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 09:57

1.

새벽에 빨래 널어 놓고 잠들었다가

싹싹 빌고 찾아옴 -.-;;

2.

자전거를 찾아 나오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자전거를 도둑 맞아도 그리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자의로 포기하긴 싫고, 어쩔 수 없는 환경에서의 포기는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부산까지 내 힘으로 왔잖아? 이 정도 한 것도 잘 한거야!’

이 쯤에선 어쩔 수 없이 포기해야 되는 상황이 와도 그리 억울하지도 않을 것 같았다.

하지만 자전거는 아주 멀~쩡히 나 기다리는 중

...뭐... 그럼 가야지 ㅋㅋㅋ

3.

자전거를 몰고 나오는데 주차관리 하시는 아저씨가 말을 걸어 오신다

아저씨: 학생 자전거 전국일주 하는거야?

나 : 아 네 ㅋㅋ

아저씨: 아 어제는 여기 찜질방에서 잔거구?

나 : 네 이제 나가려구요

아저씨 : 뭐 이런데서 자면 고생하는 건 아니네

아저씨 마지막 말이 귀에 확 거슬렸어

여태까진 자전거 여행 한다고 하면 ‘멋지다, 고생한다’ 이런 말만 듣다가 저런 말을 들으니 자존심이 상했어. 하지만 한편으로는 의구심도 들더라.

나는 고생을 각오하고 나왔는데, 지금의 나는 고생하는 척만 하고 있나?

저렇게 생각하시는 분도 있는데,

내가 떳떳하게 난 지금 고생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나?

모두가 인정해 주는 그런 여행을 하고 싶었고 조금 모자라지만 잘해 나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저씨 말 한 마디에 이런 내 생각에 의심이 생기기 시작했어.

약간의 찝찝함을 안고 일단 출발

아침 광안리

어찌됬건 출발 할 땐 항상 으쓱으쓱 하고 의욕도 충만하다

아마 엉덩이가 안 아파서 일꺼야

작년 여름 내일로 때 이 방파제 위에서 여행하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놀았던 기억이 있어

좋았던 기억이라 다시 한 번 더 찾아와봤다 ㅋㅋㅋ

역시 대도시 답다

고층 빌딩들이 바다를 끼고 쭉 늘어서 있어

여기는 구경하면서 달릴 맛 나더라

온천천 자전거 길을 따라간다

자전거 길이 지하철 역들 따라 이어져 있어서 편리해 보였어

AM 11:52

본격적으로 국도 타기 전

아점을 먹자!

7번 국도 이름이 있네 ㅋㅋㅋ

아시안 하이웨이

왜 이런 이름인지는 생각 안해봤음 -.-;;

근데 러시아만 왜 러시안 일까

PM 02:05

부산에서 울산 오는 길은 순조롭네

아주 가~~끔 이런 게 있음

뭐 파는지 궁금하다

시간도 여유롭고 오르막이 보이길래 잠시 쉬어간다

반가워~

울산에서 예전 학원 친구를 만나기로 했어

호계역 쪽으로 오라고 하는데 어디로 가야 될지 몰라 잠깐 서있는데

이 분이 먼저 와서 말을 걸어주셨어

격려도 해주시고 길도 알려주시고 감사합니다!

여기 삼호교 아니예요?

네.. 아니예요 돌아가세요

이번엔 제대로 찾아왔다!

색깔 이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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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길 따라서 가면 호계역이 나온대

태화강 물도 맑고 곧고 이쁘더라

자전거 도로도 잘 정비 되어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