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들어가기 앞서서.

 사실 나도 그냥 평범하게 빠대 언덕의 왕만 주구장창 돌리고, 경쟁전 같은 건 한 번도 안 해본 인간이라서 뭐 크게 잘 안 맞거나 그럴 수 있음. 이제 간신히 빨딱 149 찍은 놈이기도 하고... 겨우 플탐 1213시간 찍은 놈이라서 고인물도 아니고. 그래도 나름 제일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게 헤비 파이로 메딕 이 셋 정도에 헤비에 눈을 뜨게 된 케이스다. 혹시 이 고인물 겜에 입문하게 되는 팀린이들을 위한 경험담이라고 봐 주면 될 것 같다.

1. 헤비의 특징과 목표

 헤비는 모든 병과 중에서 제일 크고, 제일 느리고, 동시에 제일 강력한 지속화력을 가졌다. 이 뜻은 오래 살아남으면서 지속적으로 딜을 퍼부어줘서 적을 괴롭혀주라고 디자인 된 거야. 샌드비치, 강철 주먹 등의 언락들 역시 헤비가 살아남으라고 만들어진 거지. 동시에, 헤비는 방어군이다. 이 때 방어한다는 건 결정적으로 팀의 승리고. 그리고 그걸 위해서 팀포에서 제일 지속화력이 강력한 미니건을 가지고 있지. 근접한 헤비의 미니건에는 같은 헤비도 1초 후 죽는다. 그렇기에 헤비는 에임 좋은 데모맨과 스나이퍼를 제외하고는 1 VS 1 상황에서 어떤 클래스든 씹어먹을 수 있어. 

 이런 헤비를 한 마디로 표현 하자면, '굳히기 캐릭터'. 말 그대로 팀의 승리하는 상황을 굳히게 만들거나, 적어도 지지는 않도록 힘 쓰는 캐릭터다. 이 점에서 엔지니어랑 비슷하지. 그런데 엔지니어가 팀원들을 텔포, 디스펜서, 센트리 등으로 주요 거점을 수비적으로 지원한다면, 헤비는 강력한 지속화력으로 적들을 압박하고, 아군이 마음 놓고 활개치게 만들어주는 캐릭터라고 봐도 될 거야. 거점이나 수레에서 메딕의 힐을 받으며 미니건을 돌리면서 스파이 채킹하며 반사해주는 파이로랑 같이 있기만 해도 적군은 스나이퍼, 데모맨만 믿을 수밖에 없어.

 하지만 약점도 존재한다. 헤비는 중거리만 되어도 힘이 빠진다. 중거리부터는 솔저와 데모맨이 깔짝 거리면서 로켓과 유탄을 스팸해대면 메딕이 없는 한 오래 못 버틴다. 그리고 미니건은 예열 시간이 필요하고, 미니건을 돌린 지 1초가 지나서야 원래 딜이 박히기 시작하지. 이 시간만으로도 적군 스카웃이 미트샷 2방 날리기 좋은 시간이고. 게다가 헤비는 덩치가 커서 때리기 쉬운 타겟이기도 해. 이런 점들을 종합하면, 헤비는 자기가 일방적으로 때릴 수 있을 때만 강한 놈이란 거야. 헤비는 변수 생성 능력이란 게 없어. 정직하게 미니건 돌려서 저 놈들이 죽거나, 혹은 내가 죽을 때 까지 갈겨야 하기에, 헤비는 자기가 원하는 전투를 유도해야 해. 적군이 어쩔 수 없이 헤비에게 걸어올 수 밖에 없는 상황. 이 상황에서 헤비는 제일 강력해진다. 그렇게 헤비에게 돌격한 적들은 대부분 미니건의 초근접 화력에 육편이 되는 게 대부분이고. 

 이 뜻은, 팀이 망해가기 시작하면 헤비도 위축된단 거지. 아군 솔저와 파이로, 데모맨들이 킬딸에 미쳐서 지 혼자서 놀고 있고, 메딕이 없으면 헤비는 외롭고 힘들다. 정말 '팀' 포트리스에 제일 잘 어울리는 캐릭터란 이야기지. 그렇기에 헤비가 조작은 쉬운데 운영이 힘든 캐릭터라고 하는 거고. 또 상대방이 헤비의 수를 전부 읽고 있는 노랖이라면, 헤비 역시 눈 뜨고 당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공방 여포라고 불리는 거야. 

 이런 헤비를 어떻게 하면 잘 운용할 수 있는지 몇 가지 팁들을 나열해볼게.

