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때와 다름없는 쉬는시간, 저는 [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안 되는 걸까] 라는 책을 읽으며 마음의 평온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참고로 저같은 경우는 번역본보단 그냥 원어로 된 책을 선호하는데 번역가의 의역보단 원어를 보며 스스로 해석하는 것을 즐기기 때문입니다.

"호오.. 얏빠리...나루호도..."

원어의 표현이 예상외로 높은 수준이었기에 저도 모르게 감탄사를 남발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누군가가 뒤에서 필통같은 것을 던졌고 보기좋게 뒤통수에 맞아버렸습니다.


누군가 하고 보니... 아니나다를까 일명 '일진'.. 아니.. 쓰레기놈이 저를 쳐다보며 윽박지르더군요

"아 쫑알쫑알 더럽게 시끄럽네 씨발 오타쿠새끼가 입 안닥치냐?"

그 말을 들은 저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한마디 했습니다.


"아아.. 내가 시끄럽게 한건 사과하지. 다만 너 역시 사과해야 할거다.
하나, '감히' 말보다 행동이 앞선것. 하나, '감히' 나에게 오타쿠라고 지껄인것. 그뿐이다."

녀석은 조용히 수그러들줄 알았던 제가 세게 나오자 동공이 흔들리며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하기야.. 평소 나같았으면 그냥 져주는 척 넘어갔을테지요..

하지만 적어도 내가 독서하는 도중에 건드리지 않는 것은 불문율에 가깝습니다. 중학교때 제 별명이 [미친소] 였는데 평소에는 얌전하다가 빡돌아버리면 누구도 막지 못했기 때문이죠.

지금은 성숙해졌기 때문에 그놈이 사과만 하면 넘어갈려 했으나.. 돌아오는 것은 주먹.. 하는 수 없이 그대로 응대해주었습니다.

녀석.. 킥복싱을 했다고 그랬던가? 허나 아시다시피 MGE충들의 유탄과 로켓을 수도없이 연구하고 봐온 나에겐 '무리'

그대로 바닥에 내동댕이 쳐버렸고 그놈은 일어나지도 못하더군요.


"어이어이 크리스! 죽일 작정이야?!"

고개를 돌려보니 제 절친이자 어둠의 팀갤러 그룹 부총어드민 솔킹 녀석이 저를 말리려던 참이였습니다.

"하하.. 나름 자제한다고 한건데.. 저질러버렸군.."

일진 녀석은 다행히 기절만 한 상태지만 이미 엄청난 인파가 몰려온 상태... 다들 저를 보고 수군거리더군요.

"어이어이! 거짓말이지..?"
"조용한 범생인줄로만 알았는데 완전 화끈한 녀석이잖아?"
"그나저나 저 녀석이 Cris, 그 옆이 솔저킹? 저 녀석들이 설마 그 팀포갤 네임드?"
"명훈군! 다시봤어~ 멋있어!"

무수한 악수 요청을 뒤로한채 황급히 빠져나왔지만 그새 또 옆 학교까지 소문이 돌았는지 카톡과 전화가 끊이질 않는군요...


....아무래도 조용히 독서를 즐기는건 물건너간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