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드라마는 씬 하나하나를 찬찬히 살펴보면 굉장히 공들인 것들이 많아. 풍등 씬도 그렇고 특히 혜명이 나무밑에서 민사부 기다리는 씬은 사실 굉장한 씬이야.  언뜻 사계절이 다아 닮겨 있는데 그것은 시간과 기다림과 세심한 계획이 있어야만 찍을 수 있는 씬이지. 그야말로 시간의 아름다움을 읽을 수 있는 장면이기도 해. 너무 짧고 급하게 지나가서 그 진가가 재대로 발휘되지 못해서 아쉽다는 생각.

그리고 그 견선생 씬은 사실 이 드라마의 지향 코드를 읽을 수 있는 씬일 지도 모르지. 애완견이라는 소재도 그렇거니와 정말 말도 안되는 상황-??-을 그림을 통해 설명하고 있는데 그게 그다지 낯설거나 과장스럽게 보이지 않고 오히려 꽤 그럴듯한 유머감을 불러 일으켜. 게다가 그림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굉장히 수준 높은 그림체여서 싸구려 웃음 코드로는 결코 느껴지지 않았거든. 

이 드라마는 결코 네버 시대적 상황에 대한 리얼리티를 추구하지 않는 드라마야. 그리고 그것은 어쩔 수 없는-혹은 미숙한- 얕은수에 의해서가 아니라 뚝심 있는 의도를 갖고 만든 설정이라는 느낌도 버릴 수 없고.... 

 사실 리얼리티나 꽉찬 개연성에 대한 집착은 초보 작가들의 벗어날 수 없는 고뇌이고 쉽게 벗어나지지도 않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감하게 그것들을 뛰어 넘은 '시도'는 박수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면에서 시청자들은 굉장히 보수적이어서 기본적인 잣대로 재는 경향을 막을 수 없기도 해.

뭐 횡설수설이 되는 것 같은데 그런 이유로 견선생의 애니메이션 씬은 명쾌하게 드라마의 색깔과 작가의 뚝심을 보여주고 있어. 누가 뭐라든 내 방식을 포기하지 않겠어... 

그 재기 발랄한 시도는 공주의 엽기성과 맥을 같이 하기도... 

일단 여기서 끝... 두고두고 보수해야 할 듯하네 . 

현일 바빠서리 본격 리뷰도 깨알 줍기도 쉽지가 않네. 지난 주엔 할 말도 깨알도이 꽤 많았는데...