2. 운용.

 상술했듯, 헤비는 생존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메딕 만큼이나. 언제나 변수에 대한 대처법이 있어야 하고. 그러기 위한 팁들부터 나열해보자면...

  2-1. 무빙

  언제나 방방 뛰어 다녀. 헤비는 발이 느린만큼, 뛰면서 움직이는 게 별 거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속도 증가에 도움이 돼. 그리고 이렇게 하면서 스나이퍼가 조금이나마 덜 맞추게 할 수도 있으니까. 또 샛길이나 통로를 자주 이용하고. 스나에게 안전하고, 스파이와 스카웃, 파이로가 많이 드나드는 공간이기도 하지. 정면에서 헤비를 만나면 얘네들은 오줌을 지리면서 튀어야 한다. 그러나 이런 곳에선 항상 기습에 유의해야 하기에, 모퉁이를 돌기 전에 점프를 하면서 미니건을 예열 시키고 진입해야 하는 건, 기본 팁에서도 나오는 상식이야. 미니건 예열은 정말 중요하니까, 점프+예열은 항상 습관화 하자.

  참고로 그루를 끼고 달리면, 솔로 헤비일 땐 200 쯤 되면 다시 미니건을 꺼내고, 메딕이 붙어있을 경우 300에서 다시 미니건을 꺼내자. 항상 헤비는 체력이 우선이니까.

  2-2. 에임 

  헤비의 에임법을 양놈들은 '트래킹'이라고 하는데, 이 트래킹은 말 그대로 상대방의 움직임에 따라 조준선을 맞춰 갈겨주는 걸 말해. 이걸 위해선 헤비가 연습하는 수밖에 없다. 조준선도 원하는 모델로 바꾸고. 기본 조준선은 난 영 아니더라. 헤비의 에임에 대해서 언제나 기본은, '가장 가까운 놈부터 조진다.'가 제일 기본이야. 그리고 조준할 때, 마우스를 움직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몸을 움직이면서 조정을 하면, 스파이에게 대처하는 시간을 조금 더 벌을 수도 있고, 로점하는 솔저나 기습하는 스카웃 같은 놈들을 더욱 더 조준하기도 쉬워. 

  센트리가 있다면 센트리랑 협업해. 센트리가 먼저 쏘는 건 언제나 가장 가까이에 접근한 놈들 부터니까.

  2-3. 자리 잡기

  헤비가 자리만 잘 잡아도 반은 먹고 들어간다. 그 만큼 중요하다. 일단, 헤비의 히트박스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데, 헤비는 머리에서 총이 나가. 총이 아니라. 그렇기에 헤비가 머리만 내밀고 있으면, 적들을 쏠 수 있단 거지. 그렇기에 히트박스를 최소화 하려면, 앉아서 쏘거나, 엄폐물 뒤에서 머리만 내놓은 채로 쏴. 앉으면 히트박스가 줄어들음. 또 엄폐를 끼면 상대방으로선 솔저나 데모맨이 아닌 이상 난감해지는 거야. 물론 스나이퍼는 그런 거 없음. 

  또, 주요 거점을 점령 중일 때, 항상 미니건을 돌리면서 주변을 잘 살펴. 특히 스씨들을 말이야. 일단 스나이퍼를 발견한다면(보통은 그 전에 따이지만), 바로 엄폐해. 항상 스카웃이나 스파이를 막기 위해 뒤를 둘러보고. 참고로, 스파이는 등짝 뿐만 아니라 오른쪽을 찔려도 백스탭이 돼. 그렇기에 항상 샌드비치를 먹을 때에는 오른쪽과 등을 보호해줄 수 있는 곳에서 착 붙어서 먹자.

  하늘에서 날아와 지붕 같은 데에서 로켓 깔짝이는 솔저나 폭격 갈기는 데모맨은... 그냥 일단 점령지를 벗어나서 확실히 죽이고 난 다음에 다시 점령해도 느리지 않다. 일단 죽이고 나서 다시 점령에 집중하자.

  또 모퉁이가 좋은 이유는, 헤비에게도 숨을 돌릴 시간이 주어진다는 거거든. 모퉁이에서 헤비가 미니건 돌리다가, 빨피가 되면 그 뒤로 쏙 숨은 뒤, 메딕 석궁 맞고 회복해서 다시금 미니건을 갈기는 식으로 상대방에게 절망을 선사해줄 수 있음. 이야기 했듯, 헤비는 일방적으로 때릴 때 강하고, 여러 방향에서 두들겨 맞기 시작하면 헤비는 쉽게 무력화 돼. 그래서 이 부분을 최소화 하려면 모퉁이랑 친숙해져야 하는 거고.

