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는 스카사하 스카디다.

신, 아니, 지금은 신령의 일종이겠지.

본래 인리의 영령으로서 서번트가 될 일은 없겠지만, 뭐, 됐다.

나를 섬기도록 허락해주마, 인간.

2

스카사하, 라고 이름을 막 부르는 건 그만두거라.

그건 내가 아니다. 인리의 영령 따위와 똑같이 여기지 마라.

그러면 뭐라고 불러야 하냐… 고?

그렇군. 흠, 그러면 스카사하 님이라고 부르거라. 님을 붙여야 한다. 알겠지?

3

응? 아니, 틀렸다. 스카사하가 아니다. 스카사하 님이다. 스카사하 스카디니라.

보거라. 피부의 탄력도 내 쪽이 확실히 낫다.

핫… 그만둬라, 그만둬. 함부로 가까이 오지 말거라.

나는 인간의 열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느니라.

4

더워ㅡ어어…

핫! 뭐, 뭐냐. 그만두거라. 지금 건 못 들은 걸로 치거라.

죽어라. 얼어 죽어라. 얼음이 되어서 나를 시원하게 하거라.

5

너에게 한 가지 비밀을 밝혀두마.

이문대에서의 나는 많은 신들에게 사랑받고, 계속 구혼받은 여신이었다만….

정신 차려보니 라그나로크 후에 모든 신들은 자취를 감췄다.

나는 북구 세계에 남겨진 마지막 신이 되어버린 게다.

즉… 그러니까… 말이다?

시집 가는 게 늦었다거나 혼기를 놓쳤다거나 하는 말은,

내 앞에서는 함부로 말하지 말거라.

알겠느냐? 알ㅡ겠ㅡ느ㅡ냐ㅡ? 대답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