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니어, 특히 수비팀의 엔지니어는 병과 특성상 전투 대부분을 센트리에 의존하고 그로 인해 상당히 불리한 위치에 있다. 센트리의 특성상 센트리의 효율은 서버의 수준에 반비례하는데, 가만히 있는거도 못맞추는 늨네들만 있는곳에선 헤비고 뭐고 다 썰어먹지만 점점 사람들이 실력이 늘고 맵의 구조와 농사의 위치, 센트리 대처법 등을 숙지하면서 센트리의 공격적 측면은 약해지고 사실상 엔지가 기용되는 가장 높은 수준의 경기인 하랜같은 경우는 센트리 깔아봤자 눈먼 스캇이나 파이로가 한두번 맞아죽고 데모가 무적들고 철거하러 오는게 일상이다.

3단 센트리의 체력 216은 많다면 많아보이지만 실제로는 굉장히 적은 숫자다. 먼저 항상 가만히 있기때문에 맞추기가 어려운거도 아니고, 치명타를 무시하긴 하지만 거리에 따른 뎀감이 적용되지 않아서 풀피 3단센이라해도 엔지가 잠깐 다른 곳 보는사이 솔져가 로켓 3발 날리거나 데모가 유탄/찍찍이 3발정도 던져주면 파-킨하고 터진다.

이런 센트리의 병신같은 약점을 순식간에 커버하는게 바로 랭글러다.

랭글러는 처음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그런데 센트리가 깔려있을때 랭글러를 들면 랭글러에 보호막이 생기며 자동조준 기능이 꺼지고 직접 마우스로 레이저 포인터를 움직이며 쏠 수 있는 권한이 생긴다. 

이때 존나게 중요한게 보호막이 있는동안은 받는 데미지, 받는 수리, 탄약 보급이 전부 1/3으로 감소하고 무기 발사시 3단센의 미사일을 제외하고 모든 총이 2배속으로 발사된다는 것이다.

이게 진짜 씹사기인게 약 2배가 되는 화력도 화력이지만 받는 데미지가 1/3이 된다는것은 다시말하면 체감 체력이 216x3 = 648이 된다는 것이다.

648의 체력이면 솔져 로켓을 직격으로 4발 다 맞고도 절반 조금 더 깎는 수준이며 심지어 데모도 점착 7~8발을 센트리 근처에 붙이고 터트려야 가할 수 있는 엄청난 체력이다.

거기에 추가로 원래 강했던 센트리 넉벡도 화력이 2배가 되면서 동시에 2배로 증가해 공중에 뜬 헤비에게 집중사격하면 저 멀리 날릴수도 있다. 그리고 센트리 말이 수동조종이지 약간의 조준지원이 붙어있어서 변장하거나 은폐한 적 스파이를 제외하고 조준점을 근처에 가져다 대기만 하면 알아서 쫒아줘서 거리가 심하게 멀거나 스캇같이 빠르게 움직이거나 날아다니지만 않는다면 꽤나 높은 수준의 명중률이 보장된다.

결국 사실상 3배의 체력 + 2배의 화력과 넉백 + 시각적으로 동그랗게 펴진 방어막 때문에 블루팀 입장에서는 우버를 키고 들어왔을때 엔지가 3단센 끼고 랭글러 들고 자신쪽을 보고 있으면 상당히 좆같다. 센트리를 깨자니 보유 탄창과 우버시간 대부분이 낭비되고 다른 적을 죽이자니 센트리의 넉백이 너무 강해서 에임을 잘 맞추기가 힘들다.

유일한 단점이라고 하면 엔지가 뒤지거나 무기를 바꾸거나 하면 약 3초동안 소도둑 맞은거처럼 센트리 전원이 나가는건데, 이마저도 보호막이 3초동안 남아있어서 피해를 주기 힘들다. 심지어 스파이가 세핑해도 3초간 보호막이 남는다. 이를 이용해서 랭글러로 한창 딜넣다가 센트리 체력이 딸리면 무기를 렌치로 바꾸고 뾰족렌치 4번, 다른렌치 3번 때리고 바로 랭글러로 다시 바꾸면 보호막 판정이 사라지지가 않아서 적 입장에서는 존나 단단한 바리케이드 뚫는 느낌이다.

2. 응용

아까 말했듯이 랭글러에는 자체 조준지원이 달려있어서 스캇이나 점착점프, 로점하는 솔데같이 미친듯이 빠르게 움직이지만 않으면 거의 대부분 명중시킬 수 있다. 이를 이용해서 로밍의 위협이 큰 상황에서는 항상 랭글러와 렌치/ 샷건을 번갈아 들면서 보호막을 유지시키는 것이 좋다. 로밍이 어쩌다 센트리를 보고 한두발 쏴도 보호막 3단센에는 흠집 조금 나는걸로 그칠거고 바로 랭글러로 2배의 화력을 쏴주면 대략 전체 체력의 1/3정도는 깍아먹을 수 있다. 

또한 센트리는 자동조종일때 항상 제일 가까운 적을 먼저 때리지만 수동조종임을 이용해 우버가 들어왔을때 앞에서 어그로끄는 메딕이 아니라 우버받고 들어오는 적을 쏴서 에임을 방해할 수도 있고 뒤에서 지원하는 적을 쏴서 우버콤보를 고립시킬 수도 있다. 또한 센트리의 치명타 면역을 이용해 크리받고 들어오는 머모를 순식간에 쪼아서 우버를 터트릴 수도 있다.

2배의 화력과 조준지원, 그리고 648이라는 미친 체력 덕분에 랭글러를 잘 쓰는건 수준높은 엔지에게 스파이 체킹만큼이나 꼭 필요한 덕목이다.랭글러를 잘 쓰면 우버를 최대한 지연시키거나 아예 막을수도 있고 심지어 가끔은 하늘 높이 넉벡으로 날려서 흐름을 끊어먹을 수도 있다.

3. 결론

결국 랭글러는 게임의 수준이 올라갈수록 좆밥이 되는 수비엔지에게 한줄기 빛같은 존재이며 공격팀의 합선기만큼이나 유용한 도구다. 이번 주 사미에서는 팀붕이들 모두 엔지로 랭글러를 들어보며 플라잉 좆이로와 니거를 참교육하는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