  물론, 헤비가 근거리에서 제일 강하다곤 하지만, 그렇다고 견제를 하지 말라는 건 아니야. 헤비는 무리지어 돌진하는 적을 견제하는 데에도 좋아. 중거리 적을 견제할 때는, 앞의 놈부터 차례대로 총알을 흩뿌려주자. 오버힐 받은 헤비가 중거리에서 견제하면 적들의 진군 속도를 조금이나마 늦출 수 있고, 아군이 재정비할 시간을 벌어주니까, 중거리에서 적당히 견제하고 다시 뒤로 빠지고, 다시 기습해서 근거리에서 박살내고. 헤비는 보통 이런 패턴의 반복 같아, 내 경험 상.

  그리고 후퇴할 때도, 그냥 달리는 게 아니라 전방에다가 미니건을 쏘면서 뒷걸음질을 쳐 쫓아올 생각을 접게 만든 다음에 튀도록 하자. 그냥 튀면 바로 죽는다.

3-3. 팀원들, 특히 메딕에게 가져야 할 태도

 헤비는 팀원들과 같이 다녀야 완전해지는 클래스다. 메딕은 두 말할 것도 없고. 그래서 헤비 유저들은 보통 팀원들에게 친절하다. 언제나 팀원들을 칭찬과 격려로 힘을 주자. 말리더라도 할 수 있다는 말을 하면서 아군들을 독려하고, 우직하게 내가 해야 할 일들을 하면, 아군들 중에서 눈치가 있는 사람들은 메딕을 고르거나, 아니면 목표 수행 중인 헤비를 보호해주곤 한다. 아군들과 적극적으로 소통을 하고, 아군들을 이끌어야 하는 클래스가 바로 헤비인 거야. 그러려면 당연히 친절해야겠지? 

 특히 메딕에게는 언제나 친절하게(전투 메딕은 말고). 언제나 아군, 특히 메딕에게는 샌드위치를 보여주며 '고맙다!'라는 명령어를 달고 다니자. 상대방도 게임 하면서 즐거워지고, 그렇게 즐겜을 하고 나서 지더라도 그 때의 즐거운 경험이 다른 게임에도 영향을 줄 거니까.

  메딕은 헤비의 절친이야. 메딕과 헤비가 공생하는 법에 대해선, 아래의 비디오를 참고하자.

  메딕에게 신뢰를 주는 건 중요하다. 상대방에게 신뢰를 주는 법엔 첫인상도 중요하지만(언유), 메딕에게 친절하게 부탁하고, 메딕에게 스코어로 이야기 해주면서 고맙다는 명령어도 자주 하면, 메딕도 널 알아 볼 거야. 내가 리스폰 해서 먼저 스폰해있고, 메딕이 죽고 스폰 대기 중이면 기다렸다가 같이 다니면 헤비도 든든하고, 메딕도 우버를 벌 수 있지. 이렇게 둘이서 공생하는 것이 중요하고.  

  우버를 받으면, 특히 무적 우버라면 일단 적들이 당황해서 도망칠 거임. 그럴 때, 그 느린 발걸음으로 우버를 낭비하지 말고, 긴급질주 글러브를 끼고 달린 뒤, 그 다음 미니건을 갈겨주자. 무적인 것을 잘 활용하라는 거지.

4. 매치업

 언제나 변수(갑자기 날아오는 파이로, 솔저, 데모, 혹은 스나이퍼, 스파이, 스카웃 등)에 대해서 주의를 기울여야 해. 그러기 위해서 이 놈들의 행동 패턴 분석과 대처법을 이야기 해볼게.

 4-1. 스카웃, 스파이

  스카웃들은 빠른 발로 헤비가 전선에서 총질을 할 때 등 뒤에서 나타나 메딕만 따고서 도망치거나, 아니면 전선으로 이동하려던 무방비 상태의 헤비에게 미니건 돌릴 틈을 주기도 전에 끝장을 낸다. 아니면 헤비에게 우유를 던져서 좋은 치료킷으로 만들어버리지. 스파이 이 새끼들도 헤비 잡으라고 만들어 놓은 놈이다. 은신하고 들어와서 기회를 보다가 교전이 시작되면 바로 들어와서 헤비나 메딕만 찌르고 튄다. 그리고 이 두 새끼 주클로 잡는 새끼들 인성 쓰레기들이 대부분이라서 헤비를 놀리면서 꼴깝을 떨지. 

