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14년을 기어코 끌던 프랜차이즈가 이런 작품을 내버렸습니다. 감히 말하건데, 프랜차이즈 사상 최악이었습니다.

담당 배우의 사망, 슬픈 일이고 애도할 일이 맞습니다. 배우의 죽음을 추모하는것은 좋은 일입니다. 이로 인한 캐릭터의 갑작스러운 사망 또한 이해합니다.

그러나, 이해할 수 없는 플롯이 자꾸만 펼쳐지고 스토리가 한 주제에 집중하지를 못합니다. 어느 순간 영화는 와칸다와 블랙 팬서가 아닌 네이머와 탈로칸의 서사가 되어버리고 또 갑자기 코미디를 곁들인 MIT 천재 19세 흑인여자아이의 아이언맨 데뷔작이 됩니다.

끼워넣어 산으로 가는 스토리조차 문제가 많습니다. 네이머는 코믹스쪽과는 사실상 다른 캐릭터를 만들었는데(+블랙워싱), 조금만 생각해보면 아주 이상한 사이코패스 캐릭터가 되어버리고 아이언하트는 등장의 이유조차 불분명한 캐릭터입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우겨넣다보니 정작 본래 서사는 대충대충 건너뛰어 얼렁뚱땅 해결되고, 엔딩에서 급하게 눈물을 짜내려고 하지만 그 뿐입니다.

물론 영화공장 디즈니는 영화 곳곳에 차기작과 추후 시리즈를 이어나갈 떡밥을 뿌리는걸 잊지 않습니다. 단지 그전까지는 노련한 강태공처럼 떡밥의 밀도를 유지하던 디즈니가 이번엔 사레들린것마냥 쏟아낸다는 차이점이 있군요.

슈퍼히어로 영화의 덕목인 "액션"은 처참하기 그지없고, CG는 블랙 팬서 1편때의 악몽의 똑같은 재연입니다. 밀도는 떨어지고 움직임은 보잘것없습니다.

디즈니라는 제작사의 현황을 2시간 40분동안 알려주는 영화라 생각합니다. 돈 벌 궁리, 추억팔이, 시체팔이, 무엇보다 중요한 정치적 올바름.

<크리드>의 감독 작품이라곤 상상하기 힘든 물건이 튀어나왔고, 시리즈의 미래가 불안정해지는 졸작이었습니다.

이제 그만 프랜차이즈를 내려놓거나 숨을 가다듬을 시간입니다. 익을만큼 익어야 밥이 되지, 빨리 내놓으면 찐 쌀이 될 뿐이라는걸 디즈니도 알아줬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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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것 중 가장 정확한 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