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패라는 의견이 대세라서 말야.
정리안되긴 했지만, 내 생각 좀 주절거려 볼까함..

준희는 동욱이가 있을땐, 순정에 대한 자기 감정을 내비치지도 않았음.
딱 친구라는 선을 지켜가며 주변을 서성거리기만 했지, 절대 선을 넘지 않았지.
용기가 없어서만은 아닐거야. 동욱, 순정, 준희 이렇게 세사람의 우정도 분명 준희에게 소중했을거임.

근데 사건이 터짐.
준희는 철저하게 자기가 성취한것으로 자존심을 자켜왔던 타입이야.
보잘것없는 집안에서 오로지 믿을건 본인 머리뿐이었을거고, 그걸로 본인의 많은 결핍을 채워왔을거야.
이제 스스로 목표한바를 위해 딱 한걸음만 남은 상황에서, 모든게 모래성처럼 우르르 무너져버릴 그 공포감. 
힘들게 자기가 쌓아온 것들이 사라지고, 심지어 감옥까지 가야 할 상황앞에서, 
준희는 보통의 다른 사람들보다 더 큰 공포감을 느꼈을거야(흔히 엘리트들이 한번 실패하면 다시 못일어서고, 본인 삶을 놓아버리곤 하잖아)

그 공포감 속에서 우발적으로, 본인의 소중한 사람을 죽여버렸어.

그럼 그 다음은?
자기 합리화지. 
지금까진,  본인의 성공+순정에 대한 사랑= 셋의 우정
이렇게 비슷한 정도로 균형을 이뤄왔었다면, 
준희가 동욱을 죽여버린 상황에서,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시키려면, 
자연스레 성공+사랑>우정 
이 공식으로 갈수밖에 없는거지.

자신의 죄책감을 최대한 없애기 위해서, 본인의 행동을 정당화시켜야하고, 
그래서 자연스레 순정에 대한 집착이 더 커졌을거라고 생각해.
그래야, 동욱을 죽여버린 죄책감이 줄어들테니까.

역설적이겠지만, 준희에게 동욱이 소중하면 소중할수록, 그만큼 더 순정에 대한 욕심이 커졌을거라는게 

내 생각임.
아니, 그냥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