 일단 이 놈들을 참교육하는 방법이 있는데, 애초에 샛길에서 기다려 주는 거야. 말 했듯, 헤비는 적군이 자신에게 올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강하니까, 거점으로 가는 샛길에서 잠시 기다리고 있다가 미니건을 갈겨주자. 특히 샛길 대부분은 좁은 천장이 있는 통로라 도망도 못 치고 죽는다. 그리고 기회와 시간이 되면 역으로 도발을 한 번 해주면 좋아 죽는다. 그리고 인성 쓰레기들은 보통 진득하게 게임을 못 하니 그렇게 엿 몇 번 먹여주면 파이로 마냥 자연발화 하면서 게임 나간다.  

 단, 교전이 시작되서 전방을 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면... 어쩔 수 없다. 아군 파이로가 자기랑 메딕을 지켜주는 걸 바랄 수밖에. 운 좋게 이 놈들이 후방에 침투했단 걸 알아차렸다면, 당장 후퇴해서 이 놈들부터 처리하고 다시 전선을 형성하는 게 더 낫다.

  추천 무기는 나타샤+초콜릿+그루. 그루로 샛길을 먼저 점거하고, 초콜릿을 까 먹어서 체력을 350으로 만들어 놓은 뒤, 나타샤를 갈겨대면 이 놈들은 도망도 못 치고 죽는다. 특히 반피 시 발동되는 저항이 150에서 175가 된다는 것도 매력임.

 4-2. 솔저, 데모맨

  요 놈들은 메인 딜러 답게, 하늘을 날아오거나, 중거리에서 로켓과 유탄, 점착을 퍼붓는다. 솔저 놈은 보통 로점으로 날아와서 고지대에서 로켓 날리며 메딕만 따고 튀지만, 데모맨은 그럴 필요없이 중거리에서 점착과 유탄을 퍼붓는 것만으로 뒤에서 힐하는 메딕마저 위험하게 만든다. 

 이 때 중요한 팁 하나. 제일 가까이에 있는 놈부터 패라. 사실 언제나 적용되는 팁이긴 한데, 초보 헤비들이 많이 저지르는 실수가, 미니건을 마구잡이로 난사하는 거야. 그러면 안 돼. 헤비는 파이로가 아니야. 파이로가 불로 적들에게 광역 디버프를 건다면, 헤비는 엄연히 1대1 최적화 캐릭터라서, 내게 달려드는 놈들을 하나하나 차근차근 쓰러뜨려야 해. 헤비의 미니건은 근접해질수록 강해지고, 히트 스캔이라서 한 번에 한 놈씩 차근차근 밟아버리는 게 더 많은 딜을 퍼붓는 길이라는 걸 알아 둬.

  고로, 로점으로 날아오는 솔저나 데모는 헤비로서 격추 시켜야 할 존재들이란 거지. 로점 중에 미니건 맞으면 솔저나 데모들은 빤쓰런을 하는 수밖에 없다. 뭐 상대 메딕이 응치나 쇠뇌를 박아주면서 힐 주는 게 아니라면.

  추천 무기는 토미슬라프+샌비 혹은 바나나. 중거리 견제하는 데에는 토미가 최고다. 

 4-3. 파이로

  이 놈들은 솔직히 그렇게 무섭진 않다. 그냥 미니건으로 스치기만 해도 죽는 새끼들이니까. 그러나 모퉁이나 하늘에서 날아와 메딕을 노린다는 점은 동일하지. 동시에 조명탄을 깔짝이면서 헤비에게 빅엿을 먹이기도 한다. 그래도 헤비가 에임만 좋다면 참교육이 가능하니 너무 두려워 하진 말자.

  미니건도 그냥 꼴리는 거 써도 되지만, 아무래도 중거리 견제능력을 주는 토미나 그냥 접근 자체를 차단하는 나타샤가 좋다.

 4-4. 스나이퍼 

  헤비가 뭔 짓을 해도 이길 수 없다. 오줌총만 갈겨도 헤비는 새가슴이 된다. 그냥 엄폐물을 찾자. 그리고 얘가 너무 짜증나면 강철주먹도 답이 된다.

나름 머릿속에 있는 거 두서없이 정리한다고 시간은 많이 버렸는데, 이걸 읽고서 감이 좀 잡혔으면 좋겠다. 얼마나 도움이 될질 모르겠지만.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