 만든 게임인데 하도 많이 해서 입시에 지장을 받을 정도였어요. 기숙학교를 다녔는데 학업에 지장을 받으면 퇴학시키겠다고 하셔서 바로 찢어버렸죠. 가칭도 정했어요. ‘군주 1812’. 1812년은 산업혁명이 진전되면서 세계 정상들이 처음으로 모임을 가진 해이기도 해요. 그래서 게임의 주요 키워드가 ‘산업혁명’ ‘군사력’ ‘민족주의’ 고요. 기존 게임들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스토리와 새로운 룰을 갖고 나올 거에요. 특허도 곧 나올 예정이에요. 제가 이전에 책을 낸 적도 있어서 사람들이 물어보시더라고요. 제가 기자인지 작가인지. 갈림길에 있긴 한데 일단 저술 활동도 계속할 생각이에요. 첫번째 책은 작년에 출판됐고, 두번째 책은 출판을 앞둔 상황이에요. 다섯번째 책의 기획까지 마쳤고요. 방송은 아무거나 다 나갈 순 없지만, 좋은 프로그램 있으면 출연할 생각이에요.(끝)

http://kor.theasian.asia/archives/183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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