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19일 

 총 이동거리     :  972.31 km

 당일 이동거리  :   69.27  km

 주행 시간       :   05:44:20

 평균 속도       :    12.1  km/h

 최고 속도       :       ~     (5월11일 기록)

 당일 총비용     :  16450원 (편의점 4450원, 찜질방 7000원, 미역국 5000원)  

안개가 깔린 성산 일출봉

AM 06:51

어제 비가 와서 그런지 아침에 안개가 자욱했어

이것도 이것 나름 매력있네

파도도 세고 바람도 세고 춥다

게스트 하우스에서 제공되는 아침

달랑 저렇게 나오는 게 아니라

토스터기도 있구 햄도 치즈도 야채도 잼도 있어

이거 빵 빼면 군데리아 조합이네 ㅋㅋㅋ

나: 저 형님 사진 한 장만 찍어도 될까요?

형님: 그럼 뭐 내가 뭐 죄 진 것도 아니고 수배된 것도 아니고 찍어

호탕하시군요 ㅋㅋㅋ

AM 10:43

10시 20분 쯤 게스트 하우스를 나온 것 같아

이건 빠져 나가는 길에 돌아보면서 찍은 사진

미안 성산아 나는 간다

다시 보네 제주야

날씨가 좋네 오늘은 제주도가 바다 풍경을 허락해 줄 란가 보다

해안도로를 달리며

날씨가 진작 이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해안도로 달릴 맛 난다

오늘 이동거리도 얼마 안되고 계획 했던 모든 제주도 일정도 오늘 끝이다 보니

제주도 관광 욕심이 생긴다

비자림은 원래 전혀 계획에 없었는데 엊그제 머물렀던 게스트 하우스 룸메이트 분들께 추천 받았던 곳이야

제주 일주도로 상에 없고 내륙으로 어느 정도 들어가야 하기에 좀 망설였어

여유 있을 땐 가야지

지금 아니면 언제 가보겠어

여행 내내 느낀건데 바람 진짜 많이 분다 제주도

바람도 바람 나름이지 가끔은 자전거가 휘청 할 정도로 강풍이 심심찮게 불어와

게다가 역풍으로 -.-;;

비자림으로 가는 길에서도 기대를 져버리지 않네

게다가 여긴 미세한 업힐 구간이 길게 이어져서 좀 힘들었어

PM 12:29

비자림 도착

저게 여기서 찍은 거구나

매표소에서 어느 정도 들와야 본격적인 탐방로가 나온다

비자림은 글자 그대로 비자나무 숲

국내 최대 비자나무 군락지 래

비자나무 열매는 한약재로 쓰고 나무는 재질이 좋아 바둑판 재료로 쓰인다고 하네

저기 바닥에 있는 것도 그냥 모래가 아니라 ‘송이’라는 거야

송이 -.-? 버섯은 아니고 화산 쇄설물 인데 사람 신진대사에도 좋고 새집 증후군을 없애는데도 효과가 있대

비자나무

비자림에는 고령의 나무들이 많다

수염 많이 자랐네.

비자림 돌담길

PM 01:23

날씨 좋다 ^^

PM 02:08

제주도: 날씨가 잠시 좋았던 것은 안개의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다

바람 바람!!! 날씨 때문에 제주도에 정 다 떨어진다

뭐 이런데가 있는지 모르겠다

하루에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다 거치는 것 같어

바람도 역풍으로 불어재끼는데 힘들고 춥다

자전거 체인은 제주 바닷바람에 녹이 쓸어 언덕을 오를 때 마다 삐걱삐걱 소리가 난다

엉덩이는 배기고 땅끝마을 이후 아프기 시작하던 무릎도 꾸준히 찌르듯 아프다

앞으로 갈 날이 더 많이 남았는데... 걱정이 앞서네

게다가 오늘은 안개가 끼다 못해 내린다

안개 결정을 뚫고 나가는 듯 한 느낌이 나 -.-;;

PM 02:35

김녕 해수욕장

날씨가 이렇다 보니 바닷가에 사람이 없어

근처 편의점에서 점심을 해결했어

춥다

PM 05:36

처음 제주도에 발을 딛인 곳으로 돌아왔어

여기 까지 오는데 얼마나 헤맸나 몰라 -.-;;

이제 제주도의 모든 일정이 끝났어 ㅜㅜ

비록 내가 누리고 싶은 만큼 보고 싶은 만큼 다 하진 못했지만

그래도 이렇게 완주 했다는 사실만은 기쁘다

첫 날 머물렀던 찜질방

엊그제 제주도에서 나가는 20일 배편을 끊어 놨어

PM 06:09

내일이면 새로운 곳으로 떠나는구나

처음에 제주도에 왔을 때는 그냥 오래 머물고 싶은 마음 뿐 이였어.

하지만 제주도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내는 지금은 빨리 떠나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반가운 인연과 멋진 관광지들의 좋은 기억들도 있었지만

여행 대부분 좋지 않았던 날씨와 무릎 상태 그로 인해 예상보다 힘들었던 여정

제주도에 애정을 붙이기도 전에 실망을 먼저 해버린 것 같어

나쁜 날씨, 무릎상태, 힘든 여정 보다 더 치명적 이였던 것은 제주도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 이였어.

제주도에 닿기 전까지 자전거를 달리며 힘들 때 마다 제주도를 떠올리곤 했어

제주도 일주가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가 될 거라 정말 기대했는데

지나친 기대가 오히려 독이 될 줄이야.

조금만 기대에 못 미쳐도 실망해 버리고 상실감을 느껴버렸어.

사실 처음부터 이 여행과 이런 종류의 기대는 어울리지 않았지.

그래서 앞으로 남은 여정에 있어서 규칙을 하나 세웠어

지나친 기대는 금물.

기대를 하더라도 각오를 더 크게 할 것.

그래... 고생 하러 나왔는데, 기대 보단